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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동욱 Feb 13. 2023

삼국(三國)의 영웅, 한시로 만나다 3

이단전, 「관왕묘(關王廟)」

3. 대낮에도 싸늘한 관왕묘

古廟幽深白日寒(고묘유심백일한)   낡은 사당 으슥하여 대낮에도 싸늘한데

儼然遺像漢衣冠(엄연유상한의관)   의젓한 관우 초상 한의 의관 입었다네.

當時未了中原事(당시미료중원사)   당시에 중원 사업 마치지 못해선지

赤兎千年不解鞍(적토천년불해안)   적토마가 천년 동안 안장 벗지 않았다네.

이단전, 「관왕묘(關王廟)」     


이 시는 윤행임(尹行恁)의 『방시한집(方是閒輯)』 등 많은 선집에 수록되었다. 이응수(李應洙)가 편찬한 『김립 시집(金笠詩集)』이 김삿갓 시집 중에서 선본으로 인정되는데 여기에는 무슨 까닭에서인지 위의 시가 김삿갓의 작품으로 수록되어 있다. 

오래된 사당이라 영험함이 깃들어 있는지 대낮에도 서늘한 기운이 감돈다. 거기에는 관우와 적토마가 함께 그려진 초상이 있었던 모양이다. 관우는 한나라의 의관을 차려입고, 적토마는 안장을 얹은 모습이었다. 안장이 올려진 적토마의 모습을 통해 한(漢)나라의 부흥을 이루지 못하고 여몽(吕蒙)에게 죽임을 당한 사실을 상기시켰다. 이단전의 천재적인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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