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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동욱 Apr 24. 2024

삼국의 영웅 한시로 만나다 12

이응희, 「우연히 『한서』를 보다가 영웅을 탄식하다 3수 중에 1수 

12. 영웅이 지하에서 눈물 흘리리

雲長在西蜀(운장재서촉)   관우가 서촉 땅에 있을 때에는  

忠勇比無肩(충용비무견)   충성과 용맹 견줄 사람 없었네.

偃月千人敵(언월천인적)   언월도는 천 사람 대적하였고  

梨花萬䤋穿(이화만욱천)   이화창은 만 명의 목 뚫어 버렸네.

斬讐盃未冷(참수배미랭)   원수 베고 와도 술잔 식지 않았고

留魏燭長燃(유위촉장연)   위나라 머물 때는 촛불 늘 밝혔네.  

竟死阿蒙手(경사아몽수)   여몽의 손에 결국 세상 떴으니  

英魂淚徹泉(영혼루철천)   영웅이 지하에서 눈물 흘리리.  

이응희, 「우연히 『한서』를 보다가 영웅을 탄식하다 3수 중에 1수 [偶見漢書歎英雄 三首]」   

  

[평설]

관우의 주군을 향한 의리와 적을 향한 무력은 상대할 사람이 없었다. 언월도와 이화창이란 무기를 언급하여 관우의 탁월한 무예 실력을 칭찬하였다. 관우의 언월도는 모르는 사람이 없지만, 관우가 이화창을 썼다는 기록은 없다. 이화창은 고대의 무기 이름이나 창법(槍法)을 가리킨다. 관우가 출전할 때 술을 하사하자, 화웅의 목을 베고 와서 술을 먹겠다고 했다. 곧바로 화웅의 목을 베고 왔는데, 데운 술은 식지 않고 그대로였다. 관우가 조조에게 조건부 투항할 때 유비의 부인들과 한방을 쓰게 했다. 관우가 유비의 부인들과 한방을 쓰다가 혹시라도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게 된다면, 돌아가서 유비를 볼 면목이 없어 조조에게 잔류하게 만들기 위해서였다. 관우는 주저 없이 뜰에 나와 촛불을 잡고서 밤을 꼬박 새웠다. 여기서 병촉달단(秉燭達旦)이란 말이 나왔다. 뒤에 관우는 번성(樊城)에서 패하고 맥성(麥城)으로 달아났다가 여몽의 수하에게 죽는다. 

관우는 삼국지연의에서 가장 압도적인 캐릭터이다. 훗날 그는 신앙의 대상이 되어 무신(武神)과 재신(財神)으로 남게 된다. 시의 제목에서는 『한서(漢書)』를 읽다가 감회가 있어서 시를 썼다고 했지만, 전반적으로 삼국지연의에 나오는 관우의 행적을 중심으로 시를 구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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