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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Men의 탄생

산만해도 글은 쓸 수 있어요: WAY OF WRITERS

by SanMen

-브런치작가로 등록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

4일 10월 2024년, 서울 성수동에 브런치스토리 팝업스토어가 열렸다. ‘작가의 여정’이라는 의미의 ‘WAYS OF WRITERS’.

나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그래서 플랫폼에 글을 올리고 독자들과 소통하는 브런치스토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한 가지 문제가 생겼다. 바로 브런치스토리 작가가 되는 방법.

어떤 이는 1편의 글을 쓰고 작가 등록신청을 했음에도 작가로 등록이 되고 다른 어떤 이는 글을 4~5편을 올린 후 신청을 해도

어떤 기준에서인지 작가로 등록이 안된다는 등등의 말을 온, 오프라인에서 들어왔던 터라 내 마음속에는

‘도무지 어떤 심사기준으로 브런치스토리 작가가 되는가?’

에 대한 궁금증이 막연하게 하지만 오래 남아있었다. 근 3년 동안 그 궁금증은

마치 경제를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손’이 시장질서를 유지하는 것처럼, 브런치스토리 작가들의 질 좋은 작품을 위한 일종의 거름망 같은 느낌이었다.


-클럽하우스 애플리케이션에서 글을 나눴다

‘클럽하우스’라는 음성오디오 플랫폼이 있다. 음성오디오 플랫폼인데, 음성채팅과 다른 점은 하우스라는 모임을 플랫폼 내부에서 만들어 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지운 지 벌써 6달이 넘은 까닭에 어떤 장점이 있는지를 생각하기가 매우 어렵게 되었다. 나는 이곳에서 모인 분들과 매주 목요일에 문학 소통 모임을 가졌었다.

온라인에서 만나 일주일 동안 쓴 시 혹은 다른 글들을 낭독하고 감상을 공유하는 모임이고 오프라인 낭독행사도 가졌었다.

그런데, 그 모임에 참여하기 전부터, 나는 그 음성플랫폼에서 내가 평소엔 만날 수 없었던 많은 사람들을 그곳에서 만나게 되면서

점점 메타버스(Meta Verse)에 ‘과몰입’(ADHD의 대표 증상 유형)하게 되었고 온 집중력이 가상공간의 활동으로 쏠린 나머지

일상생활을 지속할 집중력까지 모자라는, 일상을 살아갈 수 없는 상황까지 맞이하게 되었다.

결국 ‘지워야 산다’는 여자친구의 말에 나는 결심하고 ‘클럽하우스’ 앱을 지우게 되었다. 문학모임을 하지 못하게 된 건 아쉽지만 그 이상으로

일상을 살아내는 것이 나에게 숨 쉬는 것과 같은 과업이었기에,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야, 너도 책쓸 수 있어: 셋이서 문학관

나의 그녀는 온라인에서 글을 공유하던 나의 활동을 듣고서는 차라리 자기랑 같이 모임에 참여해 보자고 권했다. 바로 ‘셋이서 문학관‘이었다.

그녀와 만나고 좋은 기회를 소개받아 작품출간 모임을 오프라인에서 3달 넘게 진행하면서

글을 쓰기 위해서는 이렇게 저렇게 해야 한다라는 어떤 작업의 순서들을 깨달을 수 있게 되었고, 그 결과

작품출간모임에 참여하신 동지들과 같이, 현대 시 2편과 수필 1편을 제출하여 ‘쓰기 시작했습니다’라는 책으로 엮어내게 되었다.

(이 기회에 은평구 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셋이서 문학관’ 모임을 이끌어주신, 인스타 친구이기도 하신 @amubooks 님, @booknamul 님께 감사를 표한다)

브런치스토리 팝업스토어에 가기 전, 작가로서의 본격적인 나의 활동은 ‘셋이서 문학관’과 함께 시작했던 것이다.


-왜 닉네임이 SANMEN 이에요? 아 그게 처음에는 말이죠,

닉네임은 어떤 단체나 모임 장소에서 닉네임을 사용하고 있는 사람의 성격이나 특징 혹은 매력포인트들을 알려주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닉네임이 어떤 뜻인지만 알아도 그 닉네임을 쓰고 있는 사람이 어떤 생각으로 닉네임을 지었는지 그리고 모임활동을 하는데 모임구성원들에게 어떤 첫인상을 남기고 싶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컴퓨터, 모바일게임에서도 닉네임은 자기 자신을 상징하는 팻말이다.


SANMEN은 ‘SANMAN’이 시작이었다.


병원에서 처방전을 받고 약국에서 받은 약사선생님의 복약지도에 단서조항이 하나 붙었다.

‘꼭 식사하시고 30분 뒤에 복용하세요’

아니 선생님, 밥 안 먹고 먹으면 안 되나요? 밥을 못 먹을 환경에 있을 수도 있잖아요?

