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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리아 Mar 12. 2023

[읽다] 살인자와 프로파일러

FBI 프로파일링 기법의 설계자 앤 버지스의 인간 심연에 대한 보고서 


도 서: 살인자와 프로파일러

저 자: 앤 울버트 버지스

출판사: 북하우스 



앤, 우리는 여기에 편을 들려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원래부터도 편드는 건 우리의 일이 아니었어요. 

우리 일은 언제나 복잡한 무언가를 이해될 수 있게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일은 언제나 진실을 찾는 것이었어요.

-본문 중(레슬러)-



국내 프로파일러의 시작은 2002년으로 이 사실을 알고 나서 너무 늦었고, 그리고 그렇게 오랜 시간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한동안 미드(미국 드라마)를 통해 대중에게 알려지면서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관심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오늘 <살인자와 프로파일러>를 읽으면서 두려움, 공포감, 무거움, 섬뜩함 등 두려운 표현들이 종종 나를 자극했다. FBI 프로파일러 창시에 도움을 준 인물로 이 기관에서는 대부분 남성이었는 데 유일한 여성으로 참가를 하게 되었다는 점이 먼저 끌렸다. 1980년대 제1세대 프로파일로가 FBI에서 탄생되었으나 그 전에 테튼과 멀레이니라는 두 사람은 이미 '프로파일러'의 개척자다. 물론, 체계적이지는 않았으나 두 사람이 있었기에 '프로파일러'가 존재 하게 되었다. 앤은 실습으로 갔던 한 병원에서 그곳에 있는 여성 대부분들이 강간 피해자들임을 알았고, 여기서 피해자와 가해자(왜 범죄를 저질렀는지) 양쪽 모두를 보아야 한다는 점을 깨달았고,  더 깊이 연구하게 되면서 관련 논문을 발표하며 대학 교수가 되었다. 그러던 중 FBI인  더글라스와 레슬러(1세대 프로파일러)와 만나게 되면서 행동과학부를 만들고, 앤은 그동안 쌓아온 심리(범죄심리,피해자의 심리 등)를 활용하게 되었다.




책은 본문으로 들어가기 전 서문에서 범죄의 피해자들의 진술, 가해자들과 상호작용한 내용 등을 포함하고 있는 데 어쩔 수 없이 끔찍한 범죄 상황도 포함 되어 있다고 안내한다. 그렇다 이 책은 단순히 앤이 참여한 사건을 두고 흥미롭게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을 .... 그럴수도 없을 뿐더러 범죄 자체가 범위가 있을까? 특히, 성폭력은 너무 만연하게 퍼져있었으며 앤이 활동한 1980년에도 강간 피해자들은 그저 여성의 잘못인 것처럼(옷이 야하다 등 ) 인식이 되어 피해자가 일상 생활이 어렵더라도 법정에서 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더 무서운 건  모든 범죄의 궁극적인 목표는 살인이 된다는 걸 알게 되었다. 프로파일러의 임무는 현장요원처럼 용의자를 찾는게 아니라 더 큰 사건이 되기 전에 초기에 진압을 하는 것이다. 앤은 더글라스와 레슬러 두 사람을 만나면서 범죄심리를 넓히고 더 나아가 범죄피해자학, 언어심리학, 프로파일링 기법을 정립했다. 




대부분의 사건은 성폭력을 수반하고 있는 데 이는 피해자가 여성(나이를 불문하고서 말이다)이다. 앤이 속한 행동과학부엔 더글라스와 레슬러 외에 래닝, 그녀를 FBI로 데려온 헤이즐우드가 있다. 각자마다 특성이 있는 인물들인데 특히, 래닝은 아동 범죄 분야 전문가로 법정에서 피해자와 독립적으로 사건을 수사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 문장을 보면서 오래 전 국내에서 일어난 아동 성범죄 사건을 법정에서 피해자와 가해자를 대면시켰던 것이 떠올랐다. 하여튼, 행동과학부는 FBI가 인정한 부서가 아니었으며 가욋일을 하는 것이었고, 미제사건(장시간 해결되지 않는)을 맡게 되면서 서서히 알려지게 되었다. '범죄 현장 읽기'라는 말이 있다. 사건이 일어난 현장을 보존 해야 하는 건 그 속에서 가해자의 심리, 사건의 패턴 ,사고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적었듯이 프로파일러는 현장 요원이 아니다 사건 현장에 남겨진 것을 토대로 용의자를 좁히는 것이기에 현장을 보는 것(피해자 사진, 사건 현장 등)은 중요한 자료다. 


