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상옥 Jan 21. 2024

실패하지 않고는 혁신도 배움도 창의성도 불가능하다

bOOk rEview

사회심리학자, 휴스톤대학교 교수, 강연가, TED 2,500만 접속으로 상위 3위에 포진해 있는 브레네 브라운의 대표적인 작품인 '마음가면'은 전 세계 200만 부 판매와 아마존 10년 연속 베스트 셀러를 차지하였고, 우리나라에는 2016년 발행된 이후, 작년(2023년)에 다시 발행 되었다.


브레네 브라운은 수치심(Vulnerability)과 관련된 연구를 15년 넘게 한 결과 취약성, 수치심, 나약함 등 보편적 인간들에게 나타나는 심적 갈등을 숨기고 포장하는 것보다 드러내고 주체적으로 다룰 수 있는 사람이 자유로워지고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마음가면을 벗고 취약성을 드러내는 순간, 수치심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

그녀에게 수치심이란 취약성을 정의하고 해결하는데 가장 큰 영감을 준 사례는 시어도어 루즈벨트의 1910년 프랑스 파리 소르본 대학 강의 ‘공화국의 시민’에서 나온 다음 문구였다고 말한다.


비평하는 사람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강한 선수가 실수를 했다고 지적하거나 어떤 선수가 이러저러하게 하면 더 낫겠다고 훈수나 두는 사람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진짜 중요한 사람은 경기장에 서 있는 투사입니다. 그는 얼굴에 흙먼지와 땀과 피를 잔뜩 묻혀가며 용감하게 싸웁니다. 실책을 범하기도 하고 거듭 한계에 부딪히기도 합니다.

모름지기 노력을 하면 실수도 하고 한계를 드러내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경기장의 투사는 자신의 노력으로 경기를 치릅니다. 그는 위대한 열정이 무엇이고 위대한 헌신이 무엇인지 압니다. 그는 가치 있는 목표를 위해 온몸을 던집니다. 잘될 경우 그는 큰 성취감을 맛봅니다. 최악의 경우라 해도 그는 용기 있는 실패를 하는 겁니다.


한마디로, 뒤에서 훈수나 두고 말로만 하지 말고, 직접 나서서 싸우거나, 행동을 하라는 의미다. 자신은 나설 능력도 용기도 없으면서, 뒤에서 이러쿵 저러쿵 말만 하는 사람은 비겁하고, 겁쟁이일 가능성이 크다. 오히려 다소 부족한 면이 있어도 부딪혀 싸우면서 무너지고, 상처받고  다시 일어나 싸울 수 있는 자가 진정한 승자라는 것이다.


취약성이란 참여하는 것이다. 마음가면을 벗고 온몸으로 뛰어드는 것이다.


취약성은 나약함과 다르다. 우리가 날마다 경험하는 불확실성과 위험과 감정 노출은 선택 가능한 것이 아니다.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건 단 하나, 참여하느냐 아니냐다. 취약성을 받아들이고 그 취약성과 함께 참여하겠다는 의지가 강할수록 우리의 용기는 커지고 목표는 선명해진다. 반면 취약성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 하면 할수록 두려움은 커지고 관계는 끊어진다. 우리가 완벽 또는 무결점 상태가 될 때까지 경기장에 들어가지 않고 기다린다면 어떻게 될까?


다시는 오지 않은 기회를 놓치고, 소중한 관계를 희생시키고, 귀중한 시간을 그냥 흘려보내고, 우리의 재능을 외면하게 된다. 오직 우리만 할 수 있는 독특하고 유익한 일을 할 수 없게 된다. 


'완벽’과 ‘무결점’은 매혹적인 말이지만
인간의 경험에 그런 건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무조건 경기장에 발을 들여놓아야 한다. 


그래서 용기를 내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취약성을 부끄럽다고 갑옷으로 가리고, 담배/술/게임/마약 등으로 마취시켜 순간적으로 벗어나려고 하지 말고, 내가 가지고 있는 부족함과 나약함과 수치심을 드러내고,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온 마음을 다한다'면 비록 실패하고 절망하는 경우가 생기더라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과 회복력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온 마음을 다하는 삶’이란 자신의 가치를 토대로 세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다. 용기와 공감 능력을 지니고,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아침에 눈뜰 때마다 ‘나는 괜찮은 사람이야.’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얼마나 많은 일을 해냈든, 미처 못 해낸 일이 얼마나 많든 나를 긍정해주는 것이다. 밤에 잠자리에 들 때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 나는 불완전하고 취약한 존재야. 때로는 뭔가를 두려워하기도 하지. 그래도 나는 용감한 사람이야. 나는 사랑받고 어딘가에 소속될 자격이 있는 사람이야.’


이 책을 읽고 난 후 소감은 이렇다.


사람은 누구나 숨기고 싶은 수치심과 취약한 면이 있다. 겉으로 강하고 부족함이 없을 것 같은 사람도 내면에는 아프고, 상처받고, 고달픈 말 못할 사정이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드러내지 않고 인내하며 스스로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다. 속으로 끙끙 않는다. 그러다 보면 시간이 해결해 주기도 하고, 운이 좋아 저절로 해결되기도 한다. 하지만 세상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자신 혼자 해결하거나 이겨낼 수 있는 일도 그리 많지 않다. 완벽하거나 완전한 인간은 있을 수 없으니까. 그러니, 자신을 면밀히 관찰하고 분석하여, 부족하고 나약한 것이 뭐가 있는지 정의하여, 내가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것은 과감하게 드러내고 주위 사람들에게 지원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모든 것을 드러내자는 것은 아니다. 모두 드러내면 오히려 상처받는 것이 더 클 수 있다. 자신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 마음을 다해, 매일 기도하는 마음으로 온 몸으로 열심을 다하면, 실패하더라도 후회는 없다. 아니 후회를 하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가 생긴다. 


삶에 있어서, 새로운 일에 도전하려고 하거나, 부모/친구/직장 에서 해결하기 힘든 갈등적인 요소가 있거나, 조직에서 스스로 위축되는 일들이 많은 사람들이 읽고 생각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용기를 복돋어 주는 책으로 추천해 본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