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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옥 Jun 30. 2024

홍대리 글로벌 인재로 거듭나다

프로젝트를 론칭하다

  

“우와 홍대리가 미국에 간다고, 어디로 가는데?”     


“예, 선배님. 선배님이 공부했던 시카고에도 가요. 우선 실리콘밸리에 들려 구글와 애플을 방문하고, 시카고와 달라스 그리고 세인트루이스에 가기로 했어요”     


“좋겠다. IT 부서에 가더니 외국에도 나가고, 부러운데”


“저도 해외 출장은 처음이라 설레고 기대가 커요. 특히 실리콘밸리에서 애플과 구글캠퍼스를 방문한다고 하니 기쁩니다.”     


“이번에 가는 업체가 다섯 군데라고 했지? 미국 사람들은 시간 개념이 철저한 친구들이라 사전에 충분히 공부하지 않고 가면 시간이 많이 부족할 거야. 특히 질문해야할 내용은 미리 꼼꼼히 체크하여 불필요한 시간 낭비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할거야.”     


김중희 컨설턴트는 회사의 배려로 과거에 2년간 시카고에 있는 노스웨스턴 대학교에서 공부한 경험이 있었다. 그 때 느꼈던 경험을 바탕으로 홍대리에게 사전 교육을 시키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미국 친구들은 핵심 정보는 주지 않을 거야. 일반적인 내용들도 일정 금액을 지불해야 얻을 수 있고”


“선배님, 배우는 입장이니까 어쩔 수 없지만, 정말 치사하네요. 사실 그들과는 경쟁업체도 아니잖아요. 선진 업체들이니까 후발 주자들에게 베풀면 좋잖아요.”


“허허, 이 친구 아직 승부의 세계를 모르는군.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서양 애들은 업무에 대한 비밀유지가 무지 철저한 사람들이지, 특히 옛날 같았으면 쉽게 내 줄 수 있는 것들도, 이제 우리나라의 위상도 많이 올라갔기 때문에 그들이 정보를 쉽게 내 놓지는 않을거야.” “뭐 자네가 걱정할 일은 아니지만, 다행히 주사업체인 K컨설팅 펌이 글로벌 회사이니 미국 현지의 컨설턴트와 잘 협조한다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둘 수는 있을 거야.”     

홍대리는 부푼 꿈을 안고 첫 번째 미국여행이면서, 첫 번째 해외출장을 학수고대하고 있었다. 특히, IT 신화의 성지인 실리콘밸리를 방문할 수 있다는 기대에 잠을 설쳤다.   

   

빅데이터의 태생지이자 이미 빅데이터를 적용하여 비즈니스 성과를 보고 있는 업체들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현업 대표 6명, 정보전략팀에서 2명 그리고 K컨설팅에서 2명 등 10명이 참여하기로 했다. 7박 8일의 일정으로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사전 준비가 중요했다. 벤치마킹에 참여하는 멤버들은 출발 2주전부터 방문할 업체에 대해 사전 지식을 습득하고, 예상 질문을 리스트업해서 효율적인 출장이 되도록 준비하였다.     


“홍짱, 몸 건강하게 많이 배우고 잘 다녀와, 선물은 안 사와도 돼.”


“응, 근데 선물 사오라는 말보다 더 무서운 걸”


고맙게도 현지가 공항까지 배웅 나왔다. 다행히 일요일 출발이라 공항까지 나올 수 있었다. 홍대리는 대학 때 친구들과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갔다 온 이후로 5년 만에 처음 공항을 찾았다. 공항은 해외로 나가고 들어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로 놀라울 정도로 해외여행 빈도가 높아진 것을 실감했다.


    


 

일요일 오후에 출발한 대한항공 비행기는 태평양 건너 로스엔젤리스를 향하고 있었다. 비행기 창 밖으로 보이는 구름과 태평양의 망망대해를 바라보며 홍대리는 신 문명을 배우러 가는 사절단의 심정과 첫 해외출장이라는 묘한 흥분으로 감정이 복받쳐 올랐다. 7박 8일의 일정은 빡빡했다. 여행이 목적이 아니고 일을 위한 출장이라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배워와야 한다. 글로벌 IT성지인 실리콘밸리에 있는 애플, 구글, HP, 오라클 등등을 들러볼 생각이다. 그리고 본격적인 빅데이터 사례 공부를 위해, 시카고, 달라스, 에반스빌 등에 있는 기업들을 탐방하기로 계획이 잡혀있다.      


