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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니 Sep 07. 2022

워킹 스터딩맘의 대학원 추천기

대학원 진학을 추천하는 이유

워킹맘은 일하는 엄마를, 스터딩맘은 공부하는 엄마를 지칭하는 말로,
두가지를 함께하는 나는 워킹 스터딩맘입니다:)


가끔 나와 같은 사람들이 있는지 맘카페를 검색해본다.

존재하긴 한다. 엄청 희박한 정도는 아니다. 오히려 내가 평범해 보일 정도로 다자녀의 스터딩맘도 꽤 있다.


재산은 1도 없지만 워킹 스터딩맘의 최적의 가정환경은,

1) 남편이 가정적이며 자신의 성공보다 가정의 평화가 우선인 사람
2) 부모님이 여유로움 = 재정적 여유로움보단 쪼들리지 않고 평화로운 여유로움
3) 아이가 잘먹고, 잘자는 순딩이

, 라고 생각한다.


당연히 이보다 더 힘든 상황에도 어떻게든 의지를 갖고 나아간다면 안 되는 것은 없다. 그것이 꼭 노오오오력이 아닐지라도 어떻게든 시간은 가게 돼 있고 시간이 쌓이면 경험이 축적되고 그 경험이 지속되다 어느 순간 졸업할 것이다.



위의 경우보다 최악이라고 생각한 사람도, 훨씬 나은 환경의 사람도 내가 대학원을 갈 수 있을지, 완주할 수 있을지 궁금해 한다.


자신의 처지에서 대학원을 가는게 이기적인 욕심으로 그칠지, 원대한 미래를 그릴 수 있을지 궁금해 한다. 고민을 털어내는 데 도움이 되길 원하며 글을 쓴다.


네이버 카페에 "엄마 대학원생", "육아 대학원생", "워킹맘 대학원생", "스터딩맘" 등을 검색하면 크게 두가지 종류의 카페글이 뜬다.


하나는, 교육대학원, 상담대학원 등의 특수대학원 카페에 고민글을 남기거나 후기글을 남긴 글이다.
"제가 애가 둘이고 하나는 이제 유치원 들어가고 제 나이는 00살이고, 00교대원 가고 싶은데 될까요?"

"저는 상담으로 일하다가 경단녀 된지 10년이고, 애 둘 초등학교 들어갔는데 지금 입학해서 졸업하면 쓸모가 있을까요?"

등의 내용이 많다.


다른 하나는, 지역맘카페, 대규모 맘카페의 고민글과 후기글이다.

위와 같이 고민을 상담하는 글과 이를 옹호하는 댓글과 게시글이 많다.


특대원이 의약학·인문·사회·교육·상경계열이라면 추천하고 싶다. 일반대학원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아이 유무에 상관없이 직장에 야근이 많고, 본인 나이가 40-50대 이상이라고 고민하시는 분들도 동일하다.


의도가 도피이건, 학벌 세탁이건, 그 두가지 모두 순수하게 얻을 수 없는 걸 알면서도 현재 커리어로는 답이 없어서이건, 본인이 가고자 결심했다면 분명 그에 따른 험난한 여정이 기다릴 것이며 여정의 끝에는 보상이 있기 때문이다.


시작하는 것도 묵묵히 감내하는 것도, 성과를 얻는 것도, 중도 포기하는 것도, 결국엔 다 본인 인생에 남는 거름이 될 것이므로 나는 무조건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Q1. 그럼 나머지 학과는요? 공대는요?

A1. 실험을 하거나 기계를 다루는 공학계열은 제가 가보지 않은 길이라 대답하기 어렵지만 카더라통신들에 의하면 대체적으로 20-30대의 젊은 미혼 학생들이 성취하는 것에 비해 결과물이 미미하고, 졸업 후에도 비교적 젊고 학벌이 높은 석박사들이 많기에 그들을 뚫고 정출연이나 기타 유수의 연구소에 자리잡는 것이 상대적으로 어렵다 한다.


하지만! 나의 의견은 정말, '~카더라'이며 절대 일반화 된 내용이 아니다.


