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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동욱 Apr 23. 2024

삼국의 영웅 한시로 만나다 11

이양연, 「제갈공명을 읊다[詠武侯]」

11. 난세에 활약했던 제갈량

理世輕賢亂世求(이세경현란세구)   치세에는 현자를 경시하고 난세에는 (현자를) 구하는 법이니 

建安年後武鄕侯(건안년후무향후)   건안 시절 이후부터 활약한 제갈량이네.

若使公生文景際(약사공생문경제)   만일 문경 즈음에 태어나게 했다면

不辭乾沒老荊州(불사건몰로형주)   이익을 탐하면서 형주에서 늙었으리.

이양연,「제갈공명을 읊다[詠武侯]」     


[평설]

건안 연간은 헌제의 다섯 번째 연호로 196년에 시작하여 위나라에 선양할 때인 220년까지 총 25년을 말한다. 유비가 제갈량을 데려왔을 때는 207년 가을 또는 208년 봄이다. 제갈량의 나이 27세에 유비의 휘하에 와서 이후 27년간 유비와 촉나라를 위해 헌신하였다. 그러므로 2구의 건안연후(建安年後)는 “건안 연간 이후부터 활약한 제갈량이로다”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221년 촉나라가 건국할 때부터 234년 제갈량이 사망할 때까지 난세에 해당한다. 이때 제갈량은 크게 활약하였다. 

문경(文景)은 문경지치(文景之治)를 말한다. 중국 한(漢) 나라 문제(文帝)와 경제(景帝) 시절의 치세(治世)를 가리킨다. 제갈량이 활약한 시대는 난세여서 그의 존재가 더욱 빛났었다. 만일 제갈량이 치세(治世)에 태어났다면 어땠을까? 별다른 활약 없이 형주 땅에서 자신의 안일과 이익을 위해서 살았을지도 모른다. 곧 난세가 영웅을 만든다는 말이다. 아무리 훌륭한 인물이라도 시대에 따라 운명도 바뀔 수 있다는 점을 말하고 있다.     

[어휘 풀이]

이세(理世): 태평성대를 이른다. 

무향후(武鄕侯): 제갈량의 봉호(封號)를 이른다.

건몰(乾沒): 물을 말려 없애듯이, 백성의 재물을 마구 몰수함을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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