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다-5] 공중전화 부스가 사라지다

by 모리아

출근길 버스 안에서 공중전화기를 수거하는 인부들을 봤다. 문득, 공중전화기도 사라지네... 이런 생각이 스친다. 지금은 아이들도 스마트폰을 사용하니 굳이 거리에 있는 이 전화기를 사용하지는 않는다. 아마, 공중전화기를 사용해 본 있는 사람이라면 나와 같이 아날로그 시기를 겪었을 테다. 문득, 20대 초반 친구에게 공중전화로 전화를 걸었던 기억이 떠오른 데 이상하게 이 한순간의 기억은 사라지지 않고 오랫동안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당시 친구집에 방문하려고 공중전화기로 전화를 했다가 친구가 약속이 있어 만나지 못했는 데 내 전화가 온 후 바로 약속이 취소되었다고 한다. 그때는 핸드폰(스마트폰이 아닌)이 없어 나에게 전화를 할 수 없었다는 것. 나 역시 안된다고 했으니 다시 전화할(공중전화로) 이유가 없었다. 그날 그렇게 만나지 못했고 훗날 친구는 당시 상황을 아쉬운 마음을 담아 나에게 들려주었던 게 오랜 시간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는다.


집 근처 버스 정류장에 공중전화기가 있다. 전에는(오늘 아침까지는) 낡아서 이제는 쓰지도 않는 것으로 생각을 했는데 오늘 아침 수거하는 모습을 보니 '공중전화기'라는 물체가 아닌 '추억'의 한 부분이 수거되는 느낌을 받았다. 책으로 비유하면 새 책을 만날 수 있는 서점은 무슨 책이 있고 앞으로 어떤 재미를 줄지 라는 상상을 하는 반면 헌책방은 그 책이 어떻게 살아왔을까? 깨끗하지 않은 표지를 보면 책 주인은 책을 함부로 다뤘네 등 별의별 생각을 한다. 그러니 요즘 과거 없이는 현재도 미래도 없다는 말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누구에게나 과거는 존재하고 그저 그것을 앞으로 나갈 거름으로 쓸 것인지 아닌지는 본인의 몫이다.


변화하고 사라지는 것은 언제나 아쉬움을 주지만 그 안에서 또 다른 기억과 추억을 만들어가니 너무 과거에 얽매이지 말아야 한다. 공중전화기는 사라졌지만 그 자리에 무엇이 있을지.. 물론, 아무것도 없을 수도 있지만 그 나름대로 또 거리의 모습 속에 서서히 녹아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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