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 이동을 하면서 사무실이 가까워 출퇴근을 걸어서 다닌다. 산책을 좋아하고 운동을 하는 습관을 들이면서 걷기를 시작했다. 대중교통은 빠른 대신 한편으론 복잡한 그 상황으로 인해 몸은 가만히 있지만 정신은 어지럽다(어쩔 수 없는 현실이지만). 어제 퇴근을 하면서 늘 지나는 다리 가운데서 보이는 강을 찍어봤다. 강을 사이에 두고 두 시로 나누어지고 즐비한 아파트를 보면서 이제는 익숙한 풍경이 되었다. 아날로그를 거치 세대라면 아파트보단 주택을 많이 접했을 테다. 나 역시 그렇고 말이다. 그래서인지 고향에 가면 어릴 적 보던 흔한 풍경은 사라지고 보이는 건 누가 높이 올라가는지 경쟁하는(?) 아파트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MZ 세대들에겐 당연하게 보이는 풍경은 누군가에겐 낯설고 옛 모습을 그리워하게 한다. 어느 것이 옳고 나쁘다는 게 아니라 사람마다 살아오면서 주위에서 겪었고, 봤던 그 모습을 그리워하는 게 당연함을 말하고 싶다. 그러나 제 자리에 정체되어 있는 것은 없다. 모든 것은 변하기 마련이고 심지어 영원할 거 같은 인간의 마음마저 변하는 데 하물며, 인간이 만든 사물(모든 것)이 그대로일까?
최근 직장 동료를 만났다. 메신저로 인사를 전달하지만 직접 만난 건 몇 년 만인지... 서로의 안부를 묻는데 최근 몇 달 동안 힘들었던 일을 말하는 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지인은 기존에 알았던 사람들이 '절대 그렇게 할 사람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말했다. 사무실에 같이 근무하던 사람들과 보이지 않는 불편함이 있는 데 원인을 다른 쪽으로 찾으려고 하기에 우선 조심스럽게 말을 건넸다. '절대 변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라고 하면서 말이다. 물론, 올해 내가 겪었던 사건을 같이 들려주면서 나 역시 설마 했었지만 의도치 않는 일을 겪게 되었다고 말이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사람들과 크게 틀어지는 일은 쉽게 겪을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한국 문화 중 '정'이라는 게 있다. 이는 섣불리 무시할 수 없는 것인데 가족이 아닌 타인과 관계를 맺다 보면 갖게 되는 감정이다. 네가 아닌 우리라는 문화가 퍼져 있는 국내에서는 이를 무시하기란 어렵다. 그러니 지인의 마음은 오죽할까? 하지만, 그 과정을 겪지 않고서는 겪을 수 없는 감정이며 나 역시 직접 겪고 나서야 깨달았던 것이다. 시선을 자기 계발로 돌려서 말한다면 변화는 삶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물이 흐르지 않고 고여 있으면 썩듯이 모든 만물은 변하는 것을 거부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무조건 변하는 게 진리라는 말이 아니다. 이건 어쩔 수 없는 흐름이라 이에 대응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변화를 두려워해서 자리에 머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때가 있다. 그러나, 변하지 않으면 변질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변함은 결코 큰 것에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작은 것에서도 가능하며, 더 나아가 거부할 수 없는 것이니 수긍하면서 살아가야 하는 게 맞다. 그러고 보면 삶은 한순간도 고정되어 있지 않다. 그러니, 매일 같은 일상이어도 그 안에서 소소하고 작은 일상의 변화를 찾아보는 것도 삶의 즐거운 한 부분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