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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한(楚漢)의 영웅, 한시로 만나다 12

정온(鄭蘊),「한신(韓信)」

by 박동욱

12. 한신의 한마디 말

呂后當年名位定(여후당년명위정) 당시에 여후의 명성·지위 정해졌는데도

敢稱兒女是無君(감칭아녀시무군) 감히 아녀자라 불렀으니 임금 무시한 것이네.

叛形眞僞雖難辨(반형진위수난변) 반역 자취 진위 판단 하기는 어렵지만

一語當誅也不冤(일어당주야불원) 이 한마디 말로 죽어도 원망치 못할 일이네.

정온(鄭蘊),「한신(韓信)」


[평]

한신은 여후와 소하의 계략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 『사기(史記)』 「회음후전(淮陰侯傳)」에, “한신이 죽기 전에 탄식했다. ‘괴통의 말을 듣지 않았다가, 아녀자의 잔꾀에 걸려들었구나! 이 어찌 하늘의 뜻이 아니랴!’[嘆曰 吾不用蒯通之計 爲女子所詐 豈非天哉]”라 나온다. 괴통은 노숙이나 제갈량의 삼분지계보다 앞서서 이러한 주장을 한 바 있다. 괴통은 유방과 항우와는 별개로 한신에게 독자 세력화하라고 했으나, 한신이 그 말을 듣지 않아 결국 초라한 죽음을 맞게 되었다.

이 시는 선뜻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마치 한신이 여후의 권위를 인정치 않고 아녀자라고 깔본 언사를 했기에 죽임을 당했다는 것인데, 한신이 여후를 아녀자라 한 것은 계략에 빠져 죽임을 맞이하는 순간에 했던 말이었다. 또, 여후가 권력을 차지해서 실질적으로 황제의 역할을 했기에 황제로서 섬겨야 한다는 것도 역시 수긍하기 어려운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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