아래는 40대 중후반에 육아를 중간에 마치고, 경력단절 상태로 박사과정을 완주하고, 50대에 포닥(박사후 과정)을 하면서 논문 실적이 우수하여 정규직 교원이 된 박은정 교수의 기사 중 일부를 발췌했다.

출처 링크: https://www.joongang.co.kr/article/22126624#home

5겹 유리천장에 갇혔지만, 세계 1% 논문 쓴 경단녀 박사 [출처: 중앙일보. 2017.11.18]

아주아주 희박한 확률로 바늘구멍을 뚫으신 분이지만, 꼭 뉴스에 날 만큼 대단해야만 하는 건 아니잖은가? 원하는 성취가 있고, 가야할 길이 있다고 믿으면 무조건 'Go!' 하는 것을 권장하고 싶다.


Q2. 나이가 너무 많아요. 아기도 있구요. 주변에 봐주실 분도 없어요. 남편은 바빠요. 할 수 있을까요? 아니, 해도 될까요? 포기하면 돈이 아깝지 않을까요?

A2. 본인이 판단할 문제지만 격려를 드린다면 본인 주변의 모든 환경을 최대치로 끌어올리신다면 불가능 할것도 없다고 본다. 현재 본인이 주양육자라면, 남편이 매일 야근과 주말에도 출근을 한다면, 결국, 돈을 쓸 수밖에 없다. 그만큼의 재정이 가능한지 계산기를 두드렸을때 저축이 1도 없이 가능한 경우, 학위를 2년안에 마치겠다는 목표의식을 갖고 무조건 하겠다, 싶으면 진행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


박사학위든, 석사학위든 사실 수업을 꼬박꼬박 듣는 연한은 3-4개 학기에 지나지 않는다. 1년, 2년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기에 죽을둥 살둥 한다면 불가능한 것은 아닐 것이다.


논문을 쓴다면 시간이 무한정 늘어날테지만 그게 꼭 공장에 나가 일하는 것처럼 손발이 묶여 정해진 시간만큼 어딘가에 갇혀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수업만 들어서 수료만 남는다고 해도 아무것도 안한 시간보다는 나름 의미가 있을 것이다.


훗날, 유학을 결심하거나 취업이나 이직을 결심하더라도 석사수료나 박사수료는 대학원을 아예 안다닌 것보다 인정을 해주기 때문이다.


Q3. 언제 시작해야 할까요? 휴학중인데 언제 돌아가야 할까요?

A3. 많은 분들이 육아나 회사의 프로젝트 등이 걸려있어 지금은 바쁜 것 같아서 시기를 기다린다는 문의가 많았다. 휴학중이라면 하나라도 해결된 상태에서 돌아가면 좋을 것이다.


예를 들어, 임신중이었다면 출산후 3개월이 지나고 몸이 회복했을때, 혹은 맡아주실 분이 계실때처럼 말이다. 회사가 바쁜데 이직을 고려하고 있다면 이직을 한 직후, 입학을 하거나 이직을 하기 전, 퇴사후 입학을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그러다 이직이 안된다면? 대학원 내의 연구인턴이나 다른 학과의 단기 연구원을 구하는 곳에 들어갈 수도 있다. 현재 학교의 대학원생이면 높은 확률로 뽑힐 것이다.


일단, 학생이라는 타이틀이 생기면, 의외로 이것저것 해볼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풀타임 직장인이라서 못해볼 뿐이지, 한 곳에 메어있지만 않다면 얼마든지 도전해 볼수 있다.


아이가 있다면, 지극히 개인적인 입장에서 말하자면, 말을 하기전 아기일때와 학령기 아동일때가 최적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래봤자 나는 이제 겨우 10개월 된 딸이 하나 있을 뿐이다. 아직 학기도 1개밖에 안 지난 워킹 스터딩맘 초보지만 확실히 사리분별을 덜 하는 지금 시기가 비교적 공부에 집중하기 좋다.


