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다] 노예 12년

인간의 자유를 인간이 빼앗을 수 있을까

by 모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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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어떻게 사람을 사고팔며 또한 주인이 될 수 있을까? '노예'라는 단어는 애초에 생기지 아니 만들어지지 말았어야 하는 말이다. 하지만, 인간이 계급을 만들고 권력으로 상대를 무력화해버리고 그 안에서 탐욕이 올라오면서 만들어낸 비극적인 단어 라 생각한다. [노예 12년]은 실존한 솔로몬 노섭이라는 사람이 노예로 12년을 보내고 구출된 내용을 긴장감과 함께 보여주고 있다. 흑인 노예 행방이 있기 전 미국은 북부는 자유 흑인이 존재했고 남부는 아니었다. 솔로몬은 자유인 흑인으로 북부에서 살면서 두 남자가 일거리를 제공해주겠다는 말을 믿고 따라나섰다고 노예로 팔리게 되었다.


아무리 자신이 자유인이라 말을 해도 증명서가 없었고 강하게 주장할수록 돌아오는 것은 폭력뿐이었다. 그렇게 해서 여기저기 노예로 일을 하게 되었는데 솔로몬은 당시 같이 노예로 만났던 사람들의 이야기도 소개하고 있다. 그중엔 다른 곳으로 팔리기 전에 주인이 찾아와 돌아가는 사람도 있었고, 탈출에 성공해 솔로몬의 친척집에 우연히 머물게 되면서 노섭의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이 이렇지 않았다. 엘리자라는 여성은 아들과 딸과 함께 노예시장에 나오게 되었고 아들이 먼저 다른 곳으로 그리고 자신은 딸을 남겨두고 노섭과 팔리게 되었다. 인종을 떠나 부모의 심정으로 어떻게 어린 자식을 두고 갈 수 있을까. 결국 이 여인은 쓸쓸하고 힘겹게 살다가 생을 마감해 마음이 아련했었다.


노섭의 조상은 노예였으나 자유인이 되었고 성실하게 살아왔기에 어디를 가서도 인정받은 일꾼이기도 했다. 또한, 바이올린을 연주할 줄 알았기에 종종 사람들 앞에서 연주를 하곤 했었다. 하지만, 언제나 고향에 있는 아내와 자식을 잊을 수 없었다. 처음 노섭이 노예로 팔려 배에 탔을 때 한 선원이 노섭을 도와주었는데 바로 노섭이 자신이 현재 처한 상황을 편지로 보냈고 구해달라고 내용이었다. 당시, 이 편지를 선원이 보내는 데 성공했으나 노섭이 있는 장소가 정확하지 않아 찾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 노예 신분이 되면 필기구 자체는 보유할 수 없다. 그러니 솔로몬이 노예 생활을 하면서 편지를 쓰고 싶어도 절대 쓸 수 없었다.


다행히 성품이 좋은 주인을 만나 생활을 하기도 했으나 사정이 안 좋아 결국 팔리게 된 솔로몬 마지막으로 만난 에브라는 주인은 술을 먹고 채찍으로 노예들을 때리는 가학적인 폭력을 즐기는 사람이었다. 그곳에서 10년 동안 생활을 했는데 아 정말 노섭뿐만 아니라 그곳의 모든 노예들의 생활은 하루하루가 두려운 나날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노섭이 구출을 도와준 베스라는 남자를 만나게 된다. 베스는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면서 일을 하는 백인이었는데 당시 남부는 흑인 노예를 찬성하는 분위기였지만 베스는 반대로 노예제도 폐지를 주장했었다.


노섭은 일전에 한 백인 남자에게 도움을 청했지만 오히려 노섭의 주인에게 말을 전해 위험에 빠지기도 했었다(물론, 편지를 주지 않았기에 위기를 모면했다). 과연 이 남자를 믿을 수 있을까? 마지막 심정으로 자신이 누구인지 어디서 왔고 납치되었음을 실토했다. 당시, 연락처는 편지밖에 없었기에 베스는 노섭의 편지를 붙였고 법원을 통해 자유인이 증명되면 풀려날 수 있었다. 이때에는 자유인 흑인을 납치하여 노예로 팔 경우 처벌을 받는 법도 있었지만 딱히, 노섭을 판 사람에 대해서는 무죄 판결이 나왔었다. 하여튼, 베스가 보낸 편지가 무사히 고향 땅과 변호사에게 전달되어 12년 만에 노섭을 구출되었다.


12년... 한 사람의 인생이 무너지기엔 기나긴 세월이었다. 노섭은 이렇게 구출되었지만 그곳에 남아있던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또한, 흑인을 인간 이하로 취급하는 백인사회. 물론, 노섭을 인간적으로 대우한 사람들도 있었지만 여전히 차별로 인한 폭력과 상처는 사라지지 않고 있어 100년이나 지난 이 책은 현재 진행형으로 다가왔다. 차별은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문제이며 여전히 곳곳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도 가혹한 폭력으로 사망한 이들을 볼 때면 두려움이 먼저 앞선다.


책을 읽으면서 손이 떨릴 때도 있었고 온 몸에 소른이 돋기도 했는데.... 그저 인종차별이라는 단어를 들을 때보다 이 책을 읽으니 더욱더 심각성을 자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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