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목표를 정할 때 과연 마지막까지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처음 듣는 건 어쩔 수 없다. 다이어트나, 공부 등 목표만 보더라도 무의식에 '과연'이라는 단어가 숨어 있다 보니 성공을 한다는 건 엄청난 노력이 들였다는 사실이다. 예전에 면접을 볼 때 자기소개서를 썼는데 그때마다 썼던 내용은 성향이 외골수로 한 가지 일을 시작하면 끝까지 한다고 했었다. 그리고 최근 이런 점을 깨닫게 되었는데 그렇다고 해서 일을 잘한다는 의미는 전혀 아니다. 사람마다 일하는 성향이 있는 데 난 일이 주어지면 '그 일'을 끝내고 다음 일을 하고 싶은 부분이 강하다. 그렇지만 일의 특성상 이거 하다가 잠깐 다른 일도 할 수가 있는 데 그럴 때 은근히 스트레스가 쌓인다. 하지만 어쩌겠나.... 업무가 그렇다는데.
그리고 최근 자리 이동을 하면서 전 책임자(표현을 하자만)가 일을 제대로 해 놓지 않아서 한 달 가량 일 수습을 할 수밖에 없었다. 가장 기본적인 업무조차 해놓지 않아서 오히려 조금만 일을 해도 '칭찬'을 들을 때마다 당황스러웠다(내가 결코 일을 잘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리고 어제 자리 이동 후 문제가 되었던 것을 해결했다. 그 순간 후련함도 있었지만 동시에 왜 끝까지 하지 않았을까... 그저, 내가 해결했기에 이런 생각이 들었던 것일까? 사실 나라서 가능했던 것이 아니라 그 누구라도 이 일은 가능했던 것이다. 하여튼, 해결한 시점에서 내가 포기하지 않고 했다는 것에 스스로 놀랐다.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니라 그래도 어떡해서든 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해 마무리를 할 수 있었다.
누구든 목표를 정하고 미래를 준비한다. 여기서 목표란 결코 큰 것만 의미하지 않는다. 변화는 작은 일상에서 발견하고 그 안에서 시작이 되기 때문에 감당하지 못한 목표보다 도달할 수 있는 것으로 시작해야 한다. 이렇게 하다 보면 자신이 원하는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 인생은 결승점이 없어 중간에 더디더라도 발걸음을 멈춰 서는 안된다. 또한, 자신이 생각한 목적지가 아니어도 실망해서는 안 된다. 사람이 살면서 경험한 것들은 언젠가 반드시 자신에게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최근 조카가 말을 하기 시작했다. 동생에게 웃으면서 "애, 방언 터졌다"라고 할 정도로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내뱉는 데 그중엔 뚜렷하게 들리는 단어도 있다. 그런데, 어디서 들었는지 자꾸 "못해"라는 말을 하는데 말뿐만 아니라 행동 역시 그렇게 한다는 사실이다. 이제 겨우 2살이 되는 시점에서 단어의 의미를 알고 한다는 것에 당황했다. 같이 하면서 "할 수 있다" "했다"라고 앞에서 말을 해도 자꾸 "못해"라는 말을 하니 이모로서 어떻게 해야 하나 싶었다. 하지만, 이 아이가 이 모습으로 멈추는 게 아니라 앞으로 성장할 시간이 한참이나 남았기에 걱정보다는 같이 다른 단어를 알려주고, 말만 하는 게 아니라 행동도 같이 보여주면서 놀이를 할 거다(왜? 이모는 너를 포기하지 않았다).
포기하지 않는 것의 의미는 자신이 정한 목표에 도달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때론 다른 길을 가야 할 때도 멈추지 않는 것이다. 인생은 매 순간의 선택이다. 그렇기에, 의도한 길로 가지 못할 때 거기서 멈추는 게 아니라 잠시 호흡을 하고 새로운 길로 가야 한다. 그래서 요즘 난 어느 길(?) 끝에 도달했을 때라도 끝이 아니라 다시 새로운 길의 시작인 것이라 생각하고 늘 마음에 새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