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 탓일까
‘잘 지내지?’라는 부모님의 연락에 마음이 가라앉는다.
나 잘 지내는게 맞나. 잘 지내지만 미래는 불투명하니 잘 지내지 못한다고 하는 게 맞겠지.
오랫동안 만난 사람과 결혼은 밀리고 밀려 또 해를 넘겼다.
나를 보지도 않고 싫어하는 사람의 마음은 어떻게 살 수 있는 건지 모르겠다.
해결하지 못한 관계는 당사자들을 넘어 그들 곁에 있는 사람까지 불행하게 만든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한 채 미뤄둔 관계는 끝없이 무거워진다.
계속 무거워지다 누구 한 명이 깔려죽거나 떠나버리기 전까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