‘어쩔 수 없을 때는 그렇게 하지만, 이 약을 처음 드시는 것이기 때문에 속을 보호하기 위해서 식사를 꼭 드신 후에 복용하셔야 해요’

‘alza’ …. 알자? 약에 쓰여있는 글자였다. 뭘 알자는 건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복약 시 단서조항은 이 향정신성 약물을 복용하는 나에게 지켜야 할 금과도 같은 조건이었기에, 이 닉네임이 탄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병원에 가서 다시 약을 처방받아야 하는 날이 되었다. 복용기간만큼 약을 다 소비하였으니 다시 약을 조제받아야 하는 상황.

약을 복용하지 않은 상태의 나는 겉보기엔 멀쩡해 보여도 나사가 여러 개가 빠져서 삐그덕 대고 뚝딱대는 인간 비슷한 그 무언가.

아침부터 병원을 방문하기 위해서 익숙하지 않은 서울을 탐험하기 위한 필수 도구 내비게이션 앱을 켰다.

병원의 위치가 마포구에 있다는 것만 알고는 마포구로 가기만 하면 되겠지? 하는 생각으로 마포구 지하철을 검색했는데,

‘마포구ㅇㅇㅇ’까지 나오는 검색항목을 빠르게 엄지손가락으로 누르고 경로를 확인했다. 이 부분이 문제가 발생한 원인이었다.

마포가 들어간 지하철역은 마포구청역과 마포역이 있었는데, 마포역으로 가야만 출구에서부터 병원까지 최단시간 내에 갈 수 있었는데,

마포구 검색결과 중에 가장 먼저 검색된 항목을 확인도 안 하고 손가락으로 순식간에 눌러 검색된 대로 지하철을 타니,

예약한 시간 5분 전에 빠듯하게 도착할 내 일정이 점점 뒤로 미뤄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산멘아 너 어디로 가고 있어’

‘아 마포구청역 가고 있지요요,‘

‘뭐? 네가 거기를 왜 가? 너랑 거기 가본 적도 없어!!!‘

‘아니 마포구라고 해서 마포구청역을 가고 있는 중이었는데’

‘야, 뭐라고? 거길 왜가? 내가 너랑 같이 갔던 곳이 거기야? 아니 5호선으로 한 번에 가면 되는데 어디를 거쳐서 환승을 하는 거야? 하…… 일단 병원에 전화해서 사정 말씀드리고

다시 5호선 타고 가 늦더라도 그냥 가 알았어?‘

진료를 받고, 처방을 받고, 약을 복용해야 하는 시간이 왔다. 약을 먹기 위해서는 밥을 먼저 먹어야 한다.

브런치스토리 팝업스토어, 성수동을 가기 위해서는 그녀와 만나 밥을 먹고 다시 이동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이 애매했는데, 약을 어서 먹어야 이 아침부터 벌어진 대혼란상황을

내면 속에서부터 진정할 수 있을 것 같이 느껴졌다.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

내가 무엇을 잘못한 건지도 모르는 상태로 예약시간을 못 지킨 일이 벌어졌는데, 이런 나를 이해할 수 없었다.

막연히 주의력이 부족해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으로 생각했었는데, 막막했다.

‘선생님 제가 오늘도 여기를 마포구에 있는 것만 생각하고 내비게이션상에서 마포구청역이 제일 빨리 나오니 여기도 마포구니까 맞겠지? 하면서 제가 예약시간에 늦었어요…‘

‘바로 그게 문제입니다. 산멘씨 항상 무엇이든 끝까지 정보를 파악하고 난 뒤에 움직이는 습관을 들이세요. 가령 오늘도 마포구니까 마포구청역으로 가서 아는 곳이니까 갈 수 있겠지? 가 아니라

병원 이름을 아니까 마포구 이하 상세주소를 확실하게 파악한 다음 움직이는 거예요. 앞으로는 그렇게 끝까지 알고서 움직이도록 하세요.‘

선생님의 처방은 듣기엔 어렵지 않았지만 ‘끝까지 확실하게 정보를 파악한 다음 움직여야 한다’는 행동원칙이 나에게 주는 의미는 상상 이상으로 컸다.

‘모로 가도 서울로 가면 된다’는 말이 있다. 그런데 내가 겪은 아침사건에서는 통하지 않는 말이었다. 내가 만약 마포구청역에서 내려서 몇 번 출구로 올라가서 병원 건물을 찾으려고

두리번거렸다면 알고 있던 풍경들과 다른 모습에 당황해서 금방 혼란스러워졌을 것이다.


-이제부터 내 사전엔 모로 가도 서울로 가면 된다는 속담은 없다.

