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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동욱 Feb 13. 2023

초한(楚漢)의 영웅, 한시로 만나다 11

정온(鄭蘊), 「주발(周勃)」

11. 공이 과보다 많았던 주발

王呂當年雖失對(왕여당년수실대)   당시 여씨 왕에 봉해도 된다던 대답 비록 실수였으나 

安劉他日竟輸忠(안유타일경수충)   뒷날 유씨 안정시켰으니 끝내 충성 다하였네. 

功能補過猶多議(공능보과유다의)   공이 허물 메울 수 있는데도 말 많으니 

況是憧憧誤始終(황시동동오시종)   안절부절 하다 평생 잘못한 사람이야 말할 게 있으랴. 

정온(鄭蘊), 「주발(周勃)」     


[평설]

한고조는 “유씨가 아닌 자가 왕이 되려 한다면 천하가 함께 그를 공격하라.”고 유언을 남겼다. 그러나 한고조 사후에 여후가 국정을 장악하고 여씨를 왕으로 봉하려 했다. 이에 대한 의견을 진평(陳平)과 주발(周勃)에게 물으니, 주발(周勃)이 “안 될 것이 없다.[無所不可]”라면서 여후의 뜻에 동의하였다. 여후 사후에 주발이 여씨 일당을 제거하고 나라를 안정시켰다. 세간에서는 주발의 이러한 공(功)과 과(過)에 대하여 이러쿵저렁쿵 말들이 많았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한고조가 죽을 때, “나라에 큰 일이 있게 될 때 유씨 왕실을 편안하게 할 사람은 반드시 주발(周勃)일 것이다.”라고 했던 말이 들어맞은 셈이었다. 

사람은 한평생 살다보면 공(功)만 있을 수도 과(過)만 있을 수도 없다. 그 사람을 평가할 때 너무 한쪽 면에 치우쳐서 평가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 공은 공대로 과는 과대로 보아야 한다. 그래도 공이 더 많았다면 작은 과실은 용서가 될 수도 있다. 주발은 공이 과보다 훨씬 많았던 인물이지만, 어떤 일들은 훼절(毁節)로도 해석될 수 있는 일도 있었다. 그러니 한평생 갈지 자 행보를 보였던 사람들에 대해서는 가타부타 평가할 것도 없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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