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한바퀴
남도한바퀴 다섯째날은 ‘무안 목포 치유여행’을 선택했다.
코스는 광주 유스퀘어(09:30) -> 광주송정역(10:00) -> 무안 물맞이치유의숲 -> 낙지골목 -> 목포 유달산 -> 근대역사관 -> 갓바위 해상보도교 -> 광주송정역(17:45) -> 유스퀘어(18:10) 이다.
다른 금요일 일정으로는
‘광양 봄 나들이’, ‘곡성 순천 역사여행’, ‘함평 신안 임자만났네’ 등이 있다. 광양 봄 나들이는 광양 전남도립미술관, 예술창고, 서천변로, 구봉산전망대, 옥룡사지 등 광양시를 집중 관광한다. 곡성 순천 역사여행은 곡성에서는 섬진강기차마을을 보고, 전통시장에서 점심을 한 후 순천 호국기념관, 기독교선교역사박물관을 방문하는 코스이다. 함평 신안 임자만났네 패키지는 프리미엄 우등을 이용해 24,900원이고, 함평 용천사, 돌머리 해변, 천지한우비빔밥거리에서 점심, 신안 우봉희조룡유적지, 대광해변을 다녀오는 여행이다.
그러나, 당초 계획했던 ‘무안 목포 치유여행’을 할 수 없었다. 안타깝게도 나 포함 그 패키지를 신청한 인원이 3명밖에 없어서 여행이 전격 취소된 것이다. 아마도 광주 시민들은 무안, 목포가 가까운 위치에 있어, 이미 자주 갔던 모양이다. 이처럼 신청 인원이 현저하게 적으면 취소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래서 오늘은 지난 번 목포여행 시 휴무로 관람하지 못한 자연사박물관, 해양유물전시관을 집중 탐방해 보기로 했다. 광주에서 목포로 가는 차편은 20분 간격으로 자주 있다. 시간도 1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지난번처럼 9시 55분 일반버스를 이용했다. 목포버스터미널에 11쯤 도착했고, 터미널 안에 있는 ‘아띠몽’에서 호두과자와 커피로 허기를 달랬다. 아띠몽의 호두과자는 알이 크고, 앙고가 충만한 것으로 유명하다.
잠시 휴식을 취한 후 걸어서 평화광장까지 갔다. 광장에 도착하니 12시가 되었고, 잠시 망설이다, 5,500원짜리 콩나물국밥을 먹으로 들어갔다. 여전히 깔끔하고 가성비 최고의 점심이다. 봄볕이 따뜻하고, 하늘은 맑으니, 많은 사람들이 산책을 하고 있었다. 나는 또 다시 해변도로와 해상보행교를 통해 주저하지 않고, 곧바로 자연사박물관으로 향했다.
지구의 46억년 자연의 역사를 담은 자연사박물관은 1983년 개관하였다. 공룡 화석, 광물, 곤충식물, 포유류, 어류, 해양생물 등 세계적 희귀자료와 서남권의 역사와 문화를 대표할 수 있는 자료를 수집 전시하여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여 약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소요된다.
전시물 중 ‘육식공룡알둥지화석’은 2009년 목포와 신안군 압해도를 연결하는 압해대교 건설 현장 주변에서 발굴된 화석으로 세계적으로 그 산출지가 희귀하며 국내 최초 ‘육식공룡알둥지화석’이다. 또한, 세계에서 단 2점만이 발굴된 공룡 화석 ‘프로네케라톱스’와 ‘콘코랩터’, 그리고 희귀한 해양파충류 등 오랜 지구 역사를 추측해 볼 수 있는 다양한 원본 화석들을 볼 수 있다.
1층 중앙홀에는 트라이아스기 시대부터 백악기 시대의 대형초식공룡 등의 골격이 전시되어 있다. 지질관은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에서 발견된 생명 출현과 진화에 관련된 다양한 화석, 광물, 보석, 운석 등을 전시하고 있다. 황동성, 셀레나이트, 남동석, 홍연석, 쿤자이트 등 광물과 보석들을 한 눈에 볼 수 있으며, 지구에 떨어진 크고 작은 운석들의 실물을 볼 수 있는 것이 신기했다. 세계적 규모의 육식공룡알 둥지화석은 별도로 분리되어 전시하고 있으며, 공룡 시대로의 모험을 경험할 수 있는 4D입체영상이 예약을 통해 볼 수 있고, 다양한 생명체와 관람객이 공존하는 증강현실 사진관 체험이 가능하다.
2층 전시실은 육상생명관, 수중생명관, 지역생태관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육상생명관에는 한국의 양서류와 파충류, 철새, 포유류 등에 관련된 박제 전시물과 두개골, 인간골격 및 식물, 곤충 표본을 전시하였다. 해양에 사는 다양한 생물의 종류와 밍크고래의 전신골격, 어류의 다양한 종류를 볼 수 있는 수중생명관 및 목포지역의 생물들을 볼 수 있는 지역생태관이 있다.
