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의 의미

그저 너라는 여백

by 산뜻


<여백의 의미>


때로는 말로 하지 않는 게 나을 때가 있다.


그냥 내어주는 어깨,

따뜻하게 감싸는 손,

말없이 마주치는 눈빛.


말은 부서지는 파도 같아서

뱉어내면서 곧바로 쉽게 흩어지고,


엎지른 물과 같아서

담긴 모양도 잊혀

오해를 낳고


그래서 나는 오늘도 침묵을 택한다.


그렇게 침묵 대신에

나를 던져 사랑했던 과거는

애석하게도 불로 뛰어드는 불나방 같이

그저 그대로 타버렸지만


애써 삼킨 말이

공기처럼 조용히 떠다녀도

먹먹한 마음에 메아리치고

나도 모르게 오래 남은 자국이 되어도

결국 남아 있는 여백


나는 그 여백을

그저 좋아하는 줄로만 알았는데,

여전히 내 안에 머물러 있었던 것이었다.


더는 할 말이 없는

표현할 길 없는 마음—

그저 너라는 여백이었구나…


나도 이제 그 여백 품고 여백이 되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