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모델의 산증인 이화식
오늘은 한 달에 한번 진행되는 '빅데이터 집단지성' 모임이 있는 날이다. 하이테크정보 김영실 대표주간이 포럼장으로, IT업계 대표적 지성들이 모여 오찬을 하며 세미나를 진행하는 모임이다. 오늘은 특별히 이화식 엔코아 전 대표이사가 '생성형 AI 시대의 그래프DB의 역할'이란 주제로 강의를 하였다.
'빅데이터 집단지성'은 우리나라 IT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이 모여 최신 IT에 대한 트렌드를 공부하고, 각자의 사업 영역에서 적용과 협력방안을 모색하는 친목모임이며 비즈니스 모임이다. 정기모임은 한 달에 한번씩 진행하는 오찬 세미나가 있고, 연초와 연말에 별도의 행사가 진행된다. 매달 오찬 세미나에는 각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내고 있는 전문가, 기업대표, 교수, 공무원 등이 최신 IT 주제를 발표하고, 토론한다.
이화식 대표는 우리나라 IT와 데이터 모델링의 산증인이자 화석같은 존재이다. 1994년부터 2년간 한국오라클에서 기술자문으로 있었다, 1996년 독립하여 엔코아를 창업하여 2023년까지 약 30년을 우리나라 데이터 시장의 발전에 기여하였고, SK 네트웤스에 약 1000억원에 지분을 넘기고 이제는 오픈 DBMS인 '그래프DB'에 푹 빠져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내려 하고 있다.
"지금 국내 IT업계에는 '몽유도원도'를 그린 안견과 같은 화가가 필요합니다. 왕의 꿈과 같은 불확실성을 그려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선 그래프DB와 인공지능이 필요하죠."
그가 집필한 '대용량 데이터베이스'라는 책은 이미 30년 넘게 꾸준히 팔려나가는 그 분야 바이블이 되었고, '한국의 데이터 구루'라 불리는 이화식 전 대표는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여전히 왕성한 학구열로 '그래프DB'에 푹 빠져있다. 2년 가까이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그래프DB를 연구하고 관련 자료를 만들어 새로운 알고리즘을 만들고 있고, 수천개에 달하는 관련 논문을 일일이 검색해 찾아 공부한다. 한번 마음을 먹으면 모르는 것을 알 때까지 끝까지 파고드는 성격 탓이다.
한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남기고, 거액을 손에 넣어 더 이상 수고로운 연구를 하지 않아도 될 나이에, 여전히 열정적인 모습으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려는 명장의 품격과 향기를 흠뻑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25년 가까이 IT에 종사하면서 나의 모델이자, 비즈니스 경쟁자였지만, 이제는 사업의 스승으로 모시고 틈틈히 자문을 받아야할 그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