11시간의 비행과 함께 LA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입국 절차는 매우 까다로웠다. 심지어는 홍채인식 등록까지 하는 등 테러에 대비해 더욱 엄격해짐을 느낀다. 하지만 이런 불편함도 온화하고 맑게 갠 LA 날씨가 기분을 전환시켜 주었다. LA는 이름대로 '천사의 도시' 답게 1년 내내 온화하고 따뜻한 기후로 사람살기에 쾌적한 환경을 갖추고 있어, 미국인들도 가장 선호하는 도시 중 하나다.  미리 준비된 밴을 타고 묵게될 호텔로 향했다. 한국에서 LA로 갈 때는 하루를 벌기 때문에 일요일 오후에 출발했음에도 도착 시점의 LA는 여전히 일요일 낮이다.     


일정상 일요일 오후의 시간은 LA를 돌아볼 수 있는 행운의 시간이다. LA를 몇 차례 와 봤던 기경험자들에겐 반복되는 장소이지만, 처음 가본 사람들에겐 구경할 것이 많은 도시다. 동행자들의 협의에 따라 할리우드선셋거리를 지나 로데오 거리유니버셜 스튜디오를 방문하기로 했다. 새로운 세상을 구경한다는 것은 신나는 일이다. 홍대리는 LA가 처음이다. 


[할리우드이 명예의 거리]


말로만 듣던 할리우드 극장은 생각보다 화려하지 않았다. 극장 앞 작은 광장 바닥에 새겨져 있는 스타들의 손과 발바닥 도장이 그나마 익숙하지만 인상적이다. 그리고 명예의 거리(Hollywood Walk of Fame)에 새겨진 스타들의 흔적을 볼 수 있다. 약 2키로에 달하는 명예의 거리를 걷다보면, 영화, TV, 음악의 전설적인 스타들의 이름이 새겨진 별 모양의 동판들이 바닥 타일 위에 새겨져있다. 일행들은 할리우드 근처에 있는 선셋 거리의 작은 노천 카페에서 어메리칸 스타일의 커피도 즐겼다.  선셋 거리(Sunset Strip)은 영화 촬영지로도 유명하지만, 밤거리 문화가 더 유명한 곳이다. 화려한 조명과 유명한 바와 나이트가 많아, 저녁에 와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곳이지만, 홍대리 일행은 대낮에 커피를 마시며, LA의 망중한을 즐겼다. 


[LA 선셋 거리에 있는 노천카페에서 커피 한잔]


스타들이 모여 산다는 비버리힐스는 아무차나 들어갈 수 없다. 일정 등급의 고급차만 선택되어 언덕을 오를 수 있다니, 이 또한 무슨 특권의식인지 모르겠다. 결국 멀 발찌에서만 바라보고, 곧 바로 앞에 뻣어 있는 진짜 ‘로데로 거리’를 걸었다. 넓직한 거리 주변으로 고급 백화점과 명품 브랜드 숍들이 즐비하고, 잘 다듬어진 야자수와 대로 위를 달리는 캐딜락, 롤스로이스 등 고급 승용차, 길거리의 화려하게 치장한 사람들, 그리고 다양한 인종의 관광객들이 어우러진 로데로거리는 그 곳이 부촌임을 말해주고 있었다. 중간 쯤에 유리창 하나 없는 단독주택이 그 유명한 ‘마릴린 먼로’가 거쳐했던 곳이라고 누군가 이야기한다. 당시 케네디 대통령과 가끔 만나는 밀회의 장소로 쓰였다는 그 곳은 보안상 창문이 없다. 


영화에서 많이 봤던 명품가게를 지나 큰 길가에 보이는 호텔이 영화 ‘귀여운 여인’의 배경이 되었던 '프린스호텔'이다. 금방이라도 쥴리아 로버츠가 그 큰 입으로 활짝 웃으며, 호텔 회전문을 열고 나올 듯한 환상에 젖어 본다.     


[미국 영화 촬영장과 세트장으로 볼거리가 풍부하다]


유니버셜 스튜디오는 할리우드의 북쪽에 위치한 영화와 TV 촬영 세트장이 있는 곳이다. 할리우드와 함께 미국 영화의 촬영 공장 역할을 하는 '유니버셜 스튜디오'에 매료된 홍대리는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한다. 홍대리가 좋아했던 ‘쥬랴기 공원’의 촬영지도, ‘킹콩’의 촬영 현장과 '죠스'의 촬영현장 등 흥행에 성공한 영화의 세트장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기 때문이다. 홍수와 대형화재를 재현하는 장면 그리고 ‘터미네이터’‘백튜더 퓨처’의 실감나는 3D 체험까지 신나는 모험을 즐기는 소년이 따로 없다.    

 

세상은 넓고, 체험할 것은 많다.


홍대리가 이 짧은 LA 여행으로 터득한 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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