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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옥 Mar 08. 2024

삶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인생의 모퉁이에서


"훌륭한 생각, 멋진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은 매우 많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저는 남들이 힘들어서 포기할 만한 일도 절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포기하는 대신 거기서 뭔가 배우고 해내려고 끊임없이 노력하였습니다. 실패와 좌절의 경험 역시 인생을 살아가면서 겪는 공부 중 하나입니다. 현실이 슬픈 그림으로 다가올 때면, 그 현실을 보지 말고 멋진 미래를 보세요."


[KFC 창업자 커넬 샌더스]

낡은 중고 자동차를 타고 전국의 식당들을 무작정 찾아다녔다. 자신만의 치킨 조리법을 팔기 위해서다. 하지만 그 누구도 그의 제안을 받아주지 않았다. 그렇게 거절당한 횟수만 무려 1,008번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1,009번의 도전 끝에 첫 번째 계약을 맺을 수 있었다. 그때 그의 나이 68세였다. KFC 창업자 커넬 샌더스의 이야기다.




1970년 한국전쟁으로 1.4후퇴를 한 후 서울에 남은 가족의 삶을 그린 ‘나목’이라는 소설로 데뷔하여 많은 사람으로부터 존경과 부러움을 동시에 받는 소설가 박완서의 등단나이는 마흔이었다.  프랑스 문학 사상 가장 위대한 작가로 꼽히는 빅토르 위고 ‘레미제라블’을 발표한 건 그의 나이 예순이 되었을 때다. '반지의 제왕'톨킨이 예순둘에 발표한 작품이며, 히치콕은 예순하나에 ‘사이코’를 완성했다. 우리가 기억하는 것은 그들의 작품이다. 언제 시작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삶은 부여받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다.

과거는 과거일 뿐, 우리의 삶은 현재에 있고, 가까운 미래에 있는 것이다. 우리 삶을 만들어 가는 것은 '생각'이다. 생각은 상상력과 창조력을 발휘하여 무형의 물질에 그림을 그린다. 생각의 창조없이는 삶은 결코 확장할 수 없다. 자신이 간절히 원하는 일을 상상하고 이미지화하면 뇌 신경 세포는 강한 자극을 받는다. 이 과정이 여러 번 반복되면 신경세포들 사이의 접합부인 시냅스에서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된다. 이 물질이 강하게 지속적으로 분비되고 확산되면, 우리가 마음속으로 되새기는 일이 현실적 경험으로 대치되는 시점이 찾아온다. 생각한대로 살아진다는 뜻이 여기에 있다.


생각(Thinking)에는 힘이 있다. 생각을 무형물질(Formless Substance)에 각인시켜 이미지화하는 것이 '꿈(Dream, Vision)'이다. 뀸을 갈망하는 정신적 경험이 삶의 미래를 기억하도록 촉진하는 힘이다. “난 내 삶의 목표를 반드시 이루어 낼 거야. 내 삶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은 바로 그 일밖에 없어!”라고 날마다 꿈을 되새기며 실천해 가면, 꿈으로 향하는 생애 궤적이 현실의 흔적처럼 다가오는 순간이 반드시 찾아온다. 삶의 방향을 가늠하는 첫걸음은 내가 살아갈 미래를 생각하고 구체적으로 이미지화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인생의 코너길 / 헬렌 슈테이너 라이스


우리는 지금 삶의 교차로에 서 있네

우리 삶이 종착역에 다다랐다고 생각하며

그러나 아직 삶은 끝나지 않았네

신은 우리를 위해 더 큰 그림을 준비하셨으니

지금 우리는 잠시 삶의 모퉁이를 돌고 있을 뿐.

신이 우리에게 주신 길은 끝없이 이어지는 부드러운 길

그 길에서는 노래를 잠시 쉬어도 좋으리

노래하지 않고 가는 그 길은

어쩌면 인생의 가장 달콤하고 풍요로운 구간일지도.

그러니 느긋하게 휴식을 취하고

그럼으로써 더 강해지리라

길을 떠나라, 무거운 짐은 신이 함께 진다

당신의 일과 삶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제 겨우 모퉁이를 돌고 있을 뿐.


시인(詩人)이 고통과 슬픔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았던 까닭은 바로 '꿈'을 가졌기 때문이다. 현실은 그녀를 버렸지만 그 꿈은 끝까지 남아 그녀를 기다렸고, 온전히 그녀의 것이 되었다. 그녀는 1,900년 미국 동부의 이리호(Lake Erie) 근처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1918년 '유행성 독감'으로 그녀의 아버지가 사망하는 바람에 대학진학의 계획을 포기하고 돈을 벌기 위하여 전기설비회사에 취직 했다. 헬렌은 1928년에 젊은 은행원을 만나 결혼했지만, 1929년 주식시장의 대붕괴로 남편이 자살하고 만 것이다.

20년 동안 깁슨 카드회사에서 '축하 인사장'을 편집하는 일을 하면서도 그녀는 매일 시(詩)를 쓰면서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또 다시 그녀에게 찾아 온 고통은 '퇴행성 질환'이 괴롭혔으나 그녀는 고통을 겪으면 겪을수록 더욱 힘차게 꿈을 꾸며 일을 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은 그녀의 카드 중 하나가 TV 쇼 프로그램에서 소개되어 읽혀지면서 그녀의 시집은 7백만부(部) 이상 판매되었고 마침내 그녀의 꿈을 이루어 주었다.