그말인즉슨, 아이를 양육해도 5살 아이의 행동반경보다 적고, 그만큼 나한테 집중할 시간이 많다(집안일 제외, 오직 아이만을 두고 봤을때). 5살 아이는 말을 할 줄 알고, 호기심에 질문을 하고, 서로 소통하는 상호작용이 필요하며 머리가 커갈수록 이런 상호작용은 더더 늘어난다.


아이가 어릴수록 손은 많이 가지만 그 손은 다른 양육자들과 나눌수 있고, 아이가 자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을때 논문 한글자라도 더 볼 수 있기 때문에 아기일때가 대학원생 부모가 되기에 적기라고 생각한다.



Q4. 몸이 많이 힘들진 않을까요?

A4. 체력을 기르라고 권한다. 체력은 나쁜음식을 멀리하고, 가볍게 드시고, 스트레칭 자주 하시고, 물 자주 드시고, 폰을 멀리하시면 금방 향상된다. 몸이 힘든게 문제라기보단 습관을 바꾸는 게 힘든 것 같다.


그리고 한 가지를 반드시 포기해야 하는 것은, 가족 외의 친구나 지인 등의 인간관계, 술자리, 취미활동, 이런 것들이다. 가족 또한 정기적 대가족 모임과 명절 여행, 좀 더 윤택한 집안 청소와 살림을 2년만 멀리 둔다면 건강을 해칠 정도로 힘들진 않을 것이다.



Q5. 그만큼 힘을 들인 가치가 있을까요?

A5. 이건 단순히 파트이면서 육아를 하는 사람들에게 국한된 고민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간다면 적어도 등록금 액수만큼은 죽기 전까지 이득을 뽑아낼 수 있다고 전망한다. 한국에 속해있던 더 나은 국가로 옮기던 발전하는 나라에 R&D 사업은 향후 10년이 지난 50년보다 더 확장될 길이기 때문이다. 인문사회, 공학 상관없이 연구라는 단어가 키워드에 걸리려면 무조건 학위가 있어야 한다. 네임밸류, 지도교수, 파트/풀 상관없이 말이다.


학력인플레라는 말이 돌 정도로 대학학벌이 더 이상 예전만큼의 보장된 일자리와 임금을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대학을 더 안 가진 않는다. 오히려 100%에 가까울 정도로 한참 뒤에라도 일을 하면서 학위를 받고 있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으니 말이다.


대학원도 마찬가지다.


비판적으로 보자면, 학력인플레는 그닥 좋은 현상은 아니다. 사회적 현상으로 보자면 기본적으로 학위가 없으면 정말 나의 실력을 발휘할 기회도 얻지 못하게 된다는 슬픈 현실이 닥친다.


그러나 개인의 관점에서는 학위만 있다면 일단 뭐라도 도전할 기회가 주어진다. 다 합격하고 당선된다는 보장은 없지만 로또를 살 기회가 주어지니 로또에 당첨되길 바라볼수 있는 것이다.


해외의 경우, 박사가 아니어도 현장 연구경력이 있다면 충분히 자격을 인정받고 높은 직책을 맡을 공정한 기회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연구경력을 가질 기회조차 돌아오지 않는다. 모든 분야가 다 그렇다고 볼 순 없지만 '대체적으로' 그런 편이다. 오히려 경력을 잘 쌓아서 대학원을 가게 되면 학부 상관없이 다시 20대로 돌아가서 대학교를 2회차로 다니지 않아도 뒤집을 만한 무언가가 발생한다. 바로 이점을 이용해서 학위를 가진다면 일을 하며, 가정을 가진 사회적 나이가 있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주어진다.


기회라는 측면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대학원의 끄트머리라도 생각 안했을 것이다. 하지만 고민한다면, 어느 종류의 기회이던 간에 분명 한 번이상은 학업을 통해 온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


인생을 바꿀 획기적인 기회일지 아닐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부정적인 기회는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이러니 저러니 대학원에 대한 입장이 비슷한 사람들의 고민들을 모아보았다. 답은 정해져 있는 Q&A였지만 결국, 공부가 하고 싶다면 하는 게 맞고, 대학원을 가려는 본인의 이상과 그리 동떨어진 것은 아니라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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