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부터 불가에서는 하안거와 동안거의 기간 동안 선방에 거처하며 수행하는 관습을 지켜오고 있다. 여름철에 벌레가 많아지면 길을 걷다가 밟을 수도 있어서 되도록 외출을 삼가던 전통에서 시작된 하안거는 겨울 기간에도 행해지게 되었고 여름철과 겨울철 각각 3개월 정도에 걸쳐 안거와 수행의 활동이 이루어지게 되는 것이다.
안거의 기간에 토굴에 들어간다거나 극도의 고행을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가급적 외출하지 않고 모여서 참선하는 시간이 많이 주어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고도의 수행을 할 수 있게 되고 깨달음에 이르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 전통과 관습은 종교적인 측면만이 아니라 일상생활에도 적용될 수 있고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학교나 직장을 다니는 사람이 수시로 명상과 참선을 할 수는 없겠지만 틈틈이 바쁜 일상을 돌아보고 몸과 마음을 내려놓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도 종교는 가톨릭이지만 불교의 가르침이 머리와 가슴에 와 닿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안거와 동안거의 제도도 그러한 것들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일반인한테는 참선이 어렵고 불편할 수 있기 때문에 가벼운 명상이나 호흡으로 대체할 수도 있을 것이다. 특히, 나도 그러하듯이 수십 년 다니던 직장에서 은퇴하고 나서 여유시간이 많거나 온갖 잡념이 자주 드는 경우라면 안거의 기본 정신이나 취지에 따라 조용하고 집중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여름은 일찍부터 무더위가 시작되었고 경험하지 못한 폭염이나 비정상적인 집중호우로 지구촌 여기저기에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정치적인 또는 종교적인 갈등으로 머리 위로 미사일이 날아다니는 전쟁지역도 도처에 있다. 이래저래 걱정이 많고 어려운 환경이 지속되는 올 여름, 개인 개인이 하안거를 통해 자신과 세계의 평화와 안녕을 기원하면 어떨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