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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옥 Jul 07. 2024

혁신의 상징 애플과 구글캠퍼스를 가다

프로젝트를 론칭하다



드디어 역사적인 날이 밝았다. 호텔에서 실리콘밸리로 가는 길은 출근으로 바쁜 샐러리맨들의 차량 행렬로 교통체증이 심했다. 가는 중간 멀리 보이는 스탠포드 대학이 혁신적인 삶을 살다 죽은 스티브 잡스를 생각하게 한다. 그의 스탠포드 대학 졸업연설은 홍대리를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Remembering that you are going to die is the best way
(당신이 죽을 것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야말로)
 I know to avoid the trap of thinking you have something to lose.
(당신이 잃을 게 있다는 생각의 함정으로부터 피하는 최선의 방법입니다.)
You are already naked. There is no reason not to follow your heart.
(당신은 이미 헐벗었습니다. 당신의 마음을 따르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Stay hungry, Stay foolish.
(항상 갈망하고, 우직하게 나아가라.)
- 2005년 6월 스탠퍼드 대학 졸업연설 -


제일 먼저 방문한 곳은 애플 캠퍼스다. 쿠퍼티노 무한반복 1번지(One Infinite Loop)에 위치한 애플 본사는 말 그대로 대학 캠퍼스를 닮았다. 주소 이름이 나타내는 의미는 건물 내 계단이 원형처럼 생겨서 그렇다는 설과 스티브 잡스조차도 지정 주차 공간이 없어 주차를 하기 위해 무한정 돌았다는 일화에서 따 왔다는 설이 있다. 하지만 코드에 나온 프로그램 용어의 이름을 따서 명명했다는 것이 맞다.    


홍대리 일행이 애플캠퍼스를 방문할 때는 스티브잡스가 죽기 전에 설계를 직접 관장하여 완성한 애플의 두 번째 캠퍼스인 '애플파크'가 한 참 건설되고 있었다. 마치 우주선을 연상케 하는 디자인으로 13,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어마어마한 건물이 들어 섰다. 이 또한 보안 이슈로 직원외는 들어갈 수 없고, 일반인은 건물 밖에 별도로 지은 '비지터 센터'와 제품을 공개하는 '스티브 잡스 극장' 정도를 이용할 수 있다. 


[애플의 2번 째 캠퍼스인 애플파크는 2017년 완공되었다]


애플은 비밀주의가 엄격하기로 소문이 난 회사이다. 지금은 주식가치로만 세계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지만, 아이팟과 아이폰이 나오기 전인 90년대 말만 해도 진퇴를 걱정할 정도로 위태로운 회사였다. 스티브 잡스가 워즈니악과 함께 창립할 당시부터 꾸준하게 지켜온 전략이 철저한 보안과 비밀주의였는데, 그 전통은 고객을 맞이하는 방식에도 베어 있었다.     


특별히 초청받아 간 홍대리 일행도 다른 예약된 방문객과 마찬가지로 엄격하게 통제된 구역에서만 움직일 수 있었고, 안내하는 직원의 가이드를 따라야 했다. 본사 라운지에서 홍대리가 당면한 첫 번째 놀라운 일은 한 쪽 벽을 가득 메운 거대한 스크린 이었다. 그 스크린을 통해 마치 빗물이 벽을 타고 내리듯이 쉴 틈없이 내리는 것이 있었는데, 바로 전 세계에서 애플의 아이튠즈를 통해 실시간으로 내려 받는 어플을 표시한 거라는 것이다.       


“삼신캐피탈 직원 여러분 반갑습니다. 애플의 미션은 '사람들에게 힘이 되는 인간적인 도구를 제공하여, 우리가 일하고, 배우고, 소통하는 방식을 바꾼다' 입니다. 이 미션은 애플이 제품을 개발할 때 항상 고려하는 가치입니다. 또한 '사람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 기계나 시스템에 종속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애플의 비전입니다. 따라서 애플의 이런 비전은 제품과 서비스에 반영되여, 사용자들이 자유롭게 창의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냅니다."



애플의 홍보담당 임원은 미리 세팅된 세미나실에서 준비된 회사 소개자료를 토대로 애플의 미션, 비젼 및 혁신 제품에 대해 설명한다. 애플은 아이폰 이후의 미래 먹거리를 새로운 공간에서 찾고 있었다. 즉 신제품 비젼프로를 토대로 가상세계를 탐험하고, 현실과 가상세계를 융합하는 증강(AR) 소프트웨어에 관심이 많았다. 그동안 세상에 알려진 미래의 드림카 '에플카'에 대한 공식적인 계획은 잠시 미뤄진 느낌이다. 대신 헬스와 반도체, 클라우드 센터 등 첨단산업에 빅데이터와 AI 기술을 접목시키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애플은 2013년 네바다 발전시설 회사인 NV에너지와 손잡고 북네바다 지역에 태양광 발전소를 짓었습니다.167에이커(약 67만5,800㎡)규모로 건설된 이 태양광 발전소에서는 18MW~20MW 용량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이 시설은 네바다 주 르노 지역에 있는 10억 달러 규모의 애플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에 필요한 전기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애플이 준비한 빅데이터에 대한 이야기는 그린 데이터센터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애플은 오랫동안 클라우드 컴퓨팅을 위한 거대한 데이터센터를 네바다의 사막에 건설하였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빅데이터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술이다. 거대한 데이터, 거대한 센터 그리고 그런 거대한 센터를 운영할 수 있는 전력을 위해 그린 데이터센터를 추진한다는 일련의 일관성 있는 장기 프로젝트를 통해 애플의 미래를 볼 수 있었다.     