거기 언저리, 그쪽 주변, 그 근처 등등… ‘근사치’가 아닌 서울이라는 주소를 확실하게 알고 있다면, 모로 가도 서울만 나오면 되지만, 목적지의 근사치만 알고 있다면 특별한 변수가 발생하지 않고서는 목적지에 정확하게 도달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살면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이다.

‘뭘 그렇게 열심히 하려고 해‘, ’대충대충 해‘, ’그렇게 어렵게 하려고 하지 말고, 이거 봐봐 응? 이렇게 이렇게‘, ’이케이케 왜 못해 쉽잖아.’

등등 뭘 그렇게 어렵게 생각하느냐, 쉽게쉽게 하라는 종류의 내용이 담긴 조언들.

그것은 조언이 아니라 ‘왜 이렇게 못하냐’같은, 자기와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틀에 사람을 짜 맞춰야 한다는 강요였었다.

눈치가 없다, 왜 말하는 대로 이해하지 못 하냐, 다른 사람들은 잘만 알아듣는데 왜 이해를 못하냐, 똑같은 걸 몇 번 설명해줘야 하냐, 한번 설명해 줘서 못 알아듣고 또 물어보면 한 대씩 맞아가면서 배워야 한다

등등…. 장기기억으로 가지 못하고 단기기억으로 아니 초 단기기억으로만 있다가 사라진 나의 업무지식들은 회사업무를 하기 위해서는 계속 주입해줘야 하는 일회용품 같은 것들이었고 내가 다니던 회사에서 나는 ‘폐급’ 인재라는 소문이 돌면서 나의 평가와 대우는 매우 안 좋았었을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온 성수동 브런치스토리 팝업스토어에서 ’인턴작가‘의 특명을 받다

그녀가 나와 꼭 가보고 싶언던 그 행사, ‘브런치스토리 성수동 팝업스토어’

브런치스토리에서 성수동에 팝업스토어를 열었단다. 구글에서 다녀온 사람들의 후기를 검색해서 볼 수 있었는데, 좋았다는 호평 일색이었다.

그들이 올린 글들에서 획일적인 내용은 단 하나도 없었다. 전부 올린 사람들의 세계관에서 브런치스토리 팝업스토어가 줄 수 있는 ‘쓰는 사람’이 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했기에

그들의 경험을 그들의 필체로 녹여낼 수 있었던 것이다.


팝업스토어 건물 외벽부터 뭔가 글 쓰는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글자들로 이루어진 그림들을 이용해서 장식을 했고, 유리외벽은 내부에 있는 공간들을 볼 수 있게 해서

지나다니는 사람들로 하여금 궁금증을 유발하고 안에 들어오고 싶은 욕구를 자극하려고 한다는 것쯤은 느낄 수 있었다.


이번 브런치팝업스토어에서 한 가지 특별한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그것은 바로

‘인턴작가’ 미션! 브런치스토리 작가가 아니라 인턴작가? 아니 애초에 글이 발행이 안되는데 이게 무슨 소리인가? 했지만, 인턴작가에게 주어지는 권한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발행‘기능이었다.

‘발행’ 기능이 무엇인가? 그것은 일반 사용자들은 사용할 수 없었던 브런치스토리 작가만의 메뉴이다. 내가 쓴 글이 ‘발행’이 되어야 다른 사람들이 내가 올린 글을 볼 수가 있는데 브런치스토리 작가가 아닌데 어떻게 내 글을 볼 수 있게 만드는가? 하는 의문이 인턴작가에게 주는 발행기능으로 일거에 해소된 것이다.

고민할 필요도 없이 나는 인턴작가에 등록했고, 정식작가로 승격될 수 있는 미션을 받게 되었다.

인턴 작가로 등록하고, 10월 27일까지 브런치스토리에 글을 3편 이상 발행하면 브런치스토리 정식작가로 등록된다는 미션이다.



-산만함이 살만한 이유가 될 수 있어요. SanMen 이 보여드리죠.

인턴작가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우선 닉네임을 정해야만 했다. 그동안 사용하던 닉네임은 내 본명이었는데 브런치스토리에서 독자들에게 별다른 인상을 주지 못할 것임이 분명했다.

닉네임으로 나의 특징을 드러내면서 부담 없이 쉽게 외워지는 닉네임이 뭐가 있을까? 이럴 땐 그녀에게 물어봐야 한다.

‘누나 닉네임 뭘로 할지 아직 못 정했는데 어떡하지?’

