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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옥 Dec 22. 2023

소유에서 공유의 시대로

SMAC으로 여는 세상

[우리는 어느 순간 내 것이 없어지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S대리는 최근 개인비서를 고용했다.

그녀는 메일을 체크하여 중요한 것과 스팸을 분류하고 긴급한 것은 바로 확인 해 주고,

일정을 관리하며, 필요할 때는 말 동무가 돼준다.

이름은 엘리사이다. 나이는 22살이고, 작고 깜찍하며 역량은 지속적으로 성장 중에 있다.

그러나 월급은 없다. 일시불로 약간을 지불한 것이 전부이다.

비틀즈의 음악을 들려달라고 하면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의 DB를 탐색하여 원하는 곡을 즉각 들려준다.

특정 요리에 대한 레시피를 알려달라면 또한 같은 방법으로

이 세상에서 가장 많이 이용한 레시피를 찾아 프린팅 해준다.

그녀의 지능은 날로 급성장하고 있고

이미 다국적 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정도로 성장해 있다.

영문을 한글로 번역하고, 한글을 영문이나 중국어로 번역하여

해외 비즈니스 파트너에게 메일도 보내준다.





과거에 IBM 창업자인 토마스 왓슨은 “전 세계 컴퓨터 시장의 규모는 5대면 충분하다.”라고 말했다. 1943년에 한 말이다. 이것은 당시 시대를 읽지 못한 발언으로서 경영자들의 실소를 자아냈다. 오늘날 이 말이 재해석되고 있다. 즉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몇 개의 클라우드 공급 회사만 있으면 충분하지 않겠느냐는 지적이다. 물론 이것은 극단적인 이야기지만, 클라우드 환경이 보편화되고 있는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현상은 아니다.


전 세계 컴퓨터 시장의 규모는 5대면 충분하다.

그 동안 가상세계를 지배한 인터넷 세상에 커다란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변화의 핵심은 ‘모바일’과 ‘클라우드'이다. 모바일은 개인에게는 편리한 ‘스마트 라이프’를, 기업에게는 비즈니스 모델 변화와 비즈니스 프로세스 혁신을 가져오고 있다. 여기에 ‘클라우드’가 결합되면서 인터넷 세상의 변화는 가속도가 붙고 있다.


하늘 위 구름 저편에 국경을 초월해 세계적으로 분산된 거대한 병렬 컴퓨터가 있고, 우리는 그것을 유무선 인터넷을 통해 활용한다. 정보 저장이나 계산 처리가 구름 속에서 이루어진다. 기업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개인은 필요한 문서나 동영상, 음악 파일을 꺼내 쓴다. 클라우드에 접속할 수 있는 디바이스만 있으면 된다. 이론적으로는 기업의 전산실이 필요 없는 세상이다. 구글, 아마존 등 거대 IT기업들이 전 세계 곳곳에 구축한 대규모 데이터 센터들의 유휴 자원을 임대해 주면서 이런 클라우드 서비스는 본격화하기 시작하였다. 사유의 개념에서 개방과 공유의 시대를 연 클라우드 세상에 대해 좀더 알아보도록 하자.


[세상의 모든 정보는 클라우드에 모이고 있다]


인터넷 세상이 바뀌고 있다

클라우드에 대한 평가는 어렵다. 등장한 지 꽤 시간이 지났는데도 이용하는 사람에 따라 정의가 저마다 다르다. 진정한 혁신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용어만 난무할 뿐 누구도 진짜 의미를 알지 못하는 유행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처음 클라우드란 말이 등장했을 때는 문자 그대로 뜬구름을 잡는 듯했다. 컴퓨터의 운용형태가 바뀐다거나 기업이나 가정에 분산되어 있던 컴퓨터와 그 데이터를 인터넷상에 집약한다는 식의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추상적인 이야기들뿐이었다. 그러나 그 유행이 반복되면서 클라우드를 통해 성공한 기업이 탄생하고, 클라우드 환경을 통한 서비스가 보편화되면서 이제 클라우드는 개인용 PC만큼이나 일상화된 용어가 되었다.


