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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 365일, 한시 365수 (25)

25. 누대 위에 앉아서 봄을 맞으리[極寒 丁未○十二歲作]], 홍직필(洪

by 박동욱

25. 누대 위에 앉아서 봄을 맞으리[極寒 丁未○十二歲作]], 홍직필(洪直弼)

裘重狐腋酒添籌 호백구 겹쳐 입고 산가지로 술잔 세며

力戰寒威使我愁 맹추위와 힘써 싸우니 시름만 자아내네.

擬待明年春放後 내년 봄에 꽃이 활짝 피기를 기다렸다

洞開千戶坐樓頭 천 개 문 활짝 열고 누대 위에 앉으리라


[평설]

이 시는 1787년 홍직필의 나이 12세 때 쓴 것이다. 호백구(狐白裘)는 맹상군(孟嘗君)이 갖고 있었던 것으로 여우의 겨드랑이 아래에 난 털로 만든 진기한 보물이다. 따뜻한 옷을 챙겨 입고 술을 마셔 본다지만 추위는 사무칠 뿐 누그러지지 않는다. 그래서 거짓말같이 찾아올 봄을 떠올려 본다. 봄이 와서 꽃이 만개하면 온갖 문을 활짝 열어 놓아 봄의 훈기를 쐬게 하고, 누대 위에서 봄의 기운을 만끽할 것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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