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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동욱 Apr 20. 2024

삼국의 영웅 한시로 만나다 7

이곡, 「영사(詠史)」, ‘맹타(孟佗)’

7. 권력에 빌붙은 맹타

監奴一拜衆賓驚(감노일배중빈경)   감노(노비 우두머리)의 절 한 번에 손님들 놀랐으니  

明日凉州刺史行(명일량주자사행)   머지 않아 양주 자사 부임 길 올랐다네. 

此計來從媚於竈(차계래종미어조)   이 계책은 권력자에게 아부하는 일에서 나온 거니  

伯郞眞箇小人情(백랑진개소인정)   맹타는 그야말로 소인배 놈이라네. 

이곡, 「영사(詠史)」, ‘맹타(孟佗)’


[평설]

후한(後漢) 영제(靈帝) 때에 환관 장양(張讓)은 권력을 농단하고 있었다. 맹타는 장양의 감노와 하인들에게 오랫동안 뇌물을 주며 공을 들였다. 하루는 맹타가 감노에게 많은 사람이 보는 앞에서 자신에게 절을 해달라고 청했다. 감로가 약속대로 절을 하였다. 그러자 장양에게 청탁하려고 기다리던 사람들은 맹타가 유력한 사람이라 생각하고, 맹타에게 뇌물을 갖다 바쳤다. 맹타는 사람들에게 받은 뇌물을 장양에게 나누어 주었고, 포도주 한 섬도 함께  바쳤다. 이에 장양이 크게 기뻐하면서 맹타를 곧바로 양주 자사(涼州刺史)로 임명하였다. 뇌물을 써서 벼슬길에 오른다는 ‘일곡양주(一斛涼州)’란 말이 여기에서 유래한 것이다. 맹타는 삼국지에서 대표적인 배신의 아이콘인 맹달의 부친이다. 이런 사실을 놓고 보면 품성도 유전(遺傳)과 관련이 있지는 않을까 하는 합리적인 의심이 든다.       


[어휘 풀이]

미어조(媚於竈): 권력자에게 아부하는 일을 말한다. 위(衛)나라의 실권자인 왕손가(王孫賈)가 “아랫목 귀신과 같은 왕에게 잘 보이려 하기보다는, 차라리 부엌 귀신처럼 실력이 있는 자기에게 잘 보이라.[與其媚於奧 寧媚於竈]”라는 뜻으로 공자에게 말하자, 공자가 “하늘에 죄를 지으면 빌 곳이 없다.[獲罪於天 無所禱也]”라고 대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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