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지는 3가지이지만 답은 1개
-여러 자극이 겹쳐 오는 스트레스로 약물효과가 감소되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2주 동안 잠을 거의 많으면 5시간 적게 자면 2~3시간, 수면시간까지 줄이면서 처리해야 할 일 파도처럼 몰아쳐왔다. 회사는 영리(영업이익)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단체이지만 법이 사람으로 인정하기 때문에 법률사건에서 법인의 행적들을 증명하기 위해서 법인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대부분 문서로, 서류로 자료들을 만들어야 한다. 새로 건설회사를 설립했는데 회계개념이 너무 없는 상태에서 설립자본구성의 문제부터 근로자에게 임금을 주고 그것들을 근로복지공단에 신고해야 하는 모든 일들에 대해서 처리해야 하는 일들이 한꺼번에 밀려오다 보니 잠을 자는 것이 사치로 느껴지기 시작하면서 그동안 손을 대기조차 싫어했던 엑셀을 이용한 또 수식을 사용한 일들이 무섭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엑셀 업무는 스프레드시트 프로그램의 화면에 있는 셀들을 참조하며 셀에 있는 데이터들을 가지고 여러 계산을 하는 것이 기본인데 이곳저곳으로 눈이 돌아가니 집중력이 흐트러지고 게다가 세무처리를 도와주는 세무법인에서 회사의 재무상황에 대한 문의가 오면 그것에 응대하고 또 보냈으니 확인해 보라며 발신한 이메일을 수신하고 또 이메일 내용을 하나둘씩 처리하면서 또 장비사용대금은 언제 줄 거냐고 다른 곳에 사용해야 하는 게 있는데 보내줄 수 있냐고 전화를 오시는 사장님들의 전화에 나는 보이지 않는 전화상 응대였지만 연신 허리를 굽실굽실거리면서 회사 사정을 말해주고 또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하면서 언제까지 지금 다른 급한 일이 있으니 마무리되는 대로 입금해 드리겠다는 말로 진정시켜서 한숨을 돌리고, 아직 입금되지 않은 다른 업체들 그리고 아직 전화 오지 않은 업체들은 사용대금이나 구매대금을 지불하는 때를 밑으로 내리면서 재무구조가 불안해진 현재상황에서 회사라는 배가 여러 파도와 바람에 휘청거리는 것을 간신히 뒤집히지 않게 하는 것으로 부분 부분 집중력이 소비되는 등의 다른 쪽으로 신경이 분산되는 경우가 많이 생기다 보니 이걸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인지부터가 의심되기 시작하면서 느릿느릿 처리하는 것처럼 보이는 내 모습이 너무 한심하게 느껴져 스스로의 가치를 낮게 판단하기까지 이르렀다. 이것이 근로자 노임 계산하는 아주 중요한 문제를 단순하게 보자고 결심을 하는데 중요한 동기가 되었는데, 그것이 바로 패착이었다.
‘우리가 이렇게 보내준 양식 보시면 여기 값을 입력하시면 자동으로 일용직 근로자 임금과 갑근세(소득세), 주민세, 건강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산재보험, 장기요양보험이 요율을 타고 계산이 돼요 입력만 하면 돼요’