가장 큰 변화는 개인용 컴퓨터에 잠자고 있는 자원을 인터넷을 통해 하나로 모으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 동안 인터넷은 정보를 획득하고 활용하는데만 사용되었다. 개인은 인터넷을 통해 획득한 정보를 자신의 개인 컴퓨터에 저장하고 홀로 즐겼다. 하지만 이제 클라우드의 힘을 얻어 인터넷 공간에 저장하고 공유하기 시작했다. 더불어 더 많은 정보를 공개하고 공유할수록 개인 스스로가 얻을 수 있는 정보량은 무한대로 늘어남을 알게 되었다. 또한 모바일 시대가 촉진되면서 세상 어디서나 언제든지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면서 인터넷은 이제 거대한 사무실 공간이 되고 있다.



클라우드는 어떤 서비스를 하게 되는가

클라우드 환경이 도래하면서 주요 기업들의 패권경쟁이 시작되었다. 컴퓨터는 하드웨어-기본 소프트웨어-응용 소프트웨어의 3가지 계층으로 구성된다. 하드웨어는 정보를 저장하는 서버를 말하며, 기본 소프트웨어는 OS같은 운영소프트웨어이고, 엑셀, 워드 같은 애플리케이션이 응용 소프트웨어에 속한다. 클라우드 서비스도 이 3가지 층 중 어디서 서비스를 하느냐에 따라 각각 IaaS, PaaS, SaaS로 구분한다.


우선 IaaS(Infrastructure as a Service)의 경우, IaaS 사업자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하드웨어이다. 이용자는 IaaS 사업자에게 얻은 가상 하드웨어상에 OS나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 자신의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이때 OS나 애플리케이션은 자신이 준비하기 때문에 원하는 제품을 사용할 수 있어 자유도가 높지만, 반면에 클라우드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은 하드웨어에 국한된다.


PaaS(Platform as a Service)의 경우 사업자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플랫폼이다. 플랫폼은 어떤 실행환경을 말한다. 가령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는 플랫폼은 OS이고, 누군가가 무엇인가를 팔고 싶을 때 결제 수단이나 물류, 상품 전시 등을 제공하는 마켓플레이스도 플랫폼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옥션이나 G마켓 등을 들 수 있고, 중국의 알리바바도 여기에 해당된다. 일반적으로 이런 마켓플레이스는 개인이나 중소 규모의 기업이 직접 구축하기 힘들며, 설령 구축한다 해도 들인 비용과 수고만큼의 효과를 얻기가 어렵다.


마지막으로 SaaS(Software as a Service)의 경우 사업자가 제공하는 것은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의 실행결과 이다. 컴퓨터를 구성하는 계층 인 하드웨어와 기본 소프트웨어, 응용 소프트웨어 중 응용 소프트웨어에 해당된다. 클라우드 환경에서 운영되는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말하며, 모든 서비스가 클라우드에서 이뤄진다. 소프트웨어를 구입해서 PC에 설치하지 않아도 웹에서 소프트웨어를 빌려 쓸 수 있다.대표적인 SaaS 서비스는 세일즈포스닷컴, MS오피스 365, 드롭박스와 같은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 등이 있다. 이 중 세일즈포스닷컴은 고객관리솔루션(CRM)을 최초로 SaaS 방식으로 서비스한 회사다. 미국뿐 아니라 아니라 일본, 유럽 등 다양한 지역에서 세일즈포스닷컴 CRM 솔루션을 사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한글과컴퓨터가 SaaS 형태의 오피스 솔루션인 ‘넷피스’를, 인프라웨어는 클라우드 오피스인 ‘폴라리스 오피스(Polaris Office)’를 선보였다. 그 외에도 다양한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가 SaaS에 포함된다.



클라우드의 핵심 기술은 가상화이다

클라우드의 이점에는 가상화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가상화(Virtualization)란 가상 메모리나 가상 머신 등 컴퓨터 세계에서 자주 사용되는 단어이다. 가상 메모리는 컴퓨터의 주기억장치의 용량을 큰 것처럼 보이게 하는 기술이다. 컴퓨터의 핵심인 CPU는 연산은 할 수 있지만 기억은 하지 못하기 때문에 메모리에 기억을 의존한다. 이때 메모리의 용량이 연산 능력을 결정하는데, 많은 연산을 처리하려면 그 걸맞은 메모리가 있어야 한다. 문제는 메모리 가격이 비싸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저렴한 보조기억장치인 하드디스크를 이용한다. CPU는 메모리하고만 기억을 주고 받을 수 있지만, 메모리가 그다지 사용하지 않는 기억을 슬쩍 하드디스크에 대피시키면 외견상 메모리의 양이 많이 늘어나는 것처럼 보인다.