자연사박물관 바로 옆에는 목포의 문예역사를 볼 수 있는 ‘문예역사관’ 있는데, 자연사박물관의 티켓을 끊으면, 이어서 무료로 볼 수 있다. 알고 보니, 한 곳에서 티켓팅을 하면 자연사박물관, 도자전시관, 문예역사관을 하나의 티켓으로 볼 수 있는 통합 입장료였던 것이다. 난 시간관계상 도자전시관은 생략하였다.
문예역사관은 목포의 역사다. 다양한 전시관들을 관람하고 목포를 다시 보기 시작했다. 우리가 알고 있던 것처럼 목포는 항구만 있는 것이 아니라, 깊고 다양한 문화를 향유하는 고장이었다. 문예역사관은 3층으로 되어 있다. 관람 시작은 2층 수석전시실부터 시작된다. 다양하고 희귀한 수석들이 전시되어 있으나, 나의 관심사항이 아니라 대충 흝어 보고 지나갔다. 다음은 오승우 작품관이다.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이자 목포가 배출한 서양화의 거장인 오승우 화백이 기증한 대표작품 100여 점이 전시되어 있다.
하이라이트는 목포의 문화예술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문예역사실’이다. 목포의 소설, 음악, 영화, 소리, 춤 등 역사들이 전시되어 있다. 특히, 이난영의 목포의 눈물은 잠시 과거로 회귀하게 했고, 축음기와 LP판의 모습은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
‘목포의 눈물’은 1935년에 발표된 노래로 민요풍의 가락과 구슬픈 곡조가 잘 살아있어 '남행열차' 와 함께 목포를 대표하는 노래이자 전라도를 대표하는 노래로 남아 있다. 지금도 매년 목포에서는 '이난영 가요제'를 열고 있다. 망국의 한을 표현하는 노래로, 이를 보여주는 '삼백년 원한 품은'이라는 가사가 조선총독부의 검열에 걸리자 '삼백련 원안풍은'으로 바꿔서 발음이 비슷하게 들리도록 바꾼 일화가 있다. 특히 1970-80년대에 상대적으로 차별받던 전라도 사람들의 설움을 달래줬고 전라도를 대표하는 야구팀 해태 타이거즈의 응원가로도 매우 유명했다.
목포의 눈물 / 문일석 작사 / 손목인 작곡 / 이난영 노래
사공의 뱃노래 가물거리며
삼학도 파도 깊이 스며드는데
부두의 새악시 아롱젖은 옷자락
이별의 눈물이냐 목포의 설음
삼백 년 원한 품은 노적봉 밑에
님 자취 완연하다 애달픈 정조
유달산 바람도 영산강을 안으니
님 그려 우는 마음 목포의 노래
깊은 밤 쪼각달은 흘러가는데
어찌타 옛 상처가 새로워진는가
못 오는 님이면 이 마음도 보낼 것을
항구에 맺는 절개 목포의 사랑
건너편으로 넘어오면 '국립해양유물전시관'이 있다. 해양유물전시관은 국가가 운영하는 기관으로 입장료가 무료다. 지난 번 휴무로 구경을 못한 한(?)을 이번에 풀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이야기하면 엄청난 유물과 전시의 규모에 압도당했으며, 황홀한 경험을 하였다. 마침 3월 말까지 청룡해를 맞이하여, ‘용, 바다에 깃들다’란 특별전도 볼 수 있었다.
목포해양유물전시관은 1994년에 개관한 우리나라 대표 국립 해양역사박물관이자 아시아 최대의 수중고고학 전문 박물관이다. 항구도시 목포의 갓바위문화타운에 위치하며, 이곳은 예로부터 서해바다에서 영산강으로 이어지는 바닷길이었다. 전시관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야외의 바다풍경과 ‘멍텅구리’ 등 전통 배들을 만날 수 있다. 또한, 전시관에는 상설전시실(4실)과 기획전시실, 어린이체험관이 있으며, 매년 2~3회 특별전과 테마전을 선보이고 있다.(홈페이지 인용)
국립해양문화연구소는 ‘해양유물전시관’을 운영하는 곳으로, 바다-사람-문화-역사라는 테마 아래, 선조들의 지혜와 발자취를 보여주는 전통문화유산을 전시하고 있다. 연구소는 바닷속 수중문화재의 발굴을 시작으로 고선박(침몰선)과 전통 한선(韓船) 복원, 수중문화재의 보존분석, 해양의 민속, 해양 역사유적의 조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활동을 통하여 연구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 아울러 전시와 교육을 통해 해양문하유산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전시관 가이드북 인용)
바다는 신비롭고 생명력 넘치는 자연박물관이다. 바다에 감춰진 문화유산을 발굴하고 보존하는 ‘국립해양문화연구소’는 전시관을 통해 목포시민뿐만아니라 전국민들에게 해양보물을 알리고 역사의 길 ‘바다’가 다시 복원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항해하고 있다.
