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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시작하고 끝까지 해야하는 이유

스타트업 전성시대

by 이상옥


루이스가 쓴 '스크루테이프의 편지'에 보면 삼촌 마귀가 신참 조카 마귀에게 사람을 속이는 11가지 방법 중 하나를 가르치는 장면이 나온다. "인간에게 계획을 하게 해라. 정말 좋은 계획을 하게 도와 줘라. 그리고 내일부터 하라고 해라. 인간에게 내일은 없다."




그렇다. '내일부터 하려는 사람에게는 내일이 없다'. 내일은 항상 오늘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무슨 일이든 오늘 바로 시작하고 끝까지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바로 시작하는 것을 '결단'이라 하고, 끝까지 해내는 것을 '끈기'라 한다. 우리는 하고자하는 목표가 있다면,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 끈기와 오늘 바로 시작할 수 있는 결단이 있다면 거의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다고 믿어야 한다. 그리고 그 믿음이 옳다는 것을 증명하는 삶이 보람이 있는 삶이라 생각한다.


나는 살아오면서 숱한 역경과 위기를 넘기며 살아왔다. 지금도 그런 과정에 있다. 그럴 때마다 하필이면 왜 나한테? 하필이면 왜 이때? 하며 주어진 상황과 현실에 대해 부정하고, 좌절하려는 순간이 많았다. 아니 아직도 많이 있다. 그럴때마다, 나에겐 작은 삶의 신조가 있다. 무슨 일이든 극복하지 못하는 시련과 역경은 없고, 한 두번의 실패가 포기하지 않는 한 실패로 끝나지 않는다는 믿음이다. 그래서 나는 순간순간 숱하게 결단하고, 한 번 결심한 일에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하려는 끈기가 있다. 그것은 신이 나에게 준 중요한 선물이기도 하다.


끈기결단이 없다면, 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갖춘 사람도 평범한 사람이 된다. 포기하지 않는 끈기는 모든 것을 이겨낸다. 끈기는 성공으로 가기 위한 위대한 무기다. 끈기를 대신할 만한 것은 없다. 한양대 유영만 교수는 그의 책 '끈기보다 끊기'라는 책에서 사람들의 무모한 끈기에 대해 비판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가 비판하려는 끈기는 아무 생각없이 '하면 된다'씩의 무대포식 끈기나, 전혀 승산이 없는 무모한 도전에 끈기를 발휘하는 것을 경계하는 것이다. 그는 산티에고 순례길 도전에서 중간에 체력문제로 포기한 적이 있다. 계속하고 싶었던 욕망과 계속하면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속에서 합리적인 선택을 한 것이다. 이처럼 상황에 따라 무모한 도전을 경계하라는 뜻으로 이해하면 된다.


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경험한 바에 의하면, 똑똑한 사람이 모두 성공하는 것이 아니다. 천재라고 모두 성공하는 것도 아니다. 똑똑하고 천재적이고 재능 많고, 돈 많고 교육 많이 받은 사람 중에도 낙오자들이 수두룩하다. 내가 보기엔 모두 끈기를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열심히 한다고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학교에서 우등생이 되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머리 좋은 사람을 따라갈 수 없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사회에서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하면 특별한 경우를 빼고 대부분 이루어 낼 수 있다.



우리가 만나는 경쟁자 중에 거의 대부분은 중도에 포기한다. 헬스클럽에 등록하고 많은 사람들이 오지 않는다. 온다 하더라도 진심을 다해 운동하러 오는 것이 아니라, 운동을 했다는 위안을 받기 위해 온다. 따라서 운동하겠다고 진심으로 덤비고 포기만 하지 않아도, 어느 순간 근육은 살아나고, 체중은 빠져 있으며, 체지방률은 낮아져 있다.


책을 쓰려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포기하지 않고 매일 조금씩 계속 쓰면 된다. 200자 원고지 기준으로 1000매를 쓰는데 하루에 세 장만 꾸준히 쓰면 일 년이면 완성된다. 글이 나빠서 출간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중간에 원고 쓰기를 포기해서 책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주변에 사업을 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된다. 크고 작은 사업을 하는 그들은 성공적으로 사업을 전개하는 사람도 있고, 어렵게 버텨내는 사람들도 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는 쉽지 않다. 내가 힘들면 상대도 힘들다. 현재 성공한 경쟁자는 결국 버티고 버텨낸 사람이고 지금도 힘들어도 버티고 있는 사람이다. 경쟁자들은 내가 포기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사장의 사장이라 불리는 스노우팍스그룹 회장 김승호는 사업에 있어서 정상은 어디인가요? 묻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모두가 그만두거나
몇몇이 남아 산꼭대기 좁은 정상에
서로 엉덩이 비비고 앉아 있는 모습이 보이면 거기가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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