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배출한 전설적인 축구선수.
손흥민 선수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 같습니다.
저는 축구는 잘 모르지만 세계 최고의 무대인 영국 프리미어 리그에서 연일 성과를 내는 손흥민 선수의 소식은 꼼꼼히 챙겨보고 있었습니다.
사실 굳이 손흥민 선수가 아니라도 상관이 없었을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피겨를 하는 김연아 선수의 소식을 찾아봤고 때로는 미국 메이저 리그의 강정호 선수였고 박지성 선수와 아주 어릴 적에는 박찬호 선수로까지 이어집니다.
흔히 말하는 국뽕 감성.
그러니까 그 선수의 플레이에 관심을 가지기보다는 국뽕을 채워주는 존재에 대한 환상을 가졌던 것 같습니다.
이 국뽕이라는 감정은 아주 좋은 스트레스 해소 수단이었습니다.
제가 직접 플레이를 하지 않는데도 실제 선수들이 느끼는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 같았고 이런 선수분들 덕분에 하루종일 행복한 적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지금 와서 굳이 훌륭한 한국 선수를 '추앙'하다시피 하는 행동을 끊기로 생각한 이유는요. 뭔가 스스로를 더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고 싶어서입니다.
예를 들어 제 하루 일과 중 스트레스가 생겼을 때의 루틴은 이렇습니다.
일 -> 스트레스 상황 발생 -> 참으면서 일을 하다가 식사 시간 등 휴식이 주어지면 홀린 듯이 인터넷 뉴스 스포츠란을 클릭 -> 스트레스 상황을 해소
그런데 스트레스 상황을 매번 타인의 성과(국뽕 상황)로 지우며 생활하면 어떻게 될까요?
저의 경우에는 점점 내면을 관찰하는 방법마저 잊어가고 있었습니다.
화들짝 놀라 다시 며칠간 스스로를 관찰한 끝에야 마음의 중심을 향해 힘겹게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사실, 아직 돌아가는 중이에요.
이런저런 핑계로 저는 이제 손흥민 선수를 끊을까 봐요.
득점왕을 수상했을 때도, 재계약이나 이적 상황이 지지부진했을 때도 함께 기뻐하고 슬퍼하고 화를 냈었는데요.
이제 손흥민 선수의 삶은 손흥민 선수 본인께로, 그리고 제 삶은 저에게로 다시 돌려줄까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