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가 일주일 내내 하늘을 뒤덮었다. 비는 한 방울도 내리지 않았다. 바람 한 점 없었다. 창문을 열면 방독면을 써야만 할 것 같았다. 주말만 되어라. 곧바로 이 도시를 탈출하리라. 미세먼지로부터 최대한 멀리. 그렇잖아도 남편과 둘이 여행한 지가 오래 되었다. 마지막 여행이 언제였는지 기억도 안 난다. 부여에서 차박을 한 게 마지막이었나, 양평 두물머리에서 연핫도그를 먹은 게 마지막이었나. 이제 한 번 떠날 때가 되었다. 이사, 장례, 작품활동, 사업 등등 그동안 두 사람 모두 너무 정신없이 살았다. 미세먼지를 핑계로 피신하는 거다.
그래서 결정한 곳, 강릉. 동해안의 밤 풍경이 눈앞에 아른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