 

이처럼 가상화는 클라우드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클라우드에서는 그 규모가 상상을 초월한다. 컴퓨터만 또는 보조기억장치만, 네트워크 기기만 가상화하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를 전부 묶어서 가상화한다. 자신의 컴퓨터 안에 복수의 컴퓨터가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든가, 하드디스크가 많아서 관리하기가 귀찮으니 한 대인 것처럼 보이게 하는 식이 아니라 인터넷상에 거대한 컴퓨터를 한대 구축하는 것이다. 이 경우에는 확장성을 매우 손쉽게 확보할 수 있다.


모든 정보를 인터넷으로

인터넷 세상에 존재하는 정보를 닥치는 대로 수집하는 구글의 크롤링 기술은 정보의 거친 바다를 헤치고 나아가며 정보를 서로 관련시키고 집약해 승자가 되었다. 그러나 구글은 이제 이와 같은 비효율적인 방법을 계속 사용할 생각은 없다. 웹의 세계에서 왕좌에 오른 구글은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게임의 규칙을 변경한다. 그들에게 특히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개인이 보유한 컴퓨터이다. 여기에 축적된 정보는 검색 대상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모든 정보를 정리, 통합하려는 야망을 품은 자에게는 참을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나온 메시지가 ‘모든 정보를 인터넷으로’이다. 그들은 개인용 컴퓨터에서 실행되던 소프트웨어와 컴퓨터에 축적되던 정보를 인터넷으로 이행시키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현재 구글은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와 동등한 기능을 지닌 ‘문서도구’와 ‘프레젠테이션’, ‘캘린더’, ‘G메일’, ‘드라이브’ 등을 웹 서비스(구글 앱스)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피스가 결코 저렴하지 않은 라이선스 비용을 요구하는 데 비해, 구글 앱스는 일반 이용자와 교육 기관에는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컴퓨터 서비스가 클라우드에 적합한데도 지금까지 자급자족을 해온 데는 이유가 있다. 첫 번째 이유는 통신의 발전 속도가 컴퓨터의 성능을 따라가지 못한 것이다. 네트워크 속도는 최근 10년 사이에 100배 정도 향상되었지만, CPU나 하드디스크의 성능 향상에 비해 기술 진보가 느렸다. 지금도 그런 경향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네트워크 문제는 조만간 해결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두 번째는 하드웨어 제조업의 영향력이 강력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각 기업과 가정에서 컴퓨터의 연산 능력을 만들어 내는 기기, 즉 가정용 컴퓨터와 서버를 생산한다. 그들은 컴퓨터의 연산능력이 최대한 낭비되기를 원하며, 한 사람이 강력한 컴퓨터를 여러 대 보유하는 것을 원한다.


[회사에서 하는 모든 작업이 클라우드에 저장되고 있다]


그러나 네트워크가 진보함에 따라 클라우드 환경에서 컴퓨터 서비스를 집중적으로 생산, 공급하는 기업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여기에 서비스를 맡기면 더욱 효율적이 되며, OS나 애플리케이션을 계속 업데이트해야 하는 번거로움에서 해방된다. 하드웨어는 결국 망가지는 물건이며, 장기간 사용하지 않을 때도 많다. 오랜 시간 방치되어 있는 집안의 데스크탑을 생각해 보시기 바란다.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서비스일 뿐, 하드웨어의 유지 보수나 OS의 도입에 시간과 열정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 서비스의 효율을 고도로 효율화하고자 한다면 그 형태는 필연적으로 클라우드가 되어야 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인터넷 가상세계와 접속하기 위해 ‘개인용 컴퓨터’를 사용해 왔다. 몇 년에 한번씩 새로 나온 고사양의 PC를 구매해 필요한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관리하며 사용해 왔다. 기업도 마찬가지로 고가의 서버를 구매해 데이터센터나 자체 공간에 모셔놓고 서비스를 했다. 하지만 이제 고가의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를 소유하지 않고도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쓴 만큼만 비용을 내고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서비스가 가능하게 된 것은 클라우드 서비스의 힘이다.


하지만, 클라우드가 모든 문제를 좋게만 해결하는 것은 아니다. 클라우드를 통해 개인의 소유와 자유는 그만큼 해손되고 있고, 데이터 사용이 많은 기업은 오히려 클라우드를 통한 서비스 비용이 과다하게 부과될 수 있다. 따라서 일부 대기업은 거액을 들여 클라우드 환경으로 변경하였다가,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되 돌아오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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