홍대리와 그의 일행은 애플이 아이폰과 아이패드처럼 첨단 IT 기기만 만드는 단순한 제조업체가 아니라는 것에 흥미를 가지기 시작했다. 또한 프리젠테이션 자체도 아이패드와 사물인터넷을 활용하여 무선으로 실현되었다.     


애플 캠퍼스 안에는 ‘애플스토어’가 있다. 애플이 생산하는 다양한 기기와 옷 등의 소품을 판다. 애플스토어는 미국을 비롯해 주요 도시의 가장 번화한 곳에 오픈하여 최고의 매출액을 자랑하는 애플의 주 수입원이다. 본사 애플스토어에는 그 곳에서만 파는 제품이 있다. 홍대리는 붉은색 아이팟과 하얀 면티를 샀다.



          

오후엔 근처에 있는 구글 캠퍼스를 방문한다. 구글은 명성 그대로 창의의 요람이었다. 애플과는 아주 딴판이다. 창조의 아이콘 스티브 잡스가 일했던 애플은 보안이 철저한 곳인 반면, 검색으로 세상을 지배한 구글은 많은 사람들이 근무하기를 희망하는 회사처럼 유희적이고 창조적인 건물이 인상적이다. 


캠퍼스 내에는 거대한 공룡이 있었고, 수영장과 배구 코드가 있었다. 캠퍼스 곳곳을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있는 자전거가 있었고, 어느 건물 라운지는 비행기가 떠 있었다. 건물 내 어디를 가도 각종 음료와 과자들이 무료로 제공되고, 구내 식당에서 제공되는 다양한 음식들 또한 무료로 제공된다. 


엔지니어가 고민해야 할 것은 ‘어떤 음식을 먹을까’가 아니라 ‘어떤 제품을 만들어 낼까’이다. 이런 복리후생이 오로지 일만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강제하는 듯했다.  

   

구글은 한 때 애플을 제치고 세계 1위의 가치를 지닌 회사였고, 현재도 손가락에 드는 최고의 회사이다. ‘검색’하나로 대단한 성과를 내고 있지 않은가?     


[구글 캠퍼스는 워낙 넓어 자건거를 이용해 이동한다]


빅데이터는 원래 구글이나 야후 같은 검색 서비스 업체에서 시작된 기술이다. 데이터를 본업으로 하는 업체가 그들이 보유한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여러 분야의 엔지니어들을 모은 것이 출발점이다. 그리고 이들이 협력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종합적 결과가 바로 빅데이터이다.    

 

“구글은 서비스형 클라우드인 빅쿼리 서비스를 2012년에 론칭하였습니다. 빅쿼리는 기존 IT 벤더들이 제공하는 하둡(Hadoob)을 활용하지 않습니다. 빅쿼리는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로 제공되기 때문에 하드웨어 인프라와 소프트웨어에 별도로 투자하지 않고도 대규모의 데이터를 바로 분석하여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빅쿼리는 초당 수십억 단위의 행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고, 수조 단위의 레코드와 테라바이트 규모의 데이터를 검색하고 분석할 수 있습니다. 또한 빅쿼리는 맵리듀스 아키텍처를 이용해 수십만개 쿼리를 신속하게 처리하며, 대용량 테이블 검색에 병렬 아키텍처가 적용됩니다.”     


빅데이터의 탄생지이며 이 분야의 대가답게 구글은 자신의 제품인 빅쿼리의 홍보에 여념이 없다.   

  

“대부분의 IT 벤더들이 하둡이란 오픈소스를 활용하여 빅데이터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는데, 구글의 빅쿼리는 상대적으로 어떤 점이 우수합니까?”


편PM이 유창한 영어로 질문을 한다. 편PM 역시 미국에서 MBA를 수료한 덕에 영어에 대한 장벽은 없어 보였다.     


“좋은 질문입니다. 빅쿼리의 가장 큰 장점은 하둡에서 시스템 관리와 클러스터 관리에 노력을 들일 필요없이, 구글 클라우드 컴퓨팅을 활용하여 바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즉 빅쿼리는 구글의 클라우드 서비스와 결합하여 다양한 빅데이터 처리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어서, 새로 사업을 시작하는 기업이나 대규모 투자를 할 수 없는 중소기업, 일회성이나 일시적 프로젝트 성격의 데이터 분석을 요구하는 기업에 적합합니다.”     


[구글 빅쿼리를 활용한 빅데이터 분석 프로세스]


“또한 구글이 확보하고 있는 지도서비스나 모바일 앱과 연계되면 전 세계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역시 빅데이터의 본산지 답게, 구글의 빅데이터 솔루션은 다른 업체에 비해 한 발 앞서 있는 듯하다.     


“구글의 빅데이터 솔루션과 연계하여 구현중인 구체적인 실전 사례가 있나요?” 김팀장의 질문이다.  

   

“자동차 회사인 포드와 제휴를 맺어 스마트한 미래의 자동차를 만들기 위한 일환으로 이상적인 조종성과 높은 연비를 구현하고자 구글의 솔루션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시시각각 수집되는 운전 데이터와 어떤 곳에서 운전하고 있는지에 대한 데이터, 유저가 어디로 향하려 하는가 등을 실시간으로 예측하기 위해 노력중입니다.”     


“또한 빅데이터는 구글카라는 무인자동차에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조만간 상용화되어 운전을 못하는 장애인이나 피치못해 대리운전을 시켜야 할 경우에 매우 유용하게 활용될 것입니다.”     


명성대로 구글의 빅데이터에 대한 다양한 시도와 빅데이터 솔루션은 매우 흥미로운 제품이다. 솔루션 선정 때 구체적인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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