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에 피어난 연꽃 하나
세상 모든 연꽃들아
수위를 알 길 없는 흙탕물 속에서도,
어여쁨 고이 간직한 채
아무도 몰래 뿌리내렸을
어쩌면 자기도 몰랐을
견딤과 수용 속에
조용히 피워낸 분홍빛 생명들아
너희는 아무 잘못이 없다
드러난 너희의 뻗친 뿌리
세상이 보고 놀라 한탄하여도,
세상에 흔한 그 누군가
미련한 꽃이라 손가락질하여도,
뿌옇고 혼탁한 세상 속에
진실로 뿌리내리고 피워낸
너희를 그 누가 꾸짖을 수 있을까
연꽃들아 너희는
아무 잘못 없이 깨끗하다
이제는 나도 조용히 떠 있다가
새로운 계절을 맞이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