책은 또한 이들이 의뢰를 받은 사건을 두고 용의자의 인적사항(어떤 인물인지...)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 부분을 보면서 점성술사도 아닌데 추리해 가는 모습에 놀랐다. 한 인물을 소개하는 데 순간 셜록 홈즈인가 싶은 사람으로 그는 '역심리학'을 이용해 가해자의 작문 스타일, 폭탄을 사용하는 것을 보고 다른 문화권, 태생 등을 알려주면서 폭탄 테러범을 잡게 도와주었다. 훗날 프로이트식 정신분석학자가 되었다는 데 그에게 잘 어울린 직업이다. 물론, 관련분야에서 노력을 했기 때문인데 여기엔 이미 수감된 범죄자들을 만나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데 어린 시절, 행위를 하게 감정과 그 후의 생각 등 데이터를 만들면 흉악범의 행동을 이해하고 역이용해 무기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가해자들의 생각을 이해할 수 없고 이상하다고 할 수 없는 건 이런 생각이 그들에겐 지극히 정상이라는 사실이다행동과학부의 시점이 바로 이것이었다. 


앤의 일화 중 강간살해범(월리스-유일하게 범죄자 이름을 적음)에 대한 심리를 가해자 측 변호사에게 요청을 받은 일이 있는 데 대부분 검사 측에서 연락을 하니 놀랄 수밖에 없었다. 결국 수락하게 되면서 만나게 되었는 데 먼저 그에게 보여준 건 ' 남성이 그 여성의 커다란 가슴에 사냥용 칼을 들이대고 있었고, 여성은 두려워 움츠린' 모습의 잡지였다. 그런데 그 남성에겐 표지 속의 남성이 즐기는 것처럼 보인다고 했다. 계속해서 보여준 다른 잡지 역시 시선은 가해자의 입장이었다. 앤은 성폭력이 성 적인 행동 자체에 대한 행위라기보다 권력과 통제에 대한 행위라는 사실임을 피력했고 이로 인해 의료기관, 수사관, 사법 시스템 등 피해자를 대하는 방식이 바뀌었다. 그러나 편견에 갇혀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었던 사건도 있었는 데 소년들이 실종 및 시체를 발견되는 일이 연이어 일어났다. 범인은 그 마을에 사는 남성이었는 데, 용의자에서 제외가 될 수 있었던 건  '낯선 사람'이 아니었다는 이유 하나 때문이었다. 행동과학부에 요청해 해결한 사건으로 앤이 요원들에게 강의를 하면서 말한 "무언가를 가정한 채로 접근하지 말라고 당부하고 싶어요. 그것은 도움보다는 해가 됩니다"에 딱 들어맞은 사건이었다.


 연쇄 폭탄테러범, 무차별성폭행범, 아동성범죄 등 앤이 속한 조직의 도움으로 사건 해결이 되면서 이들의 존재가 알려지게 되었지만 윗선에서는 아직도 불안하다. 그렇지만, 결국 인정과 추가 요원을 받게 되면서 지하에 있던 행동과학부가 지상으로 올라오게 되었다. 하지만 문제는 범죄는 나날이 지능화되면서 발전이 된다는 점이다. 행동과학부로 인해 범죄자를 잡을 수 있게 되면서 대중에게 '범죄자를 향한 맹신(여러 의미로) 생기게 되었고 하나의 트렌드처럼 자연스럽게 대한다는 점이다. 피해자가 느낀 말 할 수 없는 인생의 상실감을 뒤로하고 말이다. 이제는 수사관들에게 도전적으로 메시지를 보내는 범죄가 늘어나면서 앤은 연쇄살인범 연구에서 얻은 것을 알려야 하는 책임감을 느끼게 되면서 윌리스(앞서 재판에서 증언한) 변호사 측의 전문가 증언 요청을 하게 되었다. 이는 연쇄살인범이 잔인한 괴물이 아닌 더 복잡한 인물임을 말하면서 배심원뿐만 아니라 사람들에게 어린 시절의 폭력과 심리가 서서히 살인자로 되어가는 과정을 알려주었다.  



내게 이 일의 목적은 언제나 피해자였다.
-앤 울버트 버지스-




마지막 앤이 이 일을 하는 목적이다. 앤을 비롯한 행동과학부 요원들 역시 인간으로 깊은 심연에 빠질 수가 있다. 끔찍한 내용에 몰입하면서도 감정이 뒤흔들리지 않도록 거리를 두었으나,  앤은 그렇지 않았음을 고백한다. 쉽지 않은 그 길을 걸었던 앤 알버트 버지스. 프로파일러와 한 사람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생각하게 한 도서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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