세무법인의 담당직원분의 말에 용기를 얻었다. 복잡한 계산은 우리가 이렇게 수식을 걸어두었으니 근로자 이름, 주민번호, 전화번호, 계좌번호, 입금은행, 계좌주 이름, 근로일수, 일당 등의 근무정보를 입력하기만 하면 되는 문제로 귀결된 것이다. 아, 이것이 문제 해결 과정을 단순화시키는 것인가? 일일이 손으로 적는 것보다는 더 빠르지 않겠는가. 하는 희망에 수식이 제대로 동작하는지에 대해서는 몇 번 실험 삼아 입력한 값들이 계산되는 지를 확인하고 실제 근로자 임금 계산 작업에 돌입했다. 여전히 장비사용대금, 공구구매대금 전화는 하루에 적어도 2, 3번씩은 왔고 기존에 이용하고 있던 개인사업자 렌터카 계약이 월 말에 종료되기 때문에 차량공백기간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이제 새로 설립한 회사의 렌트계약으로 체결하는 작업을 진행할 때 법인에서 준비해야 하는 서류들 안내도 받고 차량 견적도 확인하면서, 곁눈질로 훑은 차량 상세 정보들을 가지고 안내전화를 받고 원본서류 접수를 위한 만남 장소를 정해야 하고, 등등등의 일들이 밀려들어왔다. 솔직히 이 일을 하고 싶지 않았지만 내가 하지 않으면 어떤 결말이 날지가 불을 보듯 명약관화했기 때문에 성경말씀을 삶으로 ‘적용’하는 결단을 한 이상 이 일을 제대로 하는 것이 중요했다. 또 어떤 일을 끝맺음했다는 느낌은 내가 가지고 있는 질환의 치료에도 유의미한 족적이 될 것이고 그것이 다음 일을 하는 데 있어서 굉장한 자신감으로 작용할 것임이 예상되었고 동시에 하기 싫은 일을 안 하려고 하는 나에게 경험해보고 그것에서 배울 수 있는 것들 그리고 하면서 성장할 수 있는 요소만 챙기자는 생각을 하며 스스로를 다독이는 동시에 ‘네가 하려고 말했던 일은 경제성이 전혀 보이지 않는 일이기 때문에 먹고살 수 있는 길을 열어주려고 너를 위해서 내가 이렇게 열심히 하지 않느냐’, ‘사업에도 정석만 있는 게 아니라 변칙도 알고 쓸 줄 알아야 돼’, … 등등과 같은 아버지의 말에 대해서 내가 치료받고 이렇게 변화하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생각한 대로 이루어지는데 가장 걸림돌이 되는 것은 바로 육신과 정신의 작동과정이었다. 직접 업무를 하시는 게 아니기 때문에 물론 어떤 잘 모르시는 게 당연하겠지만 어떤 상황인지도 잘 모르면서 나에게 회사일을 하기 위해서 내건 조건인 월 생활비는 그냥 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나중에 회사이익에서 네가 이익배당으로 가져와서 다시 돌려줘야 된다 등등의 말을 하시는 것에 대해서 현기증마저 몰려오기 시작했다. 그런데 내가 재물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이 업의 전망을 기사 및 누군가의 분석자료들을 검색해 보면서, 앞으로의 업종 발전 가능성을 타진해 봤을 때 내가 할 수 있는 부분들이 무엇인지만 생각하고 할 수 있는 일만 하겠다고 마음먹었을 때 스트레스가 조금은 경감되는 것을 알고는 약물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집중력이 다시 회복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스트레스 상황에서 스트레스의 강도가 올라갔을 때 ADHD 약물 효과는 명백히 감소하는 상황을 마주 보고 나서야 나에게 진짜 필요한 것은 스트레스 감소, 그것도 건강한 방식으로 스트레스를 풀어나가는 것이라는 소중한 경험을 한 셈이다. 이 사실을 알기 전까지 스트레스에 대해서 받을 때뿐이고 망각을 하다거나 다른 쪽으로 주의를 집중시켜서 내가 받는 스트레스에 대한 자극을 회피하고 줄이는 것으로 자연스럽게 반응했을 뿐, 그것을 직접적으로 마주하여 해결하거나 풀어나갈 의지를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 과정 속에서 내가 비로소 한 단계 성장한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약물효과 감소가 나를 일깨운 것이다.
-여전히 ‘나는 누구인가’
어릴 적부터 마음속에 품고 살아온 화두가 있다. 바로 ’ 나는 누구인가’ 존재의 문제에 대한 화두이다. 내가 누구인지 아는 것이야말로 자신이 밟고 있는 ‘삶’이란 트랙을 달리기 위한 점화식이라고 생각한다.
