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도] 우리는 평범한 사람을 위해 존재한다

저렴하고, 즐겁고, 단순하게

by 이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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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강남행 지하철, 몸이 부딪힐 정도로 붐비는 출근길이었다. 그 속에서 여고생 네 명이 끝없이 웃고 떠들었다. 출근길 사람들로 북적이는 지하철 안에서 이리 밀리고 저리 밀려도, 그들은 희희낙락이었다. 어떤 먼 길을 가장 빨리 가는 방법은 기차도 비행기도 아닌, 바로 ‘같이 가는 사람’이라는 걸 그들은 이미 알고 있었다. 붐비고 엉키고 부딪히는 등굣길이 즐거운 이유는 단 하나, 친구들과 함께이기 때문이다. 이런 신념을 비즈니스에 잘 반영하여 성공적인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항공사가 사우스웨스트항공이다.




우리는 평범한 사람을 위해 존재한다 ─ 저렴하고, 즐겁고, 단순하게

이 한 문장이 사우스웨스트항공의 시작이자, 끝까지 지켜온 유일한 이유였다. 그들은 값비싼 컨설팅도 받지 않았고, 남들 하는 대로 벤치마킹하지도 않았다. 오직 WHY에서 출발했고, 모든 결정은 그 WHY만을 기준으로 내렸다.


1970년대, 하늘은 부자들만의 무대였다. 정장 입고 넥타이 맨 사람들이 무게 잡은 표정으로 비행기에 올랐다. 항공권은 터무니없이 비쌌고, 요금 체계는 끝없이 복잡했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말했다.


“이제 보통 사람의 편이 되겠다.”


그래서 요금을 내렸다. 선택이 아니라 필수였다. 재미를 넣었다. 이것도 필수였다. 복잡함을 걷어냈다. 이것마저 필수였다. 요금은 딱 두 가지뿐. ‘야간·주말’과 ‘주간’. 그게 전부였다. 저렴하고, 즐겁고, 단순하게. 이것이 그들의 HOW였고, 그 HOW로 “평범한 사람을 위한 항공사”라는 WHY를 끝내 지켰다. 승무원은 반바지 차림으로 탑승객에게 농담을 던졌고, 기내 방송은 노래가 되었다. 광고 문구는 언제나 한결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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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전국 어디로든 자유롭게 다니는 시대가 열렸습니다.”


그건 슬로건이 아니라 선언이었다. 그 선언에 공감한 사람들은 고객이 아니라 열성 지지자가 되었다. 그들은 사우스웨스트를 타면서 “나도 자유로운 사람이다”라는 정체성을 확인했다. 충성심은 가격 때문이 아니었다. 저렴한 요금은 그저 WHY를 세상에 보여주는 도구일 뿐이었다.


그 결과는 전설이 되었다. 1973년 창립 이후 코로나19 직전까지, 단 한 번도 연간 적자를 내지 않은 유일한 미국 항공사. 석유파동, 9.11 테러, 금융위기, 팬데믹 직전까지 그 어떤 폭풍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그들이 한 말과 행동은 창업자들이 처음 세웠던 그 한 문장을 50년이 넘도록 단 한 순간도 배신하지 않았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아직도 말한다.


진짜 강한 회사는 WHY를 끝까지 지키는 회사다. 그 한 문장이 진심이라면, 사람들은 알아보고, 사랑하고, 어떤 위기에서도 함께 날아준다. 그리고 그들은 아직도 평범한 사람들을 위해 웃으면서 하늘을 난다.



나를 정의하는 한 문장이 필요하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의 전설은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의 인생을 지탱하는 단 한 문장은 무엇인가?"

우리는 인생의 전반전 동안 남들이 하는 대로 벤치마킹하고, 세상이 말하는 '성공'이라는 말에 귀를 기울이며 살아왔다. 격식을 차린 정장처럼 무거운 책임감을 어깨에 얹고, 복잡한 요금 체계처럼 얽힌 인간관계 속에서 허우적거렸다. 하지만 은퇴라는 활주로에 들어선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장식이나 복잡한 전략이 아니다.


이제 우리도 사우스웨스트처럼 '단순함'과 '재미'로 돌아가야 한다. 나를 규정하던 화려한 직함과 수식어를 걷어내고, "진짜 나다운 삶을 살겠다"는 단 한 문장의 WHY를 세워야 한다.


그 WHY가 분명하다면, 은퇴 후 마주할 경제적 불확실성이나 사회적 고립이라는 폭풍우는 더 이상 두렵지 않다. 사우스웨스트가 50년 넘게 적자를 내지 않았던 비결은 비용 절감이 아니라 '진심의 유지'였다. 당신의 은퇴 설계도 마찬가지다. 당신이 세운 삶의 문장이 진심이라면, 당신의 시간은 결코 적자를 기록하지 않을 것이다.


이제 무거운 넥타이를 풀고 반바지 차림으로 당신만의 비행기에 오를 시간이다. 당신의 WHY를 따라 웃으며 날아오를 때, 당신의 인생 2막은 비로소 전설이 된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이 그랬던 것처럼, 우리도 스스로에게 선언해야 한다. "이제 나는 타인의 기대가 아닌, 나의 기쁨을 위해 자유롭게 다니는 시대를 열겠다." 이 선언이 당신의 심장에 새겨지는 순간, 당신을 지지하는 삶의 동료들이 모여들기 시작할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내 삶의 후반기를 정의하는 한 문장을 만들어 봤다.


"비우고 베푸는 삶에서 행복을 찾고, 내가 행복해야 타인이 행복하다는 가치를 증명한다"


결국 가장 강력한 은퇴 설계는 통장 잔고가 아니라, 끝까지 배신하지 않을 '내 삶의 한 문장'을 가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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