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직장
창조자는 인간이 동물과 구별되는 정신적인 존재로서 자기 삶의 주인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변화의 법칙'을 선물했다. 우리는 마음가짐을 변화시키는 간단한 과정을 통해 어떤 형태의 삶이든 선택할 수 있고, 또 자신이 선택한 삶을 살 수 있다. 이는 누구에게도 도전받거나 빼앗길 수 없는 인간에게 주어진 권리다. 그리고 이 권리는 창조자가 인간에게 부여한 것들 중에서도 가장 소중한 특권이라 할 수 있다. - 나폴레온 힐 -
좋아하는 일을 하면 굶어 죽고,
굶어 죽지 않으려면 좋아하는 일을 포기해야 한다.
좋아하는 일보다는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자. 현실은 냉혹하다. 내가 어떻게 좋아하는 일만 하고 살 수 있겠는가? 요즘처럼 취업이 어려운 시기에는 일자리만 있으면 참고 일을 해야 한다. 참고 견디다 보면 좋은 날이 곧 올 것이다.
이제는 이런 말에 속지 말자. 그동안 우리는 사회가 만들어낸 기준에 의해 살아왔다. 좋은 대학을 나와 좋은 직장에 다니거나, 좋은 직업을 가지면 행복한 것으로 알았다. 그러나 세상 기준에 따라 살아온 결과는 어떤가? 세상은 생각만큼 좁지도 않고, 정해진 직업만 있는 것도 아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이 얼마나 편협하고, 우리가 활동하고 있는 공간이 얼마나 좁은지 울타리를 벗어나봐야 알 수 있다.
인간보다 하찮은 생명체는 미리 주어진 삶을 살아간다.
하지만 인간은 변화의 법칙을 따르며 살아가야 한다.
자연은 오직 인간에게만 변화의 법칙을 제공해서
인간이 우주의 질서에 따라 발전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내가 기다리던 버스가 아닌 다른 버스를 탔거나, 다른 버스로 갈아타야 할 기회를 놓쳤다고 후회할 필요도 없다. 다른 노선으로 갈아탈 환승 정거장은 얼마든지 있다. 때로는 상식도 무시할 필요가 있다. 안정적이고 높은 수입과 쾌적한 근무환경을 직업의 우선순위로 여기는 이 사회의 상식을 벗어 버려야 한다. 세상에서 알아주고 칭송해주는 일만이 직업은 아니다. 정말로 하고 싶어서 그리고 즐거운 마음으로 임할 수 있는 일이면 된다. 그러한 직업을 찾는 것이야말로 인생을 행복하게 살아가는 길이다.
나는 30년 넘게 직장생활을 하면서 4번의 직장 이전이 있었다. 우리나라 직장생활로는 흔한 일은 아니다. 첫 번째 직장은 당시 선택 1순위로 뽑던 급여수준에 따라 금융회사를 택했다. 다행히 대기업에 대한 환상은 없었기에 신생 보험회사를 택했지만, 업계 1등 기업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 두 번째 회사는 업계 1등을 하는 S그룹을 택했다. 역시 기대되로 S기업은 나에게 자긍심과 일에 대한 열정을 불러오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IMF와 뒤이어 터진 카드대란으로 대기업도 어렵지 않게 망한다는 현실을 겪어야 했다. 자의는 아니지만 그룹내 타 계열사와 합병을 함에 따라 또 다른 계열사에서 일하게 된 것이다.
이때부터 예기치 못한 직장생활의 고난이 시작되었다. 소위 말하는 텃새 싸움이었다. 같은 그룹이지만 피합병을 당하는 회사의 직원들은 혹독한 시련을 겪어야 했다. 당시만 해도 일에 대한 열정과 자긍심이 강했던 나는 그런 불합리한 대우를 감당하기 어려웠다. 그러던 차에 다행스럽게도 헤드헌터에서 연락이 왔다. 난 주저없이 과감하게 직장을 옮겼다.
예상치 않은 직장 내 텃세와 불합리한 조직생활이 나에겐 또 다른 기회를 준 것이다. 더군다나 새로 옮긴 직장에서는 월급쟁이의 꿈이라는 ‘1억’의 연봉에 사인하는 감격도 맛보았다. 지금이야 연봉 1억이 흔한 일이 되었지만, 15년 전에 직장에서 연봉 1억은 적지 않은 돈이었다. 당시 나를 뽑았던 인사팀장은 지금은 우리나라 업계 1등을 하고 있는 저축은행 사장님이 되어있다. 난 그 때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는 생각을 뼈저리게 느꼈다. 한 일이 많다기보다 기회가 많다는 표현이 더 나을 지도 모른다.