1981년에 그녀는 세상을 떠났지만 그녀가 사망 전에 발표한 시(詩)들 중 하나에는 그녀가 힘든 시절을 지나오면서 깨달은 '꿈의 교훈'이 기록되어 있다. 그 것이 바로 위에 소개된 '인생의 코너 길(The bend in the Road)'이다.




“살다 보면 삶이 뒤통수를 내리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 순간에도 자기 안의 믿음을 져버려선 안 됩니다. 내가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던 이유도 내가 하는 일에 애정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도 그런 것을 찾아야만 합니다. 그것은 일에 대한 애착일수 있고, 사랑하는 이를 위한 애정일 수도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좌절의 시기가 있다. 하지만 누군가는 좌절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며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반면, 다른 누군가는 별일 아니라는 듯 훌훌 털고 다시 일어난다. 스티브 잡스는 자신이 만든 애플에서 자신이 영입한 스컬리에게 쫓겨나는 그 좌절의 시기에 대해 이렇게 말하였다.


“좌절의 시기야말로 내 인생에 있어 가장 축복받은 때였다는 걸 이제 알 것 같습니다. 삶의 무게는 곧 새로운 출발을 하는 초보자의 가벼움으로 교체되었고, 내 삶에서 가장 중요했던 창조의 시기로 자유롭게 들어가는 계기가 되었으니까요.”


그는 좌절의 순간마다 앞으로 어떤 일을 할 것인지, 또 어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희망의 기준을 세우라고 강조한다. 이렇듯 그는 끊임없는 도전을 시도하며 치열한 삶을 살았다.


[공자는 제자 중 안회를 가장 사랑했다]


공자가 가장 사랑했던 안회가 하루는 공자를 찾아가 질문을 하였다.


“스승님, 제가 노 젓는 법을 배우고 싶어서 사공에게 그 비법을 알려달라고 했더니,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어려운 말을 하지 뭡니까.”

“이해할 수 없는 말이라. 도대체 사공이 뭐라고 했는가?”


“사공은 헤엄을 칠 줄 아는 사람은 몇 번 만에 노 젓는 법을 배울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깊은 물에 잠수를 잘하는 사람은 배를 본 적이 없더라도, 또 노를 한 번도 잡아본 적이 없더라도 금방 배울 수 있다고 했습니다. 스승님, 과연 배도 안 본 사람이 그렇게 쉽게 노 젓는 법을 배울 수 있는 건가요?”


공자는 그제야 사공이 한 말이 무슨 뜻인지 알았다는 듯 엷은 미소를 지었다.


“사공이 말하고자 했던 것은 ‘두려움’에 관한 것이네, 잘 생각해 보게. 헤엄을 잘 치는 사람이나 잠수를 잘하는 사람은 결코 물을 두려워하지 않는 법이네. 그 때문에 설령 배가 뒤집힌다고 해도 문제가 될 게 없어. 그러나 물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아무리 열심히 노 젓는 법을 배운다고 해도 그 실력이 좀체 느맂 않는 법일세. ‘배가 뒤집히면 어떡하나?’라는 두려움 때문에 배움에 집중할 수 없기 때문이네. 그런 이유로 사공은 두려움이 없는 마음이야말로 노를 가장 잘 젓는 비법이라고 말한 것일세.”


그제야 안회는 고개를 끄덕였다.




누구나 처음은 힘들고 두렵기 마련이다. 그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생각만 할 뿐 그것을 실행하지 못한 채 거기서 멈추고 만다. 하지만 그것을 일단 시작하게 되면 우리의 머리와 몸은 그것에 맞춰 적응하게 되고, 생각보다 일이 더 잘 풀릴 수도 있다. 그러니 실천에 대한 두려움은 무시해도 된다. 다만, 무엇을 할 것인지? 무엇을 얻고자 하는지? 명확히 목표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 나이로 60이면 이미 정년퇴임하여 "나이 들면 여행도 마음대로 못해, 하고 싶은 것도 몸이 건강할 때 해야 하는 거야" 하며 관광이나 하고, 골프나 치며 보내는 나이는 아니다. 지금이야 말로 진정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때다. 지금까지는 자라나는 아이들,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 일을 했다면, 이제야 말로 본격적으로 나를 위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때가 된 것이다. 요즘 프리미어리그 경기, 그 중에도 손흥민 선수가 뛰는 토트넘 경기를 보고 있으면, 전반에 골을 먹고, 후반에 역전을 하거나, 심지어 후반 추가시간에 극적으로 골을 넣어 이기거나 비기는 경기를 종종 보게 된다. 이처럼 끝까지 인생도 끝난 것이 아니다. "이젠 끝났어, 포기해라고" 말하는 순간 보기 좋게 경기를 뒤집고 희망의 불씨를 다시 살리는 경우를 우리는 지난 아시안 게임에서도 봤다.


삶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무수한 선택과 욕망 사이에서 갈등한다. 하고 싶고, 갖고 싶고, 이루고 싶은 것이 많다. 그것도 가능한 한 빨리 해치우고 싶어 한다.


삶은 마라톤과 같다. 오르막이 있고 내리막이 있는 그 길 위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넘어졌을 때 다시 일어나는 것이지, 오버 페이스를 하여 빨리 목표를 향해 질주하는 것이 아니다.

목표와 방향만 명확하다면, 힘들 때 잠시 멈춰 쉬었다 가도 좋다. 시간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삶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기 때문이다.


“목표가 확실한 사람은 아무리 거친 길이라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러나 목표가 없는 사람은 아무리 좋은 길이라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 영국의 사상가 토머스 칼라일 -


삶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고 한다. 제대로 된 삶을 살고 싶다면 지금 자신의 삶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혹시 자신의 의도와는 달리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삶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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