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혀튼 소리

고백

혀튼 소리

by 김쾌대

"행복한 사랑은 나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지.

버림받은 사랑은? 다른 사람으로 만들더군."


살면서 두세 번쯤인가, 경계가 무너지며 다른 세상으로 진입한 적이 있었다. 완전히 새롭게 펼쳐진 그곳에서 나는 입자 단위로 부서지며 크레모아처럼 부서지곤 했다. 산탄처럼 흩어진 파편은 때론 나 자신에게 혹은 상대방에게 가서 박혔고, 그래서 버림받았다. 아픔이 기쁨보다 강렬하기 때문이었다.


때로는 단번에, 때로는 오랜 시간을 거쳐 화산처럼 터진 격정이 식었을 때, 흘러내린 용암은 새로운 지형과 풍경을 내게 보여주었다. 다시 어디선가 씨앗이 날라와 땅에 묻혔고 숲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변한 것이 없는 줄 알았는데 실은 그렇지 않았다. 나는 새로운 행성을 만들어 거주하게 되었었노라고, 고백하고 싶다.


*이미지 출처: 구글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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