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서글픈 울음[暮蟬], 이양연(李亮淵)
20. 서글픈 울음[暮蟬], 이양연(李亮淵)
日入群動息 해 저물면 모두 다 쉬기 마련인데
胡爾啼不住 너만 어이해 울길 멈추지 않나
固知明日有 내일이 있다는 것 잘 알면서도
且惜今日暮 오늘이 저무는 건 애석한 일일 테지
[평설]
매미는 짧게는 5∼7년, 길게는 17년 동안 굼벵이 상태로 지내다 지상에서는 고작 2주 정도 울고 짧은 생을 마감한다. 지상에서의 삶보다 지하에서의 삶이 더 긴 슬픈 곤충이다. 하루가 속절없이 끝나 버리는 것은 모두에게 같겠다. 하지만 남은 삶이 얼마 되지 않은 매미에겐 하루의 의미는 더욱 각별할 수밖에 없다. 어찌 보면 사람의 삶도 매미와 크게 다를 바 없다. 하루가 간다는 것은 남은 날들이 줄어든다는 것이고, 죽음으로 한 발 더 옮겨간다는 뜻이다. 매미의 슬픔에서 인간의 슬픔을 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