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365일, 한시 365수 (33)

33. 망할 놈의 도망간 노비[奴婢有逃計 戱吟], 이서우(李瑞雨)

by 박동욱

33. 망할 놈의 도망간 노비[奴婢有逃計 戱吟], 이서우(李瑞雨)

出爲井中瓢 나가서는 우물 안 표주박 되고

入爲竈中帚 들어와선 부엌 안 빗자루 돼라.

畢生供汲炊 죽을 때까지 물 긷고 불 때게 되어,

頭腹從焦朽 머리와 배가 타고 썩어야 되리.


[평설]

집안의 노비들은 자주 도망을 쳤다. 노비들이 오죽하면 도망쳤을까 싶지만, 주인들 처지에서도 할 말은 많았다. 도망간 노비를 잡는 일을 추노(推奴)라고 한다. 그렇지만 실제로는 도망간 노비를 다시 잡아 오기란 여간 복잡한 일이 아니었다. 시 제목에서 농(弄)이란 사실을 밝히긴 했지만, 거의 저주나 악담에 가까운 내용을 담고 있다. 표주박이나 빗자루처럼 되어서 죽을 때까지 노비가 모진 노동에서 벗어나지 못하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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