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있었던 쿠팡 청문회를 보노라면 두 가지가 느껴진다. 첫째, 불법이나 일탈을 일삼는 기업에 대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여러 가지 종류의 허점이 드러났다는 점이다. 둘째, 쿠팡은 국가나 국민을 사실적으로 지배하는 우월적 지위에 있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었다는 점이다.
나는 기업연구 전문가로 수십 년을 지냈고 오랜 기간 일종의 親기업(pro-business)에 가까운 스탠스를 견지해 왔지만 이번만큼은 도저히 기업 입장을 편 들어줄 수 없다고 판단한다. 오히려, 정상의 범위에서 한참 벗어난 기업을 제재할 수 있는 새로운 제도를 만들어서라도 비정상을 용인해서는 안 된다는 견해를 갖고 있다.
개인적인 경험이기에 말하기 적절할지 모르지만 나도 쿠팡에서 피해를 받은 적이 있다. 2025년 8월 이야기인데 쿠팡의 새벽배송 차량이 와서 물건을 집어던지며 하도 시끄럽게 하기에 내려가 이렇게 집어던지며 일하면 어떻게 하냐고 했더니 20대로 보이는 여자직원이 왜 주문을 해서 귀찮게 하냐는 등 대꾸하며 주변의 동료 20대 여직원을 불러 자신의 할아버지 나이대의 사람에게 온갖 쌍욕을 하면서 떠나갔다.
일개 직원의 일을 가지고 뭐 그러냐고 할 수 있는데 나는 당시 쿠팡이 일부나마 범죄자나 전과자를 고용해서 새벽배송 일을 시키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바로 쿠팡 고객센터에도 신고를 하였다. 그런데 나중에 보니 이런 정도의 일탈은 세발의 피조차도 안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간에 쿠팡은 우리가 몰랐던 온갖 비윤리적 행태를 서슴지 않고 자행해 왔음이 하나씩 둘씩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벌어진 정보 유출, 노동 문제 등 쿠팡 사태가 불법인지의 여부를 입증하는 데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이다. 국가 또는 정부는 비윤리적 일탈행위를 벌할 수는 없고 불법으로 드러난 행위만을 처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기나긴 사법절차를 거쳐야만 범죄가 확정되고 처벌이 가능해진다. 비윤리, 부도덕, 반사회적 성격에 해당하는 일탈행위를 비난은 할지언정 처벌하기 어렵다는 점은 매우 중요하다.
이런 제도적 한계를 이용하여 더 많은 기업들이 일탈행위를 계속한다면 국가의 주권은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빈대 몇 마리 잡자고 초가삼간 다 태울 수 없듯이 마냥 기업활동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현명한 처사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자유와 개방은 보장하되 적절한 규율과 감시의 장치를 만들어내는 것이 그리 간단한 일은 아닐 것이다.
끝으로 한마디 덧붙일 게 있다. 이번 청문회를 보면서 느낀 것인데, 뒤가 구린 그러나 아직 구체적 일탈이 드러나지 않은 잠재적 문제기업들이 외국인 CEO를 내세우면 소나기를 피해갈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지 않도록, 즉 청문회가 또 하나의 잘못된 시그널을 주지 않도록 관련제도를 재정비해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