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를 버리는 쓰레기들
나를 화나게 하는 일 중 하나는 책방 앞 쓰레기를 치우는 일이다.
출근해서 창문 앞에 고이 올려진 캔이나, 담배꽁초를 발견하곤 기분이 팍 상해 버리는 일이 잦다.
오늘은 어디서 날아왔는지도 모르겠는 꽤 큰 상자와 온갖 쓰레기가 책방 앞에 놓여 있었다.
길거리에 쓰레기를 버리고 가는 인간은 자기 대신 누군가보고 그걸 치우라는 심보겠지.
그 이기심에 어질어질해지면서, 나는 남이 버린 쓰레기를 치우는 일을 참을 수 없어하는구나했다.
‘아 세상에, 근데 나 조직을 나왔던 이유도 정확히 이거였잖아…?’
남이 싼 똥 대신 치우는 거 너무 참을 수 없이 싫어서.
하지만 어디를 가도 이기적인 인간들은 존재하고
그들은 계속해서 주변에 피해를 주면서 사는구나 하는 깨달음.
버리는 사람 따로 있고 치우는 사람 따로 있는 세상사.
동시에 나도 참 별거 아닌 걸 웃어넘길 아량이 없는 사람이라 사는 게 힘들구나 싶었다.
그 정도 아량은 없어도 적어도 세상에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은 되지 말자고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