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대학원 수강 등록
입학 환영 전화가 끝나고 일주일이 지나자 계정 생성 메일을 학교에서 보냈다. 거기엔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일괄적으로 등록해 둔 정보가 들어있었다. 수강신청, 등록금 확인, 강의 진행 등을 수행하는 계정이다 보니 일반 홈페이지 가입 절차와 다르게 보안 앱을 따로 깔아서 들어가야 했다.
20여 분간의 기나긴 과정을 거쳐 계정 생성이 무사히 완료가 됐고, 개인정보를 마무리해달라는 요청 페이지에 들어가서 인적사항을 작성했다. 동양의 나라에선 물어보지도 않는 디테일한 개인정보까지 요구했다. 이런 것까지 물어보나, 싶은 자잘한 부분들까지도 수집해가며 마무리는 학생증에 들어갈 사진을 업로드하면 된다.
로그인을 위해선 학교에서 부여한 아이디와 @kcl. ac.uk 구조를 입력해야 한다. kr에 익숙한 한국인인데 uk를 한국에서 입력하는 게 낯설다. 설정이 완료되고 학적 관리 홈페이지를 누르면 내 정보가 전면 페이지에 자동으로 뜬다.
첫 수업은 '보건학 개론'이고, 선택의 여지가 없이 정해진 스케줄에 따라 진행된다. 나중에 선택과목 정할 때만 지정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 개의 과목은 7주간 수업이 진행되며 중간중간 크고 작은 리포트와 에세이가 존재한다. 문제는 'exam'인데 시험을 어떤 식으로 진행하는지 확실하게 감이 안 온다. 시간은 이틀을 주고 시험은 한 시간이다. 아마 집에서 혼자서 알아서 시험 프로그램을 켜놓고 진행하고 나면 자동으로 종료되고 채점한다는 얘기겠지? 오픈북 시험 같은 걸 하려나, 몹시 긴장된다.
이렇게 7주가 끝나면 일주일의 휴식기를 주고 신입생들은 첫 번째 등록금을 납부한다. 등록금은 한국처럼 학기마다 내는 게 아니라 1개의 모듈이 끝날 때마다 지불한다. 들은 수업료만큼 돈을 내는 개념이다. 첫 번째 등록금은 첫 수업이 다 끝나고 지불하지만 다음 수업부터는 수업이 시작하기 전에 지불하는 것으로 스케줄 표에 나와있다. 두 달에 한 번씩 한 달치 월급(2백 얼마?)을 지불하는 셈이다.
대학원 수업 전에는 빨리 시작했으면 좋겠다고 들떴는데 막상 시간표를 맞닥뜨리니 조금 무서워진다. 지극히 환경적인 영향에 잘 휘둘리는 사람으로서 온라인 대학원 수업이 일반 무료 강의들처럼 가볍게 여길까 봐 두근두근하다. 시험이나 에세이도 그냥 대충 말 만들어서 쓰고 시험도 대강 보고 가볍게 볼 수 있는 수업이니 모든 과정을 가볍게 여길까 마음을 좀 무겁게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5월 5일 어린이날, 드디어 시작하는 석사 수업. 가볍진 않지만 너무 스트레스받으며 하지 않고 즐기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