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anwool Oct 06. 2019

일기를 위한 일기

나를 달래는 법


울먹이는 소리는 하고 싶지 않았다.

오랜 시간 어떤 어른이 되어야 할까 고민해왔다. 그중에서도 되지 않고자 했던 어른이 있다면, 만족하지 않는 우는 소릴 하는 사람이었다. 함께하는 시간이 기쁨으로 가득하도록 그런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마음과 눈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연습을 해왔다. 귀가 울리고 마음이 웅웅 거리도록 멈추지 않는 가속도가 붙은 회전축처럼 이야기는 계속 돌아와서 그 자리에 앉아있었다.






좋은 글을 쓰고 좋은 그림을 그리려던 결심은 가고 푸념과 후회로 가득 차 있다. 불안과 위안, 찰나의 감정과 사그라듬의 반복이 가득하다. 누굴 위해 하는 것인지 무엇을 향해가는 것인지 안다고는 하지만 어느새 마음이 텅 비어버린 것만 같은 느낌. 


마음을 다시 한번 돌리고 싶다. 내 마음을 돌보는 것을 돌보고 싶다. 작은 그림을 반복해서 매일 그리고 적은 글을 반복해서 매일 적는 일을. 그래서 작아진 마음이 다시 한번 소망으로 가득 차도록. 


일상에 젖어서 머리는 익숙함에 젖어가는데, 그러한 나태함과 권태로움으로 인해 생각이 멈추고 싶지 않다. 생각의 고리를 물고 계속해서 그 끝을 마무리하며 정확한 문구들로 정리하고 싶다. 



이럴때면 평소에 들고다니는 노트를 가지고 볼펜, 아이팟 클래식을 들고 근처의 숲으로 간다. 그리고 무작정 눈감고 몸에 힘을 풀고 그 자리에 축 늘어져 앉는다. 그리고 내가 지금 마음에 맴도는 언어들이 정말 나를 세우는 언어들인지, 내게 무겁게만 하는 언어는 아닌지 하고. 일기를 위한 일기를 쓴다. 나를 위한 나의 글을 쓰는 것. 위로가 아닌 단단한 언어로 해온 사실을 마주하는 것을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작은 소망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