MBTI라는 심리유형검사는 있는데 사람의 성격 특성을 16가지 유형 중에 분석하여 내놓으면 자신의 기질과 행동들과 얼마나 잘 맞는지 참여자가 비교하면서 잘 맞는 유형은 자기소개할 때 예전날의 그 혈액형별 성격유형을 소개하는 것처럼 이곳저곳에 써먹는 그런 명함 같은 정보였다. 사실 이 검사에 대해서도 신빙성이나 더 정확한 결과가 아니라는 등의 말들이 많고 인간의 내면상태의 변화에 따라 심리유형이 달라지는 것에 대한 대응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검사할 때마다 여러 성격유형이 나오거나, 검사자가 느끼고 있는 환경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고 접하고 있는 사건이 달라질 때 성격유형이 일관되지 않는 등의 문제가 있다는 정보들을 접하고 내가 바로 자기소개로 사용하지 않고 있었는데, 그럼에도 ‘나는 누구인가’가 여전히 화두로 있기 때문에 내가 이런 질환을 가지고 있구나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부터 화두를 풀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일종의 희망을 품게 되었다. 내가 이런 기질을 알기 전에 느꼈던 관심분야 외의 업무처리에 대한 어려움들, 특정상황에서 대인관계가 힘들어서 자폐장애가 아닐까 생각했던 많은 순간들은 스스로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게 만들었고 그것이 누적되면서 앞으로 겪었던 여러 인생 분기점에 미치는 영향력이 적지 않았다는 것들을 자책을 위해서 과거를 반추하는 습관을 통해 익히 깨닫고 있던 것들이었고 앞으로는 그렇게 살지 않겠다고 수십 번 다짐하면서도 여전히 달라지지 않는 내면 에너지 흐름상태가 내 발목을 잡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업무, 그리고 업무와 관련된 스트레스, 책임에 관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처음 했을 그때의 기분이 증폭되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지식은 기억에서 오고 기억은 감정과 연관이 있는데 이 질문을 많이 했던 순간들의 감정들이 다시 재생되면서 나의 현재 상태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 순간의 감정에 그대로 빠져들면서 현재의 상황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현재의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적어도 내가 처한 감정에너지 상태를 변화시킬 수 있겠구나라는 깨달음. 인간이 미분을 통해서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을 수학의 측면에서 알아냈다면, 현재의 감정에너지 상태가 나의 미래를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을까에 대한 깨달음은 어떤 언어로도 제대로 표현하기 힘들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런 관점으로 ‘나는 누구인가’라는 화두에 대한 답은 답을 언어로 표현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지면서 언어 그 이상의 세계에 대한 경이로움과 연결된다는 고양감으로 이어졌고, 스스로가 평가하는 나의 과거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 위해 갈아 넣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그럼에도 반드시 해낸다. 이전과는 다른 삶을 살기로 했다면,
변화의 출발은 이전과는 다른 ‘선택’이다. 나는 변화하기로 결심했고 변화를 위해서 필요한 것은 바로 이전의 상황을 만든 선택과는 다른 나의 판단과 결정이었다. 물론 약물의 도움이 있었지만, 약물은 양날의 검이었다. 앞서 잠깐 언급한 바와 같이 나에게 약물치료가 시작되면서, 복용 후 집중력이 좋아지는 효과는 없고 단지 내가 하고자 하는 일뿐만 아니라 들리는 소리, 눈에 갑자기 보이는 사소한 것들에 살짝 주의력이 기울어지면 그대로 시간이 더 빨리 흘러가는 듯한 몰입이 많아지는 것을 경험하게 되었다. 몰입 수준으로 집중력이 좋아졌으나 그것이 내가 하고자 하는 일뿐만 아니라 자칫 잘못하면 다른 쪽으로도 공평하게(?) 집중력이 동일하게 높아진 상태를 느끼게 된 것이다. 만성적으로 집중력 부족인 상태에서 약물치료를 시작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강도가 더 세지게 되니 집중을 위해서 주변상황을 어떻게 준비하는가도 중요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처한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기 위해서 역시 입으로 업무내용을 되뇌면서 최면을 걸어서 일을 진행시키는 방법도 사용하고…. 전반적으로 이 글을 쓰기 위해서 내가 겪은 일들이 진행되고 있다고 여겨질 정도로 많은 압박과 스트레스를 받으며 변화를 그리고 달라진 삶을 그리고 결과를 보여주기 위해서 이렇게 하나하나 바꾸는 선택을 해야 한 다는 것을 직접 체험하게 되니 점점 더 내가 어떤 상황에 있는지가 느껴지게 되었다. 과거와 다른 삶은 과거와 다른 선택에서 온다는 이 진리를 이렇게 체득하게 된 것이다.
-나를 이해해 주는 사람들
‘선생님, 제가 한 주 동안 있었던 일들을 이렇게 이야기하는 게 얼마나 큰 행복인지 몰라요. 처음 진단받았을 때 저는 나를 이해해 주는 사람이 정말 없구나를 느끼며 절망했었거든요. 부모님께서도 이해를 못 해주는 제 모습인데, 이렇게 선생님과 이야기하는 게 또 선생님께서 제 증상을 이해해 주면서 공감해 주시는 게 얼마나 저에게 위안을 주는지 모릅니다. 여자친구도 제가 가진 질환을 이해하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으니까요. 그런데 그 이해해 주는 게 시작되니 제가 안정감을 느끼게 됩니다.‘
‘아이고 제가 이해를 못 하면 누가 이해해 주겠어요? 그렇죠. 사람은 직접 겪지 않으면 다른 사람을 이해하기 힘들어요. 그리고 그것이 일반적인 모습이고요.’
