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어진 뒤에 더 또렷해진 영혼의 흔적
원래 깃털은 새의 몸에 붙어 있다.
그러나 그 자리에서 떨어져 나간 뒤에도
깃털은 여전히 깃털이라고 불린다.
공작새는 화려한 깃털을 펼쳐 구애를 하고,
펭귄의 깃털에는 특수한 기름 성분이 있어서
방수와 보온에 탁월하다.
참새는 갈색과 회색의 깃털을 가지고 있어
자연과 비슷한 색상이기에 위장에 유리하다.
이렇듯 깃털은 번식, 보온, 보호 등의 역할을 한다.
그리고 깃털 하면 연상되는 것이 바로 천사이다.
학생 시절, 마니또를 해본 추억도 새록새록 난다.
우리는 사랑하는 이에게
수호천사가 되고 싶어질 때가 있다.
아프지 않았으면,
잘 먹고 지냈으면,
웃는 일이 많았으면 한다.
그런 마음이 먼저 움직이고
결국 행동까지 따라가게 된다.
마치 날개를 펼쳐 감싸는 모습처럼
울타리가 되어 보호하고 싶은 마음.
그리고 그 마음은
물리적 거리가 멀어진 후에도
계속 지속되기도 한다.
마음으로 이어진 사이에서는
존재를 더 깊게 자각하게 되는 일도 있다.
마치 날개에 붙어 있을 땐
깃털 하나하나가 그리 눈에 띄지 않지만,
떨어져 나간 깃털 하나는
유독 형태가 잘 보이는 것처럼.
어떤 사랑의 모습은
멀어진 후에 오히려 더 선명해진다.
날개의 조각처럼
우리 안에 깊게 남게 된다.
그 사람의 습관, 눈빛, 목소리, 분위기까지…
우리는 결국 그 사람의 외형이 아니라,
영혼의 흔적을 그리워하고 사랑하는 것이다.
그렇게, 가을바람 스칠 때의 날갯짓처럼
지나간 영혼의 흔적은
찰나였음에도 진한 여운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