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괴로운 추위[苦寒], 성운(成運)
9. 괴로운 추위[苦寒], 성운(成運)
狐貂公子坐重茵 따순 옷 입은 공자 겹 방석에 앉았으니
雪下誰知泣負薪 눈 속에 땔감 지고 울 줄 아무도 몰라주네.
安得扶餘千片玉 어이하면 부여국의 천 조각 옥 얻어서
散投陰谷化陽春 계곡에 흩뿌려서 따순 봄 되게 하랴
[평설]
여기 고대광실 좋은 집에 사는 도련님이 있다. 따순 방에 좋은 옷을 입고 있으니, 눈보라에도 땔감을 지고 올 사람을 떠올리기 어렵다. 방 안에서 방 밖의 풍경을 이해하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다.
부여국에서 생산되는 화옥은 열기가 뿜어져 나오는 요사스러운 물건이다. 화옥을 엄청 많이 얻어다가 추운 계곡에 뿌려 놓고 싶다고 했다. 그렇다면 이런 추위에 고생스럽게 밖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따습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타인의 고통은 언제나 있었지만, 내가 눈을 감고 귀를 막고 있어서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