내가 볼 수 없었던 나의 모습을 바라보는 그녀. 내가 바라보는 나의 모습보다 다른 사람이 바라보는 나의 모습으로 닉네임을 짓고 싶었다. 내가 바라보는 나의 모습은 어딘가 모르게 과장이 심하게 되어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닉네임을 정하기 전에 내가 앞으로 쓰게 될 브런치 북 제목을 정하려고 생각하다가 갑자기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아무리 내가 산만해도 이 세상은 살만하다 산만했기 때문에 그동안 가치 없다고 여겨졌던 나 스스로가 세상을 살아가는 모습을 기록하는 글을 써보자. 나와 같은 증상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어쩌면 하나의 이정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눈이 펑펑 오는 눈밭에서 의지할 수 있는 내 글이 발자국이 되어 같은 질환으로 삶의 여정을 헤매고 있는 사람들에게 좋은 이정표가 될 수 있겠다!’

하여 제목을 썼다.

‘산만해서 살만한‘

‘산만’과 ‘살만’ 이 두 가지를 대비시켜 부정적인 요소가 있음에도 긍정적인 결과를 얻어내는 이상한 셈법.

그녀는 이 제목을 보더니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야 그래 너 필명을 그렇게 해봐, 글로벌하게 가려면 이왕 영문필명으로 하는 거 어때 산맨, SanMan, 아니 이거 일반적인 느낌을 주려면 SanMen이 더 좋겠다. 얼마나 좋아 산과 같은 인간(Men), San이 또 Saint라는 뜻도 있잖아. 봐봐 산과 같은 인물이 되는 거라고’

무엇보다도 그녀가 좋아했다. 산만에서 착안한 SanMen이라는 닉네임.

브런치스토리 팝업스토어를 데이트코스로 선택해 그녀와 같이 갔던 나는 어느새 막연히 되고 싶고 하고 싶었던 브런치 작가데뷔를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온 것이었다!

다른 사람이 이룰 수 있는 보통의 직장생활, 일상이라는 과업을 이룰 수 있을까에 대한 탐구일지를 이곳에 작성함으로써 증명과정을 전개해 나가는 것이다!

어렸을 때 들었던 충격적인 패러디 노래가 있다. 그것도 생일 노래를 패러디 한 가사였다.

‘왜 태어났니 왜 태어났니 공부도 못하는 게 왜 태어났니‘

그 당시에는 생일축하를 받으면 쑥스러워 어쩔 줄 몰라하는 친구들에게 장난을 치려고 누군가가 개사했을 텐데 그 바꾼 노랫말이 주는 충격은 작다고 넘길 수 없는 성질의 것이었다.

중학교 2학년때부터 살아가는 이유에 대해서 고민을 했었다. 왜 태어나서 이 고생을 하는가에 대한 질문은 존재에 대한 고민과 고민을 풀어내기 위한 수행으로 균형을 이뤄가며 돌고 돌면서 삶이라는 모터를 끊임없이 움직이게 하는 사건이라는 전기신호가 오기 전 조용한 상태의 전자석과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렸을 때 품은 의문이 이렇게 전혀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풀릴 줄 누가 알았겠는가.

주의력 집중력이 부족하고 과잉행동으로 인해서 충동적인 행동을 하는 등의 행동양태들은 살아가는데 특히 사회생활을 하는데 매우 큰 지장을 주는 방법들인데, 그 불편함이 오히려 살만한 요소가 되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던 내 인생의 역설적인 의문, ’왜 사는가, 왜 태어나서 이렇게 사는가‘ 같은 고민을 하며 자학과 자책을 숨 쉬듯 했던 나에게,


‘자책을 자학 수준으로 하는 나라는 사람도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이 땅 위에서 삶을 살아가려고, 스스로의 어둠에 가라앉지 않기 위해 내면 속에서 얼마나 발버둥 치면서 수면 위의 삶을 보여줄 수 있는 훈련일지 쓰는 마음이었다.


그녀가 나의 닉네임을 보면서 재미있어하며 웃는 표정을 보니 내면에서부터 올라오는 눈물이 내 눈에 고이기 시작했다.


나는 그동안 나 스스로를 자책하고 다른 사람과 비교하고 주위에 있는 ‘평균치’와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를 해오면서 삶을 지속하지 않아야 하는 이유들을 모아 내면 세상에 외부와 단절되는 벽을 쌓으려고 발버둥 치고 있었는데, 브런치스토리가 뭐라고 이렇게 내가 스스로 판결한 나의 삶을 소재로 글을 쓰도록 만든 것일까?


그녀가 아니었다면 나는 SanMen이 될 수 없었을 것이고, 여전히 자책하며 삶을 살아갈 내면의 원동력을 하나씩 잃어버려 마침내 욕망이라는 프로그램의 실행버튼만 눌러대며 좋아하는 욕망생체기계로써의 삶을 사는 게 고작이었을 것이다.


나는 생각하고 살아가는 모습들을 보여줌으로써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구나, 이렇게 살아가는 사람도 있구나 하는 것을 보여줄 것이다. 나는

San Men 이니까.

그래서 이 글은 이름하야

‘산 멘 비긴즈’ 되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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