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상옥 Jan 18. 2024

나는 불완전한 나를 사랑한다

무모한 도전이 필요할 때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다. 아니 나는 언제나 불완전하다. 마치 물가에 내놓는 어린 아이처럼. 항상 갈등하고, 반목하며, 주저한다. 내적 갈등인 것이다. 내 몸 속에 존재하는 나와 또 다른 나는 때때로 협의하고, 질문하며, 갈림길에서 의견을 물어본다, 그리고 흔들린다. 이런 내가 싫을 때도 있지만, 그러니까 신이 아니고 인간이지 하며 자조한다. 그리고 나는 이렇게 불완전한 나를 사랑한다.


불완전하다는 것은 각성하게 하고, 노력하게 만든다. 신체적으로 혹은 정신적으로 완전하다고 생각했다면 더 이상의 노력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불완전하기 때문에 무모하게 도전하기도 한다. 무지에서 오는 행동은 아니다. 무대포 정신도 아니다. 조금이라도 완전한 인간을 추구하려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나오는 용기인 것이다.






미국의 유명한 TED 강연가이자 작가인 브레네 브라운(Brene Brown)은 그의 책 ‘라이징 스트롱(Rising Strong)’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우리가 용기를 발휘한다면 결국 실패할 것이다. 그것이 바로 취약성의 물리적 법칙이다. 우리가 사람들 앞에 나서 실패의 위험을 감수하겠다고 약속하는 것은 사실 꼭 실패하겠다고 약속하는 일과 다를 바가 없다. 용감한 사람은 “나는 실패의 위험을 기꺼이 감수 하겠다.”고 말하기보다 “내가 실패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나 그럼에도 나는 이 일에 모든 것을 걸겠다.”고 선언한다. 행운이 용감한 사람의 편일 수도 있겠지만, 실패도 용감한 사람을 좋아한다.


우리가 놓여 있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무모하게 도전하려는 의지를 잘 표현한 말이다. 즉 자신의 안전지대를 넘어 미지의 세계로 스스로를 몰아넣고, 편안함을 추구하기보다 용기를 발휘해야 하는 이유를 완벽하게 설명해 준다.


브라운은 우리가 완벽주의를 벗어나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조직을 이끄는 리더를 포함해 수많은 사람이 완벽한 사람이 되거나 완벽하게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우리 인간은 절대 완벽할 수 없다. 브라운은 우리가 실현 불가능한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대신, 모든 일에 탁월함을 지향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왜 그럴까? 완벽함에 대한 추구가 오히려 성공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건강한 노력과 완벽함의 추구 사이에 놓인 차이를 이해하는 일은 당신 앞에 설치된 갑옷을 걷어내고 삶을 개선하는 데 중요한 요소다. 연구에 따르면 완벽주의는 성공을 방해할 뿐 아니라 우울함, 불안, 중독, 삶의 마비 같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한다.


자기가 반드시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내려놓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라.


완전(完全)은 “필요한 것이 모두 갖추어져 모자람이나 흠이 없음”을 뜻하고, 완벽(完璧)은 “흠이 없는 구슬, 즉 결함이 없이 완전함을 이르는 말”이다.

 

평생 필요한 모든 것들을 갖춰 모자람도 흠도 없는 삶을 산다는 게 정말 가능한가? 요즘은 돈이면 삶이 더 완벽해질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정말 많은 듯하다. 하지만, 태어날 때부터 금수저인 사람들조차 마약과 탈선으로 인생을 일찍 망치는 사람들이 많다. 성취하고 만들어가는 즐거움을 모르는 사람들이 그에 따른 희열을 알리없다. 모든 것이 갖춰진다면 절박함도 없을 것이고, 열심히 살아야할 이유도 찾기 힘들 것이다. 무모하고 승산이 없는 일에는 더군다나 생각도 안하고 근처에도 가지 않을 것이다. 


[미완성은 완성을 위한 일이 남아 있다]


완벽을 추구하거나, 모든 것이 준비된 후에 일을 시작하려 하면, 어떤 일도 할 수 없다. 대부분의 일들은 진행하는 과정에서 완성되고 만들어 진다. Start - Up 에 투자하려는 투자사들은 완성된 제품이나 비즈니스를 보고 투자하지 않는다. 잘 세팅된 아이디어나 개념이 갖춰지고 최소한 제품 형태가 만들어지면 성장성과 가능성을 보고 투자한다. 최소한의 제품 형태를 띄는 것을 MVP(Minimum Viable Product)라 한다. 나는 요즘 미완성된 제품에 관심이 많다. 신선하고 참신한 아이디어만 가지고 최소한의 기능만 갖춘 MVP.


If you can't measure it, it doesn't exist.


브라운이 박사과정을 시작할 때 담당 교수가 한 말이다. '측정하지 못하면 존재하지 않는다'란 뜻이다. 물론 석사나 박사과정을 통해 논문을 써 본 사람들은 이 말의 뜻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 알 것이다. 수치로 증명할 수 없으면 논문으로 가치를 증명할 수 없다는 의미 일 것이다. 그런 강박관념이 그녀로 하여금, 모든 것을 근거에 바탕을 두고 이야기하게 만든다. 용기, 취약성, 수치심에 대해 수년 간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본인의 취약성, 즉 불완전성을 인정하고, 갑옷으로 숨기는 것이 아닌, 오픈하여 드러내고 함깨 이겨나가는 사람이 성공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용기(Courage)와 용감함(Bravery)의 차이가 무엇일까? 용기는 진정한 자아에서 시작된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들어낼 수 있는 용기, 그거야 말로 자신의 불완전성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나를 취약하게 만드는 바로 그것이 나를 아름답게 만들어 준다'라고  믿는다.


두렵고, 연약하고, 취약할수록, 완벽함을 추구하려고 한다. 하지만 앞에서 언급했듯이 완벽을 추구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취약함을 느낀다는 것이 살아있다는 증거이다. 용감한 리더는 갑옷을 갖추고 앞장서서 힘차게 싸운다. 그러나 용기있는 리더는 갑옷으로 취약성을 가리지 않는다. 나의 취약성에 대해  용기를 가지고 드려내고, 상대방의 취약성도 사랑으로 감싸안는다. 취약한 부문은 호기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결국 나의 불완전성을 인정하고, 아무런 보상이 없어도 온 몸으로 사랑하는 것, 이것이 진정한 용기가 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