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대
아이언맨, 배트맨, 스파이더맨 등 SF 영화를 보면 영웅과 함께 등장하는 악당이 있는데, 흔히 ‘빌런’이라고 칭한다. 빌런(Villain)은 창작물에서 악당이나 악역을 뜻하는 영어 단어로 최근에는 무언가에 집착하거나 특이한 행동을 하는 이들을 가리키는 의미로 확장돼 사용된다. 한마디로, 사회에 도움이 안되는 존재들을 말한다.
두 달 가까이 대전에서 일하다 보니 가끔 올라오는 서울의 생활이 바쁘다. 짧은 시간에 밀린 공부도 해야 하고, 못 만난 사람도 만나고, 새로운 사업 기회도 만들어야 하니, 단 한 시간도 허투루 쓸 수 없다. 그런 와중에 주말 오후에 ‘서울데이터과학연구회’에서 무료로 하는 AI 세미나에 참석차 안국역을 찾았다. AI시대를 맞이하여 요즘 가장 핫하다는 ‘RAG기반의 AI Agent’에 대한 트렌드를 공부할 수 좋은 기회이니 빠질 수 없다.
모두가 잘 알 듯이 AI는 지난 2022년 말 오픈AI에서 ChatGPT를 공개하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최첨단 IT분야이다. ChatGPT로 대변되는 생성형AI는 대량의 데이터를 학습하는 모델인 초거대언어모델(LLM : Large Language Model)에서 시작한다. 따라서 수 조원대의 투자와 시간이 필요한 모델로 대량의 데이터를 빠른 시간에 처리할 수 있는 GPU를 생산하는 ‘NVIDA’가 급속하게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하기도 하였다.
오픈AI의 ChatGPT를 비롯하여 구글의 Gemini, 마이크로소프트의 Copilot, 메타의 LLaMA, 중국의 딥시크까지 생성형AI 기술은 매일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생성형AI를 써 보신분들은 알겠지만, 아무리 학습을 한다해도, 결과에 대한 신뢰성에는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학습의 깊이와 최신성에 대한 문제가 가장 크고, 이 또한 시간과 돈이 필요한 경우라 대안으로 제시하는 기술이 ‘RAG’기반의 생성형AI이다. ‘RAG’는 ‘Retrieval Augmented Generation’의 약자로 ‘검색증강생성’이라 읽는다. 대규모 언어 모델의 출력을 최적화하여 응답을 생성하기 전 학습 데이터 소스를 외부의 신뢰할 수 있는 지식 베이스를 참조하도록 하는 프로세스로 외부 소스에서 가져온 정보로 생성형AI 모델의 정확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기존의 LLM 모델에 검색 시스템 기능을 참조하는 일종의 하이브리드식 학습모델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LLM모델이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습득된 데이터에만 의존한다는 단점을 보완하는 차원이다.
이처럼 AI 기술은 급속하게 변하고 있기 때문에 컨설팅을 주업으로 하는 나의 입장에서는 매일 매일 학습을 통해 최신 트렌드를 따라가야한다. 그래서 찾은 ‘서울데이터과학연구회’는 데이터 전문기업 ‘위데이터랩’이 중심이 된 사단법인으로 AI와 빅데이터분야 민간기업, 학계, 공공, 정계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는 전문가 집단으로 매주 주말 무료로 온오프라인을 통해 강연을 하고 있다. 이번 주말에는 ‘신뢰성 있는 LLM RAG, AI Agent 구축전략’이란 주제로 강승우 위데이터랩 연구소장의 강의가 있었다. 이 날은 또한 하태경 전 국민의 힘 국회의원도 참석했는데, 한동안 안 보인다 했더니, 작년에 국회를 떠나 ‘보험연수원장’으로 일하고 있었다. 정치에는 관심이 없어 옳고 그름을 따지고 싶은 생각은 없으나, 한동안 뉴스 플래시를 받던 정치인이 AI 강의 현장에 참석하는 시간에 밖에서는 ‘윤석렬 대통령 탄핵’을 두고 찬성과 반대를 주장하는 시위가 대규모로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게 다가왔다.
최첨단 AI기술이 인간의 기존 생태계를 위협하며, 삶을 무섭게 바꾸고 있는데, 역사적 빌런들은 국민들을 양쪽으로 분열하여 싸우게 하고 있다. 그 사이 우리 경제는 파탄이 나고 있으며, 국력은 쇠퇴하고, 국민들의 정신과 마음은 썩어 무너져 내리고 있다. 실로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지금은 AI시대이다.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여 우리는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선진국 들과 대등하게 맞서 싸워야 한다. 국민들이 영웅이 되어 빌런들을 무너뜨려야 한다. 그래야 우리나라가 제대로 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