손 그리고 손, 명랑한 도시 /정해란

by 정해란

손 그리고 손, 명랑한 도시

정해란


햇살의 각도가 싱싱한 아침 산책길

애완견의 동선에 삶의 속도 맞추느라

인연의 반경을 끈으로 묶은 동행

구김살 없는 배설도 신생아의 변인 듯

양심 한 덩이 조용히 치우는 손


아침마다 정성 모은 풍성한 사료로

온기가 헐렁해진 생태계 채우는 겨울

길고양이들 생명 잇는 따뜻한 손


수북이 낙엽으로 쌓인 둘레길

낙상에 빠지면 헤어날 수 없는 그곳

아득해지는 어둠을 빗자루로 쓸어

숨은 미로迷路 미리 밝혀주는 손


아름다운 손들이 깃든 공생의 길이

도시의 혈색을 돌리는 생명 벨트였나


겨울의 발그레한 온도 몇 점

풍경으로 걸려 아직 도시는 명랑하다


<국제PEN문학 1,2월호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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