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연탄난로)
다다미방은 한 구멍 연탄난로가 난방의 전부였다. 방 한가운데 양동이만 한 연탄난로가 놓여있고 연통은 부엌으로 나가는 유리로 된 창문에 구멍을 뚫고 연기를 내보냈다. 연탄이 잘 탈 때는 따뜻했지만 연탄을 갈면 추웠다. 하루에 두 번 연탄을 갈았다. 난로 뚜껑은 연탄 크기만 했다. 동그란 쇠뚜껑에 긴 철사로 연결이 돼 그 철사를 잡고 열었다 닫았다 하며 연탄을 갈았다.
장사가 일찍 끝나면 이른 저녁을 먹고 엄마와 동생들과 난로에 둥그렇게 앉아 얼굴을 바짝 갖다 댔다. 웃풍 때문에 이불을 뒤집고 쓰고 난로에 앉아 귤을 까먹어 노래진 손톱으로 고구마를 구워 그 손으로 껍질을 벗겼다. 특히 긴 가래떡을 난로에 밀어 과자처럼 만들어 먹으면 가난해도 행복했다.
엄마가 먼저 방 안에서 세수하고 콜드크림으로 마사지를 하고 있으면 세숫대야에 뜨거운 물을 한 바가지 섞어 내가 세수하고 동생들이 씻었다. 비누 냄새랑 콜드크림 냄새랑 섞여 습한 방안에 은은한 향기가 동동 떠다녔다.
중학교 3학년이었던 그때의 아늑함과 행복함의 전부는 엄마였다.
매일 콜드크림으로 마사지하던 모습, 이불을 개기 전 새벽과 이불을 편 밤에 몸을 흔들며 기도하던 모습, 따뜻한 물로 세수한 후 비누 냄새, 동생들과 연탄난로에 구워 먹던 고구마, 떡, 밤의 구수함. 그때는 그게 행복의 전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