1전시실은 우리 선조들이 바닷길을 통해 일궈온 해양교류의 역사와 의미를 살펴볼 수 있는 ‘한국 해양교류’ 전시실이다. 바닷길 진출과 교류, 교역의 꿈, 해상활동의 자취를 볼 수 있으며, 서해와 남해에서 발견된 다양한 종류의 도자기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임진왜란 당시 명량대첩에서 사용한 ‘소소승자총통’과 ‘선환’ ‘노기’ 등을 볼 수 있다.
2전시실은 ‘7백 년의 약속’이란 에니메이션을 통해 신안 바닷속 보물선이 발견된 배경과 중세 아시아 해상교류의 역사를 볼 수있는 영상관을 시작으로 14세기에 난파된 ‘신안선’과 수많은 무역품을 중심으로 해상 실크로드를 소개하는 전시실이다. 신안선은 1323년 중국 경원에서 출발하여 일본 하카타와 교토로 항해하던 중 고려의 신안 앞바다에서 사라진 무역선이다. 그 후 약 7백년이 지난 1975년 신안 섬마을에 살던 어부가 우연히 발견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배에는 당시 세계적으로 유명한 중국의 수출도자기 2만 5천여 점과 금속공예품, 그리고 동남아시아의 향신료와 후추, 고려 청자와 청동거울, 일본 칠기그릇과 도자기 등 총 2만 7천여 점이 실려 있었다. 이 유물들은 고려시대에 바다를 무대로 펼친 중세 상인들의 무역활동을 볼 수 있는데, 이 모든 역사를 전시실에서 볼 수 있다.
2전시실에는 특별히 청룡해를 맞이하여, ‘용, 바다에 깃들다’란 주제로 2월부터 3월까지 작은 전시회를 하고 있었다. 청자로 만든 용무늬 큰 접시, 용모양 손잡이가 달린 청자 물병, 용모양이 들어간 큰 항아리 등 희귀한 자기와 검은빛의 흑유 자기도 볼 수 있다. 전시 한 쪽에는 청룡의 기운이 담긴 행운의 카드를 비치하여 무료로 가져가게 했는데, 청룡은 나쁜 기운을 막고 좋은 기운을 가져다준다고 믿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그 날따라 나에게 ‘예비창업패키지’ 서류심사 통과했다는 메시지를 받게 해 주었다.
3전시실은 우리나라 수중발굴의 시작과 발전을 볼 수 있는데, 수중문화유산을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방법을 통해 찾아내고 인양하는 수중발굴을 체험 할 수 있는 전시실이다. 우리나라 수중문화재 탐사와 발굴 방법, 그 역사에 대해 살펴보며, 바닷속 난파선 발굴현장을 실감영상으로 체험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4전시실은 우리의 배, 한선을 쉽고 재미있게 알아볼 수 있는 전시실이다. 한선의 종류와 항로 등을 알아보고 한선의 형태와 구조를 확인하며, 한선 항해를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직접 운행할 수 있는 체험관을 운영한다는 것이 경이롭다.
이번 목포여행은 지난 번 처럼 대부분 걸어서 다녔다. 광주와 목포 사이만 고속버스를 이용하고, 버스터미널에서 평화광장, 평화공장에서 갓바위를 지나 ‘갓바위 문화공간’이 있는 해양유물전시관, 도자기전시과, 자연사박물관, 문예역사관 등으로 쉬엄쉬엄 유유자적, 목포의 바닷바람과 봄의 따뜻한 햇볕을 받으며, 목포시내를 걸어다녔다. 따지고 보니, 숙소에서 광주버스터미널까지 30분, 목포버스터미널에서 평화광장까지 40분, 평화광장에서 ‘갓바위 문화공간’까지 30분, 왕복으로 3시간 20분을 걸어다닌 셈이다. 대량 10키로 남짓 되지 않을까 싶다. 전시 관람을 다 끝내고 평화광장에서 터미널로 가는 길이 가장 고통스러웠다. 마치 산티아고 고행길을 걷는 것처럼, 왜 이런 쓸데없는 고생을 사서 하지 하는 생각도 했지만, 그런 고통을 이겨내는 것이 삶이라는 마음으로 여행을 마쳤다.
지난 번 남도여행이 그때그때 일정과 장소를 정해 무작위로 했다면, 이번 주엔 ‘남도한바퀴’란 패키지를 통해 정해진 틀 안에서 내 몸을 맡기는 여행이었다. 둘 다 장단점이 있지만, 시간이 촉박하고, 특별히 갈 곳을 정해놓지 않다면, 일주일 단위로 계획을 세워 ‘남도한바퀴’라는 패키지를 통해 평소 가보지 못한 남도여행을 해 보는 것을 추천해 보고 싶다. 그저 몸을 맡기고 오고 가는 버스 안에서, 혹은 찬란한 유적지를 바라보면서 마음과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