학창 시절 부모님이나 선생님들은“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에 들어가라, 그래야 대기업에 입사할 수 있다. 대기업에 입사하기만 하면 너의 인생은 편해질 거다. 의사나 판사, 검사 변호사 같은 전문직을 가져라. 돈도 많이 벌고 평생 어려움 없이 편안하게 잘 살 수 있을 거다. 그러니 열심히 공부해라.”라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말씀하셨다. 하지만 이제는 대기업에 들어간다고 해도 평생직장은 없어진 지 오래다. 50대가 되면 회사에서 명예퇴직이니 정리해고니 해서 목숨이 위태롭다고 느낄 만큼 좌불안석에 시달려야 한다. 전문직 종사자들 역시 예전과 같은 수입과 안정을 기대하기 힘든 세상이 되었다. 월 300만원도 못 버는 변호사가 속출하고, 폐업하는 동네 병원들이 늘어나고 있는 세상이다. 이제는 무조건 미래가 보장되는 직업은 없다고 봐야 한다.
세상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성공의 실체는 이처럼 덧없고 불안정한 것이다. 그러므로 세상에서 당연한 상식이라고 말하는 관점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스스로 자신을 바라볼 줄 아는 자세가 필요하다. 타인의 의견이나 가치관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신념대로 삶을 살아갈 줄 알아야 한다. 세상의 상식과 주변의 의견에 휘둘리지 말고 자신의 진로를 결정한다며, 당신은 반드시 평생 직업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일 해서는 굶어 죽기 딱 좋다”라는 말에도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주위에서 하는 조언들은 늘 “잘 살고 싶으면, 안정적으로 살고 싶으면”이란 말로 시작한다.
하지만 안정적이란 말은 당신에게 올가미가 된다. 왜 자식을 무조건 공무원 시험을 보게 하는가? 안정만을 추구해온 그 인생이 현재 행복하게 만드는가? 당신 주위에서 충고랍시고 말 많은 사람 중에는 꿈을 포기한 사람이 많다.
아마도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안정적으로 사는 인생과 좋아하는 일의 배고픔이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만큼 이미 오염되어 있고 자신을 속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정직한 불편보다 안락한 위선을 택하지는 말아야 한다. 정직은 잠깐의 불편 뒤에 긴 기쁨을 가져오고, 반대로 위선은 잠깐의 안락 뒤에 기나긴 괴로움을 가져온다.
그러나 먼 훗날의 이득보다는 눈앞의 불편이 더 커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당장의 이익을 선택하는 것은 미래를 담보로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진짜 자기의 삶을 키워 갈 용기가 필요한 것이다. 그것이 바로 진정한 행복으로 인도해 주기 때문이다. 대기업에 입사해서 언젠가 임원이 되겠다는 것이 목표가 될 수는 없다. 설령 이런 일이 이루어진다고 해도 결코 보람과 행복을 자동으로 보장하지는 않는다. “어떤 일을 할 것인가?” 와 같은 질문의 답이 되는 일이 평생 직업이 되어야 한다. 먼저 평생 직업에 대한 자각이 필요하다. 그 자각은 세상의 시선에서 벗어난 자신만의 관점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나는 50을 바라보는 시점에서 과감하게 잘다니던 대기업에서 탈출하였다. 더 이상 늦추면 새로운 인생, 내가 주인되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을 수 없다는 절박함이 안락하고 편안한 삶을 포기하게 만들었다. 지금 같은 안락한 삶을 몇 년은 더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스스로 직장을 그만두지 않는다면, 한직으로 물러나거나, 직책을 잃는 조금은 굴욕적인 상황에 직면하게 되겠지만, 회사가 망하지 않는 한 몇 년간의 생활은 유지될 것이다. 하지만 더 이상 직장이 평생 보장될 수도 없고, 더군다나 그동안 내가 살아왔던 삶이 내가 주인된 삶이 아니란 것을 안 이상 더 머무를 수는 없는 것이다. 그렇게 나의 평생 직업 찾기는 시작되었다.
그리고, 50대를 작은 중소기업에서 치열하게 살아왔다. 그동안 현장에서 체득한 경험과 새로운 지식을 토대로 빅데이터와 관련된 책을 쓰고, 직접 컨설팅을 수행하며, '빅데이터 시장'을 개척해 왔다. 이제 또 다시 조만간 도래할 60대를 준비하려고 한다. 33년간의 월급쟁이를 청산하고, 이제 내가 스스로 일을 만들어 스스로 고용하고, 일자리도 만들고, 누구나 즐겁게 함께 할 수있는 조직도 만들어 보고 싶다. 누가 누구를 지위하고 통제하는 곳이 아닌, 서로 더불어 함께 하고, 조직을 하나의 '사다리'로 삼아, 딛고 올라, 꿈을 펼치고, 서로 피터지게 싸우는 경쟁사회가 아니고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삶을 살고 싶다. 기존에 존재하는 시장이어도 상관없다. 독보적이고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이면 충분하다. 스티브 잡스가 만든 '아이폰'도 세상에 없던 것을 만든 것이 아니다. 기존에 이미 만들어져 있던 제품과 기술을 잘 융합하고, 차별화하여 탁월한 상품을 만들어 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