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기, 「영사」 385
8. 슬프고 슬픈 가정전투(街亭戰鬪)
自古知人惟帝難(자고지인유제난) 황제 오직 예로부터 사람을 알아봄 어려우니
失之馬謖亦堪嘆(실지마속역감탄) 마속을 잘못 본 것 안타깝기 그지없네.
街亭一戰存亡决(가정일전존망결) 가정의 일전으로 존망이 결정되니
漢祚已終此可觀(한조이종차가관) 한나라 국운 끝난 것을 여기에서 볼 수 있네.
윤기, 「영사」 385
[평설]
유비는 애초부터 마속을 “말만 번지르르하고 실행이 부족하다[言過其實]”라 평가하며 탐탁지 않게 생각했다. 1구에서는 유비가 마속을 잘못 본 것으로 썼지만 실상은 이와는 다르다. 오히려 유비는 마속을 제대로 보았지만, 제갈량은 마속을 제대로 못 보았다.
제갈량의 북벌은 공격으로써 방어해야 하는[以攻爲守] 슬픈 전투였다. 육출기산(六出祁山)이라 했지만, 실제는 5차에 걸쳐 북벌이 이루어졌으며, 그나마 기산도(祁山道)로 나간 것은 두 번뿐이었다. 가정(街亭) 전투는 1차 북벌을 말한다. 마속은 산꼭대기에 진을 치는 바람에 장합(張郃)에게 식수가 끊겨서 대패하였다. 그나마 1차 북벌은 승산이 조금 있었지만, 이 전투를 패배하면서 나머지 북벌은 큰 의미가 없었다. 제갈량은 눈물을 머금고서 마속을 처형하고 자신도 3등급이나 강등하였다. 삼국지 강의로 유명한 이중텐은 “이엄의 파직, 마속의 죽음, 위연의 반란”을 ‘제갈량 시대’의 3대 미스터리로 꼽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