나는 나를 이해하는 사람들에게 안정감을 느끼며 내가 살아갈 수 있는 힘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동기라고 여기는 사람이었다. 스스로의 결심과 결단 그리고 노력으로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었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성장기 때 수없이 들었던 많은 말들의 영향이었을까 사람들의 시선들을 주관적인 기준으로 짐작하고 그것으로 선을 만들어 그 윤곽선을 맞추려고 노력하며 살아왔던 나에게 그것을 인정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녀의 목소리가 나를 울리고 머릿속에 맴돌다가 포근한 눈이 돼서 내려오는 느낌을 받으면서 지내온 한 주가 내가 이런 사람이라는 것을 자각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너무 감사했다.
‘맞아요 감정의 기복, 그리고 저도 부정적인 감정이 증폭될 때 그것을 누르기가 쉽지 않아요. 그런데 이때는 내가 이러이러하고 당신이 나에게 한 말이 나에게 저러저러하게 들려서 내가 이러저러한 영향을 받습니다. 그러니 그 말씀을 삼가 주셨으면 합니다’라고 감정을 최대한 배제하고 사실만을 말해서 다른 사람에게도 전달하는 것이 필요해요’
감정 조절하는 데 있어서 다른 사람의 도움을 이렇게도 구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말은 그녀에게 지난주에 들었던 말이기도 하다. 연주에서도 감정에너지가 연주에 불필요한 과도한 동작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 감정 없이 표현할 수 있는 지점을 만들고 운동에 사용하는 신체움직임의 미세컨트롤이라는 접근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사실, 노래에서도 부르는 사람이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서 기본적인 소리에 더 얹어서 듣는 사람이 느끼는데 과하게 들리는 것도 담백하게 부르는 노래가 오히려 감정전달이 더 잘된다는 말을 들었을 때 느꼈던 전율이 다시 일어났다. 이것을 계속해야만 다른 사람과의 소통을 고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나는 대인관계를 기피하는 것이 아니라 불편한 상황이라고 판단되면 그것을 회피하거나 감정이 증폭된 것을 표현함으로써 감정이 필요이상으로 덕지덕지 들러붙어 원활한 소통을 방해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나를 이해해 주는 사람은 이런 선택이 계속될 때에야만 지속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런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은혜 아니면 이해할 수 없는 삶을 살고 있음에도 감사한다.
-‘현재’밖에 없다
‘선생님, 제 증상을 인지하고 치료를 시작하기 전의 인생에서 저는 도대체 어떤 인생을 살아온 것일까요 약물치료를 시작하니 그동안 치료 전에는 못 느꼈던 증상들이 하나둘 씩 느껴지기 시작하면서 제 예전 모습들이 너무 부끄러워졌어요. 그동안은 인식하지 못했던 제 문제점들이 보이게 되니 제가 너무 못나보여요’
‘산멘씨, 과거의 일은 이미 지나갔어요. 보세요 이미 지나간 것을 다시 되돌릴 수 있어요? 이미 지나가서 다시는 잡을 수 없는 거잖아요. 그런데 산멘씨는 현재를 살고 있잖아요. 과거 혹은 미래를 살고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재를 살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바꿀 수 있는 것은 현재, 지금뿐이에요. 현재만 바꿀 수 있어요. 우리는 현재를 사니까요’
내가 가진 질환의 치료를 위해서 과거와는 다른 현재의 선택을 바꾸는 것 그것이 핵심이었다.
나는 내가 가진 ‘ADHD증상’이라는 것이 때론 산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어떤 때는 목적지가 보이지 않는 망망대해 같은 바다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그만큼 올라가서 정상까지 도달해야 한다면 혹은 지나가야 한다면 오르기 힘든 벅찬 높이의 산으로 느껴지는 것이고, 건너가야 한다면 그 과정에서 겪어야 할 풍랑과 파도와 여러 해양기후현상들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불명확해 보이는 요소들이 보일 것 같은 불안함 그로 인한 두려움들이 솟아나는 바람에 주변사람에게까지 그 부정적인 에너지가 미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하지만 나는 변화를 그 무엇보다도 갈망하는 사람이다. 가만히 있고 고정된 삶은 오히려 나에게 큰 위협이다. 나는 변화, 그중에서도 성장을 추구할 때 내가 살아있다는 자각을 하는 사람이었다. 연주 또한 계속 변화하기에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는 행위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내가 작업하고 있는 연주곡의 제목도 이와 같다. ‘나는 연주한다 고로 존재한다’ 치료받기 한참 전인 5년 전에 작업에 착수했던 그 연주곡 제목처럼 살아있다는 것을 느끼는 것이 자각하는 것이 삶을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도 ‘살아있음’을 느끼기 위해서구나 라는 생각을 하면서 이렇게 증명을 마친다.
삶은,
산만해서 살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