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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ma Vianney Jan 25. 2022

몬테올리베토 대수도원 700주년기념 슈퍼투스칸 1319

이탈리아 와인 이야기


화창한 , 시에나 근처에 있는 몬테 올리베토 대수도원 (Abbazia Monteoliveto Maggiore) 찾았습니다.  수도원은 1319  베르나르도 톨로메이에 의해서 창설되었고 흰색 수도복으로 당시의 개혁 수도회 모습을 보여주지만, 새로운 그들만의 규칙서가 아니라 기존의 베네딕도 규칙서를 더욱 철저하게 따르고자 하였습니다. 수도원 건물은 15세기  고딕-로마네스크 양식으로 만들어졌고 2009년에 성인품에 오른 창립자의 하얀 대리석 상이 방문자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수도원 식당

햇빛이 잘 들어오는 남쪽 방향에 위치한 수도원 식당은 공동체의 일치를 느낄 수 있는 또 다른 중요한 장소입니다. 그들은 음식으로 육적인 양식을 채우기도 하지만 침묵 속에 성서 말씀을 들으면서 영적인 양식을 채울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자신의 앞자리는 주님께서 오셔서 나와 함께 계신다는 의미로 벽 쪽에 만들어진 의자에 앉아 식사를 하게 됩니다. 아빠스가 앉는 중앙 자리 벽에는 수도원 식당의 전통에 따라 최후의 만찬 그림이, 벽과 천장의 프레스코화는 1670년 알피데나의 바오로 수사가 그린 구약에 나오는 이야기들이 그려져 있습니다.


오래된 포도주 저장시설


식당과 가까이 지하로 연결된 통로를 내려가면 마치 포도주 박물관에 온듯한 느낌의 오래된 포도주 저장고가 나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현대식 숙성 시설.


포도에는 베네딕도 수도원의 대표적의 모토인 '기도하고 일하라 (Ora et Lavora)'라는 의미가 잘 녹아있는 과일입니다. 한 해 동안 좋은 포도를 재배하기 위해 수고를 하는 시간은 잡념에서 벗어나 하느님께 마음을 둘 수 있는 길을 보여줌과 동시에 수도원의 자급자족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포도에서 알코올이 있는 포도주로 변한 이 물은 생명의 물과도 같습니다. 예수님께서 가나의 혼인 잔치에서 물을 포도주로 물질 변화를 시키셨고 최후의 만찬에서는 포도주를 당신의 피로 실체 변화를 시키셨습니다. 그리고 성체 성사 안에서 하느님이 내 몸 안에 들어오시는 신비의 기적을 일으키게 됩니다. 그러므로 수도원에서 좋은 포도를 재배하고 질 좋은 포도주를 만드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이 수도원에서 생산되는 포도주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오늘 소개하고 싶은 것은 아주 특별한 날을 기념하여 탄생한 포도주입니다. 포도주 병 앞 라벨에는 사진으로 보여드린 수도원의 모습과 그 뒤로 수도원 포도 농장이 있는 크레테 세네지의 언덕이 보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황금색으로 적힌 숫자 1319, 바로 수도원 설립 연도이죠, 네 맞습니다. 이 포도주는 수도원 설립 700주년을 기념해 나온 것입니다. 2017년에 수확된 포도로 오크통에서 2년을 숙성하고 병으로 옮겨 6개월이 지난 후 2019년도에 일반인들에게도 판매되기 시작하였습니다. 너무 의미 있는 포도주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이 포도주는 토스카나 지방에 대표적인 포도 중인 산죠베제 (Sangiovese)에 까베르네 소비뇽 그리고 메를로 두 종을 더해 브랜딩 하였습니다. 일반적인 포도주보다 14,5도의 높은 알코올 도수를 가지고 있고 진한 붉은색에서부터 입안에 퍼지는 무게감과 함께 24개월 나무통에서 숙성되어 베인 오크통의 냄새 그리고 신선한 과일 향도 느껴져 토스카나의 티본스테이크인 두툼한 비스테카 피오렌티나 (Bistecca alla fiorentina) 혹은 숙성된 염소 젖 치즈 (Pecorino Toscano)와 아주 잘 어울일 것만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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