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광한, 「제갈(諸葛)」
10. 사라지지 않을 출사표
才高世晩草廬深(재고세만초려심) 뛰어난 재주로 세월 가도 초가집에 들어 앉아,
日暮聊成梁甫吟(일모료성양보음) 날 저물면 으레 양보음을 읊곤 했네.
兩表忠言終不泯(양표충언종불민) 두 표문의 충언 끝내 사라지지 않았으니,
至今猶見老臣心(지금유견로신심) 지금껏 노신의 맘 여전히 볼 수 있네.
신광한, 「제갈(諸葛)」
[평설]
제갈량은 남양(南陽)에서 직접 농사를 짓고 있었다. 매일 새벽과 저녁에 무릎을 감싸 안은 채 「양보음(梁甫吟)」을 읊곤 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진정으로 몸을 맡길 주군을 기다렸던 것은 아닐까?
유비가 세상을 떠난 뒤에 제갈량은 북벌을 하며 전출사표와 후출사표 두 편을 유선(劉禪)에게 올렸다. 제갈량의 「출사표」를 읽고 눈물을 흘리지 않으면 충신이 아니고 이밀(李密)의 「진정표(陳情表)」를 읽고 눈물을 흘리지 않으면 효자가 아니라고 했다. 애초부터 북벌은 승리하기 어려웠다. 제갈량은 공격하는 것으로 방어하는[以攻爲防] 전략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제갈량은 늙은 몸을 이끌고 어떤 심정으로 전장(戰場)에 서 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