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힘들었고 또 가장 빛나던 시절.
첫 회사에서 함께 동거동락했던 언니는 아직까지도 나를 빛나는 막내 신입사원 취급해준다.
애칭을 불러주며 뭘 해도 잘했다고, 괜찮다고 또 잘 할거라고 말이다.
'넌 너무 똑똑해서 회사랑 안맞아'
'잘 나갔어 역시 너는 여기 있을 사람이 아냐'
'넌 너무 매력적이야'
다른 사람에게 들었다면 나 맥이는 거 아닌가 할 정도의 말도 안되는 칭찬.
듣기 좋은 말도, 좋게 듣기 어려운 요즘, 무방비로 아무말이나 아무 호들갑이나 떨어도 되는 사이.
꽤 오랜동안 회사 메신저로 울고 웃으며 서로를 위로하던 시간들이 쌓여 이제는 회사 밖에서 시간을 쌓는다.
서른을 훌쩍 넘긴 나이가 된 지금,
누구보다 인정받고 열심히 일하던 언니는 이제 한 아이의 엄마가 되어 쉬고 있고,
나는 몇 번의 이직을 거쳐 전과는 전혀 다른 일을 하고 있다.
상황에 따라 나를 보는 시선이 측은함으로 변해도,
여전히 나를 빛나는 나로서 봐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이렇게 반가운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