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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한 전업작가 생존기
4. 전업작가가 되면 생존능력이 생깁니다.
살아남기 위한 머리 굴리기
by
이해솔
Aug 11.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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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업작가 선언은 올해 5월에 했지만, 내가 퇴사한 시점은 2019년 5월 31일이다.
그리고, 나는
2019년 9월부터 2022년 8월까지는
3년간 전업으로 먼저 공인노무사 시험을 준비했었다.
바뀌기 전 한국 나이로 32살에 공부를 시작했는데,
당시 주변을 둘러보면 보통 그 나이에는 독립해서 결혼을 하거나 자신만의 경험자산을 안정적으로 쌓아나가고 있었다.
그러니까 20대에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과는 매우 다르다는 의미다.
주위의 시선
을 이겨내야 했고, 당연히
가족의 걱정과도 마주해야
했다.
그리고 그 걱정
처럼 나는 2022년 11월, 3년간 준비한 공인노무사 2차 시험에 최종 불합격하고 말았다.
불합격이라는
결과와는 별개로
, 시험 준비
과정에서도
나는 내면에서 올라오는 자격지심과 싸워야 했다.
현실적으로도 퇴사 전에 모아둔 돈이 언제 바닥에 닿을지 모를 일이었다.
나는 자격지심을 이겨내고 좀 더 공부에 집중하기 위해 매년 2차 시험 결과를 기다리는 두 달의 기간 동안 산티아고 순례기 원고를 브런치에
쓰고, 매주 공부를 하루씩 쉬는 휴일에는 중고시계 거래를 하기로 했다.
그 결과물로 나타난 것이 산티아고 순례기 출판사 투고와 중고시계 차익거래로 벌어들인 천만 원의
수익이었다.
산티아고 순례기 투고는 성과가 없는 시험 기간 동안, 뭐라도 하나 성과가 있으면 자존감을 지킬 수 있을 것 같아서 시작한 일이었다.
그 결과, <나는 왜 산티아고로 도망갔을까> 원고 초안을 완성할 수 있었다.
원고는 초안을 다듬는 기간을 거쳐 1년 반 만에 올해 1월 출판사와 기획출판 계약을 마치고 7월 출간으로 이어졌다.
중고시계 취미
를
통해서도 실물재테크에서 깨달은 차익거래 개념을 주식 시장에 적용해, 시운을 잘 타서 2020년 초부터 2022년 초까지 평균 연 30%의 수익을 2년 간 누리고 주식 시장을 나올 수 있었다.
출판사 투고야 그렇다 치고 중고시계는
지금 생각해 보면
조금 옹졸해 보이기도 한다. 명품을 손목에 올리고, 그걸
또
사고팔아 벌어들인 수익에 의존해서 자존감을 지켰다니
말이다
.
그렇지
만 결국 나는 그렇게 자격지심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 친 결과로 오히려 퇴사하기 전 보다 더 많은 통장 잔고를 보유하게 되었고, 책도 출간할 수 있었다.
그리고
올해 5월, 전업작가를 선언한 뒤에는 다시 내 자존감을 지키며 생존하기 위해 마케팅을 배우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자연스럽게 다음 책을 준비하기 위한 원고를 완성하고 있고, 강연자로 포지셔닝하기 위해 인사교육담당자로 일할 때의 경험을 끄집어내고 있고, 웹소설도 출판사에 투고하고 말이다.
여전히 주위에서는 내 걱정을 놓지 못한다.
'
출간은 축하할 일이나
앞으로 어떻게 먹고 살건지'
에 대한 걱정이 들려오고,
'지금껏 쌓아 올린 경력'
이 아깝지 않냐며
재취업
을 하라는 조언이 들어온다.
나는 괜찮은 척을 하지만 여전히 자격지심 및 불안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나는 이번에도 기대하기로 했다.
이번 자격지심은 나에게 어떤 선물로 이어질지 말이다.
오늘이 불안한데 행복하고, 삶이 계속 이어지는 기분이
어
서 이제는 자신감이 생겼다.
불안할지언정, 내 삶을 나의 책임과 의지로 이어갈 자신 말이다.
안정적 직장에서 퇴사 후 전업 작가가 되었지만 다시 생존하기 위
해
머리를 굴리는
내 눈은 빛나고, 내 얼굴은 즐겁고, 내 머리는 현재 목표와 다음 목표를 끊임없이 탐색하고 있
다.
감사하게도 내가 살아오며 겪은 모든 경험이 놀랍게 생존에 도움이 되고 있다.
살아서 살아가고 있다는 기분이 반
갑
고, 나의 내면은 나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다.
'이 길이 너의 길이 맞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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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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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솔
직업
출간작가
여행의 위로
저자
<나는 왜 산티아고로 도망갔을까>, <여행의 위로 - 북유럽에서 나를 찾다> 저자, 에세이 작가 & 웹소설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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