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고단한 얼음 캐기[伐氷], 김시보(金時保)
27. 고단한 얼음 캐기[伐氷], 김시보(金時保)
鑿氷冲冲勞 얼음을 꽝꽝 캐는 수고로움은
昔聞周公詩 옛날에 주공의 시에서 들었다네.
及玆身親見 이 때 당해 몸소 친히 보게 되노니,
小民良足悲 백성들이 참으로 슬퍼 보였네.
栗烈二之日 2월 날씨 추위가 매서운 날에
白屋寒無衣 초가집 추운데도 옷이 없었네.
氷滑指爲直 얼음이 미끄럽고 손가락 빳빳이 굳어,
斧柯落多時 도끼 자루 손에서 자주 놓치네.
斲出無餘力 얼음 잘라내기에 온 힘 다 쓰니
公事有定期 공사엔 정한 시기 있어서이네.
斑白不免負 노인이 등지는 것 면치 못하니
矧伊百結兒 누더기 옷 입은 아이 오죽할손가.
凌陰深幾許 빙고(氷庫)는 깊이가 얼마나 되는가.
天暝雪霏霏 날은 어둡고 눈은 펄펄 내리네.
華廈吸漿時 저택에서 음료수를 마실 때에는
能念此凍饑 이런 추위와 굶주림 생각하겠나.
[평설]
얼음을 캐는 채빙(採氷)은 벌빙(伐氷) 또는 착빙(鑿氷)이라고도 한다. 이 일은 중노동이었다. 겨울이면 애나 어른이나 따질 것 없이 동원되어서, 동상에 걸리거나 물에 빠져 죽기도 했다. 사람들은 변변한 방한(防寒) 장구도 없이 추위에 고스란히 노출되었다. 정수기에서도 얼음이 나오는 세상이지만, 당시 얼음은 대단한 사치품이다. 누군가의 사치는 어떤 이의 